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진선미가 아니라 그 자리에 ‘차별‘을 넣자고 해. 그 감정을 말야. 인권과 복지와 좋은 건 다 배운 이가 강연말미 장애라는 말을 쓰고 질문을 받지.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기는 얼마나 쉬운지 말야. 동물을 차별하는 이를 종차별주의자라 한데. 가까이 아프거나 사라지는 이에 대한 관심은 왜 소멸하는 나라로 멀어지지 못하지. 뇌손상을 당한 이가 아파하는 것과 동물의 고통이 뭐가 달라. 차별은 잠복하거나 그림자처럼 붙어 있어. 다른 삶을 찾으려 책을 읽는 이를 목격했지. 저 자리를 차지하는 진선미가 아니라 이 자리가 낳는 차별.

삼십년만, 만난 상가 상주에게 근황을 설명하고 있었네. 그 꼴이 돌아서니 더 우스워. 돌아다니는 내내 흘리는 칠 팔할이 차 별로 흥건해. 나란 놈의 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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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게‘

바닷바람이 불어 거미줄이 출렁출렁. 바람아 불어다오. 좀 더. 조금만 더. 그만 벗어날 수 있을 듯 싶어.

그리 바람이 불어도 줄 매듭은 한 올도 풀리지 않아. 더 날개를 옥죄네.

손을 대고 말았네. 아직 꼼지락거리는 손과발. 날아갈 수 있을까. 아마 나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아. 무슨 일을 한 걸까. 무슨 짓을 한 걸까.

날개뼈를 매만져. 삶에 걸린 그물에 떨어져도 날지 않아. 바람이 많이 불고 있어. 걷지만 말아 날아 사라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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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꽃은 수술과 암술이 있어야 하며, 풀은 한해 산다란 테두리는 이 녀석들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어떤 이는 수국을 빗대어 가짜꽃 진짜꽃이라 부른다. 오늘 여뀌를 본다. 담까지 자란 이녀석은 풀인가. 아닌가. 다년생 풀이라 부른다고 해결이 되는 걸까. 바이러스는 생물인가 무생물인가. 아닐 것 같아. 본디 그러하지 않을까. 다 꽃이고 다 풀이자 다 생명은 아닌가. 그냥 봐두지 않고 자꾸 긁어모아 나누려는 건 아닌가.

그대로 지켜봐주길 바라는 존재는 또 얼마만큼일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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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풀으스름하거나 얼으스름한 너를 두고 보다. 날개는 두툼하고 말간 속이 들여다 보일 듯하다. 365. 한장 한장 그 속에 잠기다보면 어스름하거나 푸르스름하다. 직조한 시간의 한쪽을 넘기다보면 한면이 바다다. 한면이 초원이다. 한면이 안개다. 한면은 바람이다. 발생의 진화를 간직한 새벽을 넘기다. 찾다. 너머 서다.

뱀발. 어쩌다 중독. 어쩌다 감별. 어쩌다 더위. 겨울 안 살얼음비치는 네 색을 오늘 모서리에서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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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 노마드시선 8
남덕현 지음 / 노마드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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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goldenrain flower

오길 기다려
이리
슬쩍
금빛 눈물에
슬금
피빛 그리움을
섞어
홀리다니

오길 기다려
흔적
고여 흐르는
꽃 다 비
꽃다비*

그리로 간다했지
꼬박
한 해.

내 목이 빠진지

*남덕현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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