이건 브론테 남매들이 남긴 미니어처 북. 

Great Books 시리즈에 <폭풍의 언덕> 편도 있는데 

거기서도 이 얘길 한다. 무엇보다 당시 종이가 비쌌다는 점부터 지적하면서. 

이걸 다시 기억한 건 우체국 4호 박스 (두번째로 큰 박스) 택배로 보내 받았던 

학생들 과제 공책들 넘겨보다가. 




이것이 택배 박스. 

아주 많진 않지만 그래도 무거웠다. 12 kg. 

매주 읽는 것들 요약하기 + 문장 쓰기. 지난 학기까지 온라인으로 받다가 

온라인으로 과제 확인하기가 오히려 더 힘들어서, 이번 학기부터는 직접 공책 제출. 

공책 휘리릭 넘겨 보고 과제 점수 쓰고. 이러는 게 게시판에서 게시물로 확인하는 것보다 더 쉽다. 


내 수업에 있었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후광효과 비슷한 건지 모르지만 

공책들 보다가도 감탄, 심지어 감동하기도. 문장 3번 쓰기로 아래와 같은 공책. 넘겨보다가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 Every page is stunnin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튼. 브론테 남매들의 미니어처 북을 생각하게 한 공책. 공책의 한 줄에 세 줄로 쓰기. 이렇게 쓸 수 있음이 보여주는 어떤 비범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비범한 집중력. 세심함. 섬세함. 분별력. 우아함. 





비슷하게 놀랍고 

나도 바로 그렇게 공부하고 싶어지는 (따라쟁이) 다른 과제 공책들도 있다. 

내가 정규직이 아니라서 (정규직이라 개인 "연구실"이 있다면 사정이 달라질 거란 의미에서 ;) 

공책들을 나중 학생들에게 돌려주진 못한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던 흔적을 그냥 버리게... 된다는 게 

유감이긴 해서, 학생들 주소 출력하고 공책은 봉투에 넣어 우체국에서 대량 택배 발송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도 한데 


음 (돈은?) 돈. 그러게 15만원 정도 나올 듯. 역시 다시 한 번 정규직. ; 정규직이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