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오디오북 받아두었다.
37시간이 넘는 (페이지로 9백 페이지) 대작.
다 읽은 것도 아니면서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 35시간 남은 지점) 할만한 소리 아니겠지만
분량으로 보나, 실제 내용이 보여주는 역량으로 보나, 막강한 책. 이것도
한국에서 이 정도 역량의 책 나오려면 무엇이 필요하냐, 무엇이 달라져야 하냐... 이런 질문 하게 할 책이다.
이 주제로 다들 각자 진지하게 생각하고
다들 각자 진지하게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실행을 못하고(안하고) 있을 뿐 답은 다 나와 있는 게, 아닐 거 같다.
강의 중독자로서 증언한다면
미국 대학 교수들의 정신 습관, 언어 습관엔
어김없이 여유가 있다. 일찍부터 놀 공간이 충분히 주어져서
그 공간을 활용해 본 사람의 여유. 상대가 (그게 부모님이든, 나중 친구들과 선생님들이나)
부당하게 내 의견을 좁히거나 왜곡하는 일을, 별로 아니면 거의 겪지 않은 사람일 거라 알게 하는 여유.
하여튼 자유롭게 탐색해 본 사람의 여유. 내가 a를 말하면 a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 토론해 본
사람의 여유.
그 여유가 있는 한국인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우리가(내가) 익히 알고 있는 건 무엇이든 거의 예외없이 좁혀지고 왜곡되는 일.
탐색의 공간이 부정되는 일. a를 말하지도 못하게 하는 일. a를 말하면 a를 죽이는 일.
심지어 이런 일도 흔하지 않나. 먼저 질문을 해서 답하려 하는데 바로 말을 끊는 일?
너는 내가 그래도 되는 (아무 때나 말 시키고 말 끊어도 되는) 사람임을 확인하자는 듯이?
정신과 관련한 모든 영역에서 좁혀지고 감금당함.
이게 거의 누구나의 현실임을 어딜 보든 목도할 수 있다. (아니면 아니라고 하십시오.......)
정신적 자원. 개념적 자원. 이것들을 축적하고 관리하는 역량이
좁혀지고 감금당한 사람들에게, 얕고 미미할 수밖에 없지 않나?
적어도 훨씬 자유로웠던 이들과 비교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