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희를 오랫동안 읽지않았다고, 게으른 자신과 시대 상황 등을 핑계로 들어도 역시나 그에겐 여성 작가를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 그 조차도 인정을 하게 만드는 ‘빤히 쳐다보는 눈길’의 오정희 작가.

늙고 병든 아버지를 떠안고 사는 여자. 저녁상을 준비하고 차려내고 아버지와 마주 앉아 온갖 잔소리에 맞장구 치며 화투를 치고, 윗집젊은 엄마의 걸음소리와 집밖 공터 휘파람 소리에 반응하는 여자. 매일 매일 저녁이 이랬겠지, 조금씩 더 사그라들면서. 징글징글한 아버지의 행동거지 (코나 귀를 후비고 손가락으로 튕겨내고 이래저래 운수 타령, 뭘 다 해바쳐야 하는 늙고 냄새나는 존재) 그리고 뜨악하게 만드는 여자의 행동. 뚝 끊어지고 꺾여버리는 내 안의 예상과 잣대.

달디단 단팥빵은 반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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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9-06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충실해 보이는 단팥빵이네요....^ㅠ^

유부만두 2018-09-06 18:25   좋아요 0 | URL
팥ㄱ당 팥빵이에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데 ... 아껴먹었어요. ^^

북극곰 2018-09-1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빵 조아하는데!! 팥은 싫어해서 마스터드 사서 팥은 다 털어버리고 빵에 묻는 것만 같이 먹어요. 여기 빵을 조아라하는 건 뭔가 앞뒤가 안 맞지만, 맛남.... ㅠ.ㅠ

유부만두 2018-09-13 11:49   좋아요 0 | URL
여기 빵이 촉촉하고 얇잖아요. 그래서 맛있죠! 북극곰님껜 팥 대신 연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