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받은 8권 <대륙철학사>의 1권. 

대륙철학의 시작은 칸트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걷고 와서 검색해 보니 백종현 교수의 기고문이 업로드되어 있다. 

나는 이런 문단, 특히 밑줄 문장에 깊이 공감함. 



이들은 이 전집이 학회의 활동 회원 다수인 34인이 모여 함께 한 작업이니 이로써 ‘공인’ 받은 것이라고 터무니없는 생각을 한다. 서로 교차 검토 작업한 것을 두고, 이 전집이 ‘집단지성’의 산물이라 말한다. 그런데 권권에 역자의 개인 이름이 박혀 있다. 집단지성의 산물이라면 개인의 몫으로 분할될 수 없는 것이 상례인데(집단지성의 전형으로 간주되는 영어나 독일어 위키피디아 항목 서술을 보라!), 이를 버젓이 사유화하고 있다. 이 역시 ‘집단지성’이라는 말을 대충 사용하고 있는 사례로, 이는 번역에 종사하겠다고 나선 이들의 어휘 감각과 능력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화를 위해 동원하여 이렇게 부정확하게 사용한 말들도 모두 거둬들여야 한다.


(.........) 


철학자가 학술어 선택을 누가 제안한 것이니 반대한다는 감정으로 해서는 안 되고, 원전에 대한 자기 해석과 충분한 사례 검토 그리고 역사적인 연관성 등을 고려하여 하되, 타인과 공유하고자 하면 우선 논문이나 해설문 등을 제출하여 공론에 부쳐야 한다. 이번 한길사 칸트전집에서 사용되는 칸트 용어는 34인의 번역진에 의해서 토의되고 그들의 독단으로 이 전집의 추진을 위해 사용 결정된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김상봉의 기고문에 따르면, 번역 참여자들이 서로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여 번역어 합의안이 마련되었는데, 이 전집의 자기 할당 분 문헌 번역에서는 이 합의안대로 하지만, “내가 번역하는 칸트 저작에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번역어(‘트란스첸덴탈’=‘선험론적’, ‘아프리오리’=‘선험적’)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참고로 김상봉이 ‘트란첸덴탈’이라고 해야 할 것을 ‘트란스첸덴탈’이라고 표기하는 것을 보면, 독일어 낱말 ‘transzendental’을 ‘tran·szen·den·tal’로 분철해서 읽고 써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또 누구는 칸트 윤리학의 핵심어로 칸트가 사용하는 낱말 ‘Sitten’(윤리)을 줄곧 ‘Sitte’(관습)라고 적는다. 칸트철학의 핵심어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취급하는 조심성이 이런 정도임을 미루어 번역진의 한국어 능력이나 독일어 어휘 능력 수준, 그리고 고전 번역의 자세를 가늠할 수 있겠다.) 그런데 전집의 홍보 장에 등장한 이들은 이 전집으로써 칸트철학의 주요 용어는 통일되었으며, ‘기준’이 된 이 용어들을 칸트학계는 물론이고, 인접학계도 공동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 호언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850338.html#csidxea40e2e2ee9a34ea1b3622edd0aa40a 



아래 포스트에 인용한 기사 문단. 그런 문단 읽을 때 

우리 정신에 일어나는 일. 그건 정신의 발목이 (날개가 있다면 날개가) 꺾임. 정신의 불구화. 


그 불구화가 (이렇게 말해도 과장 아니라고 보겠고.........) 왜 어떻게 일어나는가 쓰려고 하니 

내가 어떻게 쓰든 


김상봉 교수를 향한 저격처럼 보일 거 같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고 사실 이 논란 기사들 챙겨보기 전엔 

우호적으로 느끼던 편이었던 분. <나르시스의 꿈> 이 책 호평하는 이들이 있어서 

찾아 봤다가 실망했던 기억은 있다. 그래도. 하여튼. 


어쨌든 어느 정도의 권위를 전제하면서 제시되고 독자를 타율적으로 (무력하게) 만드는 글들이 있고 

아래 포스트의 기사 문단이 그런 글들의 예라 생각한다. 


사실 지금 유명한 저자들 다수가 이런 글들 쓰는 이들이라는 쪽이기도 하다. 

그들의 이름을 말할 수는 없지만..................... 


우왕. 검열; 검열이 쩝니다. 이 포스트는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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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6-24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들‘도 별 수 없다는 생각이 다 드는 진흙탕 싸움이네요.

개인적으로 김상봉 선생님 빅실망. 논점에 물타고 우리 함께 늪으로 늪으로 가자 전술처럼 보였어....

몰리 2018-06-24 11:05   좋아요 0 | URL
저도. 정말 정말 실망.
칸트 학회 내부에서는 얼마나 또
이상한 일들이 있었으며 지금도 진행 중일까. 매우 궁금한 동시에 전혀 알고 싶지 않은....

이런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거라면
정말로 ‘민중은 개돼지‘ 이쪽인 거고, 정당하고 합리적인 입장이라 믿으면서 그런 거라면
그게 또...... (이쪽이든 저쪽이든 언빌리버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