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받은 책. 

부제가 "수다쟁이 고독자의 인터뷰." 

고독이 내 주제기도 해서 (그걸로 글을 언제 쓰긴 쓸건지 모르겠으나 자주 생각하는....) 

키냐르 잘 모르지만 덥석 구입했다. 


독서 주제의 장에 이런 문답이 있다. 


"문: 누구를 싫어하나요? 

답: 미사여구와 단어를 좋아하는 사람, 단어가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 단어에 파인 빈 곳이 없는 사람. 

여기서 파인 빈 곳이란 소리가 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언어를 문제 제기가 되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기보다 

언어는 늘 유용 가능한 것이라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언어를 문제적인 것으로 보는 사람 vs. 언어를 소모품으로 보는 사람. 

이거 정말 흥미롭고 의미있는 구분이라 생각하고 밑줄 쫙 그었다. 말은 무엇을 하는가, 우리는 말로 무엇을 하는가. 

말은 어떤 악마인가. 등을 언제나 생각하는 작가들이 있고 (모더니즘 작가들은 예외없이 이렇고) 자기 목적에 

봉사할 수단으로만 보는 작가들이 있다. 작가들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신입생이 다수인 과목에서 학생들도 그렇다.  


그런데 그 앞의 

"단어에 파인 빈 곳이 없는 사람. 여기서 파인 빈 곳이란 소리가 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 문장 이해되지 않아서 


마침 갖고 있는 (한국어판 구입하며 구해 둔) 원서 찾아 보았다. 불어 사전 찾고 앞뒤 문맥을 생각하면 

"단어를 공허하게 쓰는 사람. 다시 말하면, 단어를 그 소리가 좋아서 쓰는 사람." 정도로 말한 거라 짐작된다. 

그래서 이 대목 문답을 다시 생각하면: 


문: 싫어하는 작가는? 

답: 그럴 듯하게 말하지만 내용 없는 이들. 말을 사랑하는 이들. 말이 문제가 아닌 이들. 공허한 말들을, 그 말들의 

소리 때문에 쓰는 이들. 



번역 트집 잡으려는 의도로 쓰는 포스트는 아니다.  

그런데 한편 정말 궁금하기도 하다. "단어에 파인 빈 곳이 없는 사람. 여기서 파인 빈 곳이란 소리가 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문장 


아주 이상하게 들려야 마땅하지 않나. 

아주 조금 알 거 같기도 하지만 실은 영영 이해 안되는 문장들을 읽다 좌절하던 대학 시절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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