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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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박물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은 없다!!]

 

2차 대전 이후에 경시청 관내에서 일어난 모든 형사사건의 유류품과 증거품과 수사 서류를 보관하고, 그것을 형사사건의 조사 및 연구와 수사관 교육에 활용하는 범죄 자료관. 런던 광역 경찰청 범죄 박물관을 모방하여 1956년에 설립된 이 곳은 그 원조가 검은 박물관이라 불리는 것처럼 '붉은 박물관'이라 불리는데요, 여기의 관장은 '설녀'라 불리는 히이로 사에코입니다. 검은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 하얀 백의를 걸친 모습에서 수사1과에서 전직한 데라다 사토시가 붙여준 별명이에요. 데라다 사토시가 어째서 이 붉은 박물관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경위는 전작인 [붉은 박물관]에서 밝혀졌었죠. 처음에는 좌천된 것에 괴로워하지만 이 붉은 박물관에 수집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히이로 사에코와 재수사를 감행하는 사이 어느새 부쩍 정이 든 것 같은 모습입니다.

 

옥상에서 사라진 여고생 살인 사건 용의자, 불을 지르고 피해자들을 대피시킨 연쇄 방화범, 열 조각으로 토막 난 남편과 같은 날 자살한 아내, 완벽한 알리바이로 모두를 속여 온 남자, 기억 속에 숨겨진 유괴 사건의 진실. 총 5개의 수수께끼가 히이로 사에코의 손에 그 미스터리가 풀립니다. 대체 어디서 어떻게 사건의 실마리를 붙잡는 것인지 모르게 그녀의 '진상을 알아냈다!' 한마디면 정말 모든 사건이 너무나 쉽게 해결돼요. 그 곁에서 데라다 사토시는 어안이 벙벙한 채, 독자와 같은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볼 것이 분명합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역시 설녀인 히이로 사에코일 겁니다. 그녀는 국가공무원 1종 시험에 합격해 경찰청에 들어온 이른바 '커리어'입니다. 그런데도 무슨 연유에서인지 한직으로 불리는 범죄자료관에서 관장 노릇을 9년이나 하고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미스터리가 아닐까요??!! 이미 엘리트 코스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길에서 그녀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혹시 과거에 미해결된 어떤 사건 하나가 그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설녀는 그 사건이 범죄자료관에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기억 속의 유괴]에 실린 다섯 작품 모두 흥미롭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 순간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그리고 있다는 점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한 인물도 있었지만 어쩌면 그것은 제가 그 정도의 극한 상황에 내몰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보면 아주 납득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니었어요. 도대체 작가는 이런 에피소드들을 어떻게 떠올리는 것인지, 도통 머리가 뛰어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작품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붉은 박물관]에서부터 기다리고 있는 히이로 사에코의 사정. 그 사정이 다음 편에서는 부디 속 시원하게 밝혀지길 기대해봅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리드비>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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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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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와 로맨스의 멋진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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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실종
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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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실종된 남편! 그 진실은??!!]

 

파일럿인 남편 딘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올리비아. 비록 집안의 반대는 있었지만 올리비아는 자신의 선택을 믿고 첫 눈에 반한 딘과의 결혼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느 날 아침, 딘의 상사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두 사람의 행복은 산산조각나요. 오랜만에 갖는 가족들과의 저녁 식사 약속이 있던 날 유명 연예인 마이크 미첼의 비행 스케줄이 잡힌 거죠. 결국 가족들과의 약속 대신 비행을 선택한 딘. 올리비아는 섭섭한 마음을 감추고 결국 허락하지만 한밤중에 울린 전화기의 수화기 너머에서는 딘의 비행기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비행기. 딘의 실종 이후 임신한 것을 알게 된 올리비아는 홀로 딸을 키우며 싱글맘으로 살다, 전 남자친구인 가브리엘과 재혼합니다. 새로운 행복을 찾았다 생각하지만 공원에서 발견된 시체의 용의자로 사라져버린 딘이 지목되면서 올리비아의 인생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해요.

 

핑크빛과 푸른색이 너무나 아름답게 어우러진 책표지로 행복한 로맨스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는 달리, 장편소설 [이토록 완벽한 실종] 의 내용은 미스터리 로맨스입니다. 현실에서도 의문으로 가득찬 장소인 버뮤다 삼각지대, 그 곳에서 사라져버린 남편의 비행기와 발견된 시체-라는 설정만으로도 정신이 어지러운데, 심지어 지목된 용의자가 실종된 딘이라니!! 발견된 시체는 멜라니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과거 딘이 심리 상담사로 일할 때 만났던 인물이었어요. 올리비아와 딘, 멜라니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작품의 전개 때문에, 저는 분명 멜라니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체로 발견된 것에서 놀라고, 결말 때문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로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존 킨들 종합베스트 1위, 미스터리 로맨스 1위를 차지한 작가의 명성답게 이야기는 쉴 틈 없이 전개됩니다. 미스터리 로맨스 장르이기는 하지만 사랑이란 무엇인지, 인생에서 순간순간 찾아오는 선택의 기로에서 과연 어느 길을 골라야 후회가 없을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했어요.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 그 사랑이 행복이라는 과정을 거쳐 결실을 맺기 위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지 새삼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해피북스투유>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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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의 후회 수집
미키 브래머 지음, 김영옥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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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죽음을 위해서는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유치원 시절 담임 선생님의 죽음을 목격했을 때부터 '죽음'에 남다른 반응을 보였던 클로버. 다른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도망갈 때 그녀는 홀로 선생님의 손을 잡아주고 그의 마지막을 지킵니다. 그 이후 죽음에 대해 깊이 탐구하게 되었고, 그런 취미(?)는 클로버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었죠. 학교에서조차 그녀를 꺼림칙한 아이로 여기며 친구 한 명 사귈 수 없었지만 그런 그녀의 곁을 지켜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클로버의 할아버지입니다. 그녀가 여섯 살 때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부터 그녀에게 지식과 감성을 알려준, 클로버의 전부였던 사람. 이제 그 할아버지도 세상을 떠난 외로운 세상에서 클로버는 '임종 도우미'로 혼자인 사람들이 외롭지 않게 먼 길을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클로버는 임종 도우미 일을 하면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의 마지막 말을 수집해요. 이제는 누구에게도 전달하기 어려워진 후회나 고백같은 것들이지만 아직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말들입니다. 하지만 이 말들은 아직 클로버의 노트 안에 갇혀 있어요. 그녀의 주위에는 친구라 부를 만한 사람이 80이 넘은 리오 할아버지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녀가 세상을 향해 두껍게 친 벽을 두드리는 사람들. 서배스천을 시작으로 새로 이사 온 실비와 서배스천의 할머니의 그리움을 달래줄 추억 속 연인을 찾으러 간 여정에서 만난 휴고가 이제 클로버의 세상을 과거가 아니라 현재로 채우기 시작합니다.

