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듣기 시작한 Other People 팟캐스트는 

여러 면에서 정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출연하는 이들이 학자... 인 건 아니지만 

(인문학자들이 출연해서, 논문쓰기와 관련한 얘기를 주로 한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모두 작가들이고 글쓰기... 가 주제라는 것만으로도, '동지들!' 이렇게 느껴지는 때도 많고 

이들이 애독한 책들, 이들에게 위대한 작가들, 이들의 작업습관에 대한 얘기들도 거의 예외없이 

공감하거나 생각할 것들을 준다. 


오늘 들은 건 이 달에 위의 책을 출간했다는 사라 망구소. 

이미 유명 작가인가 보았다. 나는 금시초문. 듣고 나서 저 책 궁금해졌고 

데이빗 실즈의 Reality Hunger와 같이 조만간 구해 볼 작정. 


망구소는 하버드 출신. 

고등학교까지 피아노 전공. 

16세에 피아니스트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래서 일반 학생의 길을 택함. 하버드에 갔더니 기가 막힌 천재들이 득실거렸고 

피아노만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한다고 생각했던 무엇에든 자기보다 잘하는 사람들이 

수백은 된다는 걸 일상의 현실로 겪었다. 그런데 그것이 결국은 좋은 경험이었다. 내게 

나와 세상을 명료히 보게 했다. : 그녀가 이런 얘길 했고 브래드 리스티가 묵묵히 듣고 있다가 

"하하. 대학이 해야 할 일 하나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는 약간 웃긴 코멘트. 


이 지점으로 나중 다시 돌아와 리스티가 했던 질문은 이것이었다. 

"아까 당신은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되기엔 타고난 재능이 없다는 걸 

당신 자신이 자각했다는 얘길 했다. 만약 그런 자각을 했음에도, 내겐 이게 최고고 

내가 부족해도 이 길을 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이므로 나는 그냥 이걸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재능이 없는 사람이, 의지와 노력만으로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의지와 노력만으로도 '위대함'까지 성취할 수 있는가?" 


그녀는 이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그의 문장 그대로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이 주제로 말한 한 시인이 있다면서. 시를 쓸 때 재능과 '영감' 사이 관계는 

어떤 것이냐를 생각하다가 그 시인이 내린 답은 '둘 다 필요하다'였다. 


"둘 다 필요해. 자기를 지우고, 치명적일 정도로." 


You need both. 

You have to go all in, to a self-erasing, mortal degree. 


*저 구절, to a self-erasing, mortal degree 이 구절에 무한히 감탄. 그래서 부랴부랴 적어둔다. 

재능이든 노력이든 "네가 지워지며 아플 지경으로" 활용해야 해. (이거 정말 말만으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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