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nking에서 끝에서 두번째 장의 끝에서 두번째 문단. 

냅 자신이 아니라 냅이 AA 회합에서 만난 여자의 얘기지만 책 전체의 주제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말했다. 술 마시지 않으면서 그 상실(남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을 겪는 게 어떤 거였나. 

어떤 고통이 거기 있었나. 그런가 하면 동시에 그 고통을 온전히 체험함에 얼마나 감사했는가

가족의 곁에 있을 수 있었음에. 이런 경험에 수반되는 감정들 모두를 온전히 느끼면서 그럴 수 있었음에." 


(이 책도 영어 문장이 어렵지 않은 것에 비해 번역은 꽤 어려운 책에 속할 거 같다. 

........... 햐튼 어려워서 대강.) 


밑줄 친, 특히 동그라미 친 대목이 의미심장하고 

이 주제로 생각하고 얘기해 볼 것들이 아주 많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한편 알콜중독자들이, 다는 아니라도 어쨌든 적지 않은 알콜중독자들이 

바로 저 "be present" 이것을 취하지 않은 현실에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술을 마시지 않나 쪽이다. 

중요한 인간관계에서 온전히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감정의 전영역을 온전히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게 그들이 무능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그러지 못하게 막는 이들 때문이고) 그들은 술이 주는 힘의 체험에 빠지게 되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중독에서 벗어나자 "be present"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사실 예외에 속할 거 같다. 

자신과의 관계로 한정한다면 좀더 다수의 체험일 거 같기도 하다. 중독의 연막, 이것이 걷히자 고요하고 

평화롭게 자신으로 존재하며 자기 삶의 풍경들을 더 명료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일이 ex-중독자 다수에게 일어날 수 있을 거 같기도 하다. 어쨌든 다시 중독으로 복귀하는 게 아니라 장기 금주할 수 있는 이들의 경우라면. 


그러나 가족 포함 타인과의 관계에서면 

그들을 애초 알콜로 도피하게 했던 악몽(그들 인격의 온전한 표현을 막음이라는)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위의 문장들 쓰면서 냅이 하려는 말. 이해하고 공감하고 지지하고 나는 100% 그녀 편이고... 인데 그럼에도 

술을 끊음은 자신에게 정직해지기 위해 필요한 용기를 되찾음이며 그리하여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됨이고 자기 감정의 전영역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됨이다.... 고 할 수 있는 건 


냅처럼 교육수준 높고 

부모의 유산으로 집을 살 정도의 부유함, 보호받는 환경에서 지지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가까이 있는 경우로 거의 한정되지 않겠는가. 작은 이의 적어두고 싶어짐. 


정신적으로 유독한 삶의 공간이 있고 바로 그 독에 중독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자기로 존재함의 능력에서 영원히 불구화된 것일 수도 있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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