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듣는 철학 강의에서 

The Federalist Papers 얘기하는 걸 들었다. 

연방주의자 논집. 한국어 위키에서는 제목을 이렇게 쓰던데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필라델피아 호텔에서 함께 숙식하며 

미국 헌법을 해설하고 비준,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쓴 80여 편의 논문들이라고. 

실제로 쓴 사람은 세 사람이지만 논의한 사람들은 다수라는 듯했고 그들 중 벤자민 프랭클린이 최고령으로 

82세? 하튼 최고령인 프랭클린과 차고령인 누군가를 제외하면 평균연령이 삼십대 중후반이 될, 현명한 노인들이 

아니라 피끓는 청년들이 모여서 한 작업이다... 같은 내용도 있었다. 


교수에 따르면 만약 이 논집의 저자가 1인이면 

1인 저술이라면 이 논집은 진작 정치철학의 최고 고전 반열에 올랐을 거라고. 

3인 저술인데다 저자들이 자기들을 명확히 개별, 독자적인 저자로 의식하며 쓴 게 아니므로 (알렉산더 해밀튼, 제임스 매디슨. 존 제이. 이 3인인데 이들은 자기들 작업을 공동 저술로 여겼다는 거 같다) 정치철학의 다른 고전들에 비해 덜 진지하게 여겨지는 면이 있다. 


어쨌든 교수는 여러 대목에서 격찬했고 

그 중엔 이 논문들에서 내비치는, 미국인들에게 저자들이 가졌던 깊은 존중을 향하는 것도 있었다. 

평범한 미국인들의 지성을 향한 그들의 존중. 흔들림없는 존중. 


나라를 세우기. 시민의 이상을 제시하기. 

이것에서 그들이 보여준 사려깊음을 향하는 격찬도 있었고. 




나는 사실 이것도 우리 중엔 극히 드문(없는) 거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책을 읽을 독자를 향한 깊은 존중을 보여주는 책들. 책들도 독백하고 독자도 독백하는 편이지 않나. 

헌법을 해설하는 논문들에, 그 논문들을 읽을 독자들의 정신을 향한 깊은 존중이 담겨 있다.... 이런 거 

사실 정말로 경이로운 거 아닌가. The Federalist Papers가 어느 정도인진 모르지만, 영어권 책들 읽어보면 

흔한 일이다. 독자를 깊이 존중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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