 

클로버들이 모은 문장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남긴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득차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살아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가족과 연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할 것,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지 않고 당장 할 것,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우선 부딪혀 볼 것. 클로버는 물론 알고 있었겠지만 세상 밖으로 손을 내밀기에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역시 너무 늦은 일은 없구나, 라는 것을 느기게 됩니다. 마음 먹은 그 순간이 시작이에요.

 

클로버가 수집해둔 문장들은 휴고와 실비로 인해 이제 세상 속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처음에 서배스천의 존재에 대해 희망을 품었는데 말이쥬) 아마 클로버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지혜를 얻게 되는 원천이겠죠.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요즘 시대에 어쩌면 미래에는 클로버의 직업이 각광을 받게 되는 게 아닐까요? 삶이란 무엇일지, 죽음이란 무엇일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새삼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름답게 죽기 위해서는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강하게 다가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 출판사 <인플루엔셜>을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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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의 파수꾼 이판사판
신카와 호타테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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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위로]

 

저에게 신카와 호타테라는 작가의 이름은 어쩐지 가벼운 작품의 작가라는 이미지로 남아 있습니다. [전남친의 유언장]이라는 전작의 제목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편견이고 선입관이에요. 심지어 전 [전남친의 유언장]도 읽어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가슴에 콱 박힌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아서 오디오북 앱에도 올라온 것도 청취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제가 이번에 또 이렇게 <이판사판> 시리즈의 덕을 봅니다!!

 

마포 김사장에서 삼송 김사장이 되신 출판사 대표님이 야심차게 기획하신 <이판사판> 시리즈. 쎈 언니 기리노 나쓰오의 [일몰의 저편]을 시작으로 [총리의 남편], [책의 엔딩 크레딧], [이형의 것들], [가족주의보]에 이은 여섯 번째 작품은 바로 신카와 호타테의 [공정의 파수꾼]입니다. 사실 <이판사판> 시리즈를 꽤 간절히 기다리는 독자의 입장으로서 저의 무지와 이상한 고집으로 '엥?' 하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믿고 읽어보자는 마음이 절대 배신당하지 않았던 그 동안의 작품 리스트를 보아 이번 작품도 고고! 했습니다. 역시!! 이 작가님, 이 작품 읽지 않았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는 생각에 순간 소름이 올라올 정도였습니다.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관인 시로쿠마 가에데와 고쇼부 쓰토무가 주인공입니다. 시로쿠마는 가라데 유단자로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스타일인 반면, 고쇼부는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는 엘리트입니다. 상극이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도 과정이지만, 북관동 지역의 호텔 3사가 관여한 결혼식 비용 가격 담합과 수익성이 맞지 않는 거래를 강요하는 납품업체 갑질 조사에 착수하여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도 감칠맛나게 재미나요!! 사회와 정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신념이 과연 올바른가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충실하게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시로쿠마의 모습에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시로쿠마니 고쇼부도 반할 수밖에!! 라고 쓰고 싶지만, 이 두 사람의 로맨스가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아니라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작품도 작품이지만 이번 작품 뒷편에 실린 <편집자 후기>도 매우 심각하게 읽었습니다. 호카와 신타테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부터 그 동안 출간된 <이판사판>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전 무엇보다 소개팅을 앞두고 키높이 스니커즈를 준비한 사장님의 뒷 이야기가 더 궁금했습니다! 분명 소설과 작가에 관한 글을 다 읽고 나면 마지막에 밝혀주겠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책을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후기가 없어서 분노했습니다!! 틈틈이 사장님의 인별그램을 지켜보는(?) 독자로서 '연애전선 이상없다??!!' 상태이신 것 같지만, 그래도 사장님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답니다.

 

그 동안 제가 언급을 많이 해서 <이판사판> 시리즈 명이 탄생한 이유와 사장님의 포부(?) 등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판사판> 시리즈에 등극한 작품 중 어느 하나도 실망스럽지 않았으므로, 10권까지만 출간하겠다는 각오는 살포시 접어두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계속 발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물론 일본에서 이미 출간된 [공정의 파수꾼-내정의 왕자] 도 곧 시리즈에 합류할 것이라 믿으며 전 이제 일하면서 [전남친의 유언장]을 들으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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