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날림번역이 왜 문제가 되는지? 우리 시스템이 왜 문제인지? 공감가는 대목이 눈길을 잡는다.
일본은 인문사회과학에 외국박사가 없다한다. 인문사회과학을 외국물 먹은 사람이 학위를 따고 가르친다면 그것이 무엇을 가져오겠는가 하고, 학자들이 그나마 양심이 있다고 하는데, 있는 그대로의 번역작업에 매진한다고 한다. 돈 몇푼 안나오는 날림번역이 아니라, 무수한 고전들의 있는 그대로의 번역문화가 있다고 한다.
주요 개념어가 뒤흔들리는 번역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혹시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혼자생각은 좋은 생각이 아닌 듯하다. 날림학문에 날림번역, 그리고 현실에 적용조차 시키지 않은 학자들의 철옹성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를 갸우뚱하게 한다. 시류에 영합하는 번역만 있지 고전에 대한 번역이 일천한 우리의 출판-번역문화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원칙도, 방향은 없는 것은 아닐까?
날치기 번역말고 정통한 개념의 소지자가 5년,10년 제대로 번역하는 것도 큰 일이다라는 느낌이 든다. 그 노고에 대해 응당 대가를 지불해야 되고... ...돈 구걸하지 않고,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해내는 그런 기초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글 고리를 물고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