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4 정도 읽는 중인데 미리 추천을 하고 싶은 책이다. 육아의 아름다움, 보람, 따위는 넣어두고 현실적인 '부모되기'에 대한 이야기. 미국에서 2014년에 출간된 책이니 요즘 책이고 한국 실정과도 꽤 맞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도입부에는 개인들의 경험들을 생생한 목소리 인용으로 실으면서도 1950년 이후 가족생활, 육아법 등에 대한 통계와 기존 학술서등을 언급한다. 인간이 '어린이'를 가족 안에서 낳아 키우는 경험이 지난 100년 이후 얼마나 그 의미가 달라지고 사람을, 부모를 변하게 만들었는지 서술한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지도.

 

부모가 되서 겪는 변화, 부부 사이의 갈등과 개인 (특히 엄마)의 고립, 여러 성장단계에 걸친 아이들의 '미친' 반응들, 과 '바른' 부모의 개입의 정도, 그리고....두둥 사춘기와 그 이후의 아이들과 부모, 그 모든 세월을 지나는 동안 (살아있다면) 이루어낼 부모의 성과에 대한 아웃라인이 목차에 보인다. 이제 2장, 남녀 차이인지 사회 불평등인지 육아와 집안 살림의 격랑 속을 헤쳐나가는 서로 다른 모습들을 읽고 있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과거 (더 젊지만 더 지치고 더 무지했던) 나의 모습이 보인다. 지식도 요령도 없던 나여, 하지만 도와주기 보다는 간섭하고 훈장질로 나를 둘러쌌던 사람들이여.

 

그래도 재미있게 읽고 있다. '부모로 산다는 것'은 일단 부모라는 굴레를 쓴 다음에는 무를 수 없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사회에 만연한 '아이들은 소중하고 착한 존재'라는 신화에 집착하지 말아야한다. 십년을 주기로 바뀌는 유행 육아법에 이끌리지 말고, 아이 때문에 빼앗기는 시간, 잠, 에너지를 미리 알고 대처해야한다.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자신을 소중히 여겨....(아, 눈물 나)사회에서 격리되엇 자존감을 떨어뜨리지 말고, 도움을 청해야할 때는 손을 내밀어야한다. 아직 고생담 부분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내 주목적은 '사춘기 육아' 부분) 자꾸만 추억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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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6-2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다 키워놓고 남들은 엠티 네스트네 어쩌네 하는데 나는 늦둥이 아들 놈 때문에 이 책 읽어야 할거 같네.

유부만두 2018-06-23 09:00   좋아요 0 | URL
하하하 동감 십만개 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내 몸도 늙었는데 아직도 학부모 하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