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회는 못 가고 

고통 속에 채점하고 있는 중이다. 

한 학기에 퀴즈가 네 번인데, 세 반. 열두 번. 

마지막 퀴즈가 다음 주, 다다음 주에 있고 그것은 채점해 돌려주지 않아도 덜 미안할 듯. 

그 다음 주면 기말시험이고 종강이다. 종강 전, 앞의 세 번 퀴즈는 채점해 돌려주어야 마음이 편하겠어서 

(내 마음 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고 거의 늘 그래왔지만 이번 학기는 10월말부터 

지금까지는 참으로,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 보통은 수업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고 퀴즈는 무얼 무얼 보았고 

남은 것은 무엇이고, 이런 게 머리 속에 분명히 있는데 이번 학기엔 돌아서면 삭제되었다. 순서상 앞뒤도 

헷갈리고 요일을 헷갈리는 건 물론이고) 아무튼 참 힘들고 더딘데 하고 있는 중. 


새누리당 깃발이 찢기는 위의 장면. 

강렬하고 감동적이지 않나. ㅜㅜ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바로 

덜 그래지는 것 같다만. 





Scrubs의 정말 놀라운 점 하나가 

Dr. Cox를 통해, 남성우월주의 혹은 성차별주의 혹은 마초이즘 

거기에도 구제될 가치 있는 무엇이 있었다 생각하게 한다는 것. 

그가 JD를 여자 이름으로 부르고, 조롱이 담기기도 하지만 절실하게, 정언명령으로 "남자가 되어라 be a man, would you be a man?" 요구하는 일. 이것을, 저 위의 것들 모두의 극복이 되게 한다는 것. 


내가 Scrubs의 세계에 산다면 나도 그럴 것 같다. 그 말을 하고 싶고 할 수 있을 때마다 할 것 같다. Be a man. 

어쨌든 이 드라마의 이 면에 대하여, 만일 이 시대의 아도르노가 있고 그 아도르노는 tv도 열광하며 보는 아도르노라면 

아주 심오하고 재미있는 분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절대 역부족. 


얼마 전 어느 날 수업에서 

지금 한국에서 조롱과 혐오의 문화, 이것이 우릴 연대하지 못하게 한다는 학생 의견 듣고 나서 

그렇다면 지금 주말마다 일어나는 일은? : 이런 반문한 적이 있다. 그 학생은 길게 다시 자기 입장을 설명. 

그 에너지가 공격에, 권력을 향한 공격에도 동원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들 사이를 견고히 잇는 힘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속으로 했던 생각은, 혐오와 조롱 여기에도 분명 구제될 가치 있는 무엇이 있다. 

이미 구제되는 중인지도 모르고. ;; 하여튼. 더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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