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과정의 형식

[ ] 역사적인 과정이 존재하지 않을 때, 모든 것은 지금의 그것, 즉 단순한 사실이 되고 말 것이다. 생명과 운동은 사라진다. 공간을 떠나서는 완성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게 된다....이행은 실재하는 것이며, 성취도 실재하는 것이다. 173 유한자에 있어서의 중요성이 어떻게 무한자에 있어서의 중요성을 필요로 하는가하는 물음에 관한 것이다. 175 지배적인 질서 내에는 변화가 존재한다. 그래서 새로운 형식의 질서로의 이행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행은 기존의 지배적 질서의 와해를 의미한다. 그러나 생명을 자극하는 요소는 그와 같이 생동하는 참신성에서 오는 것이다. 178 서양철학의 발전은 물리적이고 정태적인 시공간적 질서 형식이 필연성을 지닌 것이라는 암묵적인 전제에 의해 저해되어 왔다. 지난 200여 년에 걸친 과학적 지식의 진보는 그와 같은 필연성을 가정하는 데에 동원되었던 모든 근거를 완벽하게 일소해 버렸다. 179 우리는 우리가 분석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을 경험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주 전체를 경험하는 데 반해 우리가 의식적으로 분석해내는 것은 우주에서 추출된 소수의 세부사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있다라는 동사는 역사적인 현실태들과 어떤 방식으로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81 과정의 단위는 문제되는 현실태의 외양적 현재이다. - 생성하고 있는 현실적 계기가 구현하고 있는 시간 폭을 일컫는 말로 우리의 경험이 점적인 순간에서 일어날 수 없고 최소한의 시간 폭을 필요로 한다는 데 주목하여 경험의 방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182 합성의 형식은 어떻게 여건 속에서 그처럼 실현된 것으로서의 형식들이, 이들 가운데 일부를 자신 속에 나름대로 실현시키고 그 나머지를 배제해 버림으로써 새로운 현실태를 획득하게 되는 그런 유한한 합성의 과정 속으로 들어가는가를 결정한다. 183 과학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찰되는 것들 가운데에서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광범위한 평균적 결과를 취급한다. 183

[ ] 3의 두 배는 6이다라는 추상적 표현을 놓고 볼 때, 3의 두 배라는 구절은 유동하는 과정을 가리키며, 6은 완결된 사실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지금 언어와 상징을 소박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의 미묘한 차이를 무시한다. 188 모든 유형의 존재의 본성은 창조적 활동에 그 존재가 연루되어 있다. 그 세가지 요소란 여건 data, 이들 여건에 관련되어 있을 형식을 지닌 과정process, 그리고 후속하는 과정을 위한 여건이 되는 결과issue 요컨대 여건, 과정, 결과이다....수학의 발견은 인간의 이해력을 신장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양태의 오류를 끌어들였다. 이 오류는 그것이, 생명과 운동을 지니고 있지 않은 형상에 관한 학설을 도입했던 데에 있는 것이다. 189 6은 6과 같다는 진술조차 동어반복으로 해석될 필요는 없다. 그것은 특수한 형식의 결합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서의 6이 결국, 후속하는 과정을 위한 여건의 한 특성으로서 6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세계 과정이라는 관념은 총체적인 과정이라는 관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최고의 존재라는 관념은 합성의 과정 가운데 있는 현실태, 그러면서도 역사의 장 속의 그 어느 특정시대의 여건만으로도 제한되어 있지 않은 그런 현실태에 적용되어야 한다. 190 세계에 있어 이 최고 존재의 역할은 생기 찬 경험으로의 지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것은 가능태의 보고이며, 온갖 성취의 통합이다. 그것이 지닌 과정의 형식은 그 과정이 출발점으로 삼았던 여건과 관련이 있다. 그것의 결과는 미래의 역사 세계에서 작용할 여건으로서의 기능을 갖는 통일된 합성물이다. 191 여건, 과정의 형식, 새로운 여건이 되는 결과는 모두 그들의 시대와 그 시대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과정의 형식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인간의 경험에 갑작스런 변화가 들이닥칠 경우....우리는 주도적인 법칙적 질서와 그러한 질서의 와해에 정서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변화가 도래할 때면, 하늘이 밝아오는 경우도 있고, 또 지옥문이 열리는 경우도 있다. 193

[ ] 존재의 본질은 여건으로부터 결과로의 이행 가운데 있다. 이것은 자기 결정의 과정이다....나의 주요 학설은 [존재]란 과정으로 유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정과 존재라는 관념은 서로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논제로부터 연역되는 한 가지 사실은 과정 속에 있는 점이라는 관념이 그릇된 관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점이라는 개념은 과정이, 그들 자체로는 과정을 수반하지 않은 그런 궁극적 실재들의 합성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195 논점의 핵심은 모든 개별적인 사물 하나하나는 그것이 연루되어 있는 어떤 과정을 물들이고 있으며, 따라서 어떠한 과정도 그에 연루되어 있는 개별 사물들로부터 추상되어 고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역도 성립한다. 이런 까닭에 논리와 수학의 절대적인 일반성은 사라진다. 또 귀납법도 그 기반을 상실한다. 왜냐하면 다른 조건하에서는 다른 결과가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8 우리의 모든 인식은 계열과 개체적인 사실들 간의 가능한 상호조정을 파악하는 데에 있다. 200 과정의 관념이 받아들여지자마자 가능태라는 관념은 존재의 이해에 있어 근본적인 것이 된다. 우주가 정태적인 현실태에 의해 해석될 경우, 가능태는 사라진다. 모든 것은 단지 지금이 그것일 뿐이다. 계기 succession는 지각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단순한 현상이 된다. 201 우리의 삶이 경험의 매순간에 있어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행로가 되고 있는가를 표현하고 있을 따름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언어는 경험을 분석해내지 못한다. 우리는 서로 상대방에게 존재의 필연적인 측면들을 지적해 주어야 할 필요가 없다. 언어는 주로 필연적인 것들을 전제로 삼으면서 우연적인 것들을 강조한다. 204 마지막으로 신성이 있다. 그것은 중요성, 가치, 그리고 현실적인 것들을 초월하는 이상 등을 가능케 하는 우주 내의 요소이다. 우리 자신을 넘어서는 가치에 대한 감각이 생겨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신성의 이상들과 공간적인 직접태들과의 연관에 의해서인 것이다. 205 공간, 시간, 신성은 반성적 관념의 세 가지 유형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술어이다....밀접한 결합에 대한 경험이 있다. 이는 공간적인 경험이다. 과거로부터의 발생 및 미래에 던져지는 결정에 대한 경험이 있다. 이는 시간적인 경험이다. 여러 이상에 대한 경험이 있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신성에 대한 경험이다....본질적으로 우리는 우리 아닌 것과의 관련 하에서 우리 자신을 가늠한다....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감각은 이상들의 신적인 통일성 속에서 결코 사라짐이 없이 영속하고 있는, 과정으로서의 우주에 대한 직관이다. 207


6. 문명화된 우주


[ ] 문명화된 우주: 이것은 붉고 저것은 시끄러우며 그것은 사각형이라고 하는 의식적인 단정은 집중과 배제의 산물이다. 게다가 그것은 결코 지속되지 않는다. 거기에는 주의의 광범한 전이에 따라 명멸하는 이행이 상존한다. 의식은 본질적인 존재의 실질적인 과정으로부터 가변적인 성질을 추상해내는 하나의 과정,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하나의 과정이다. 그것은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 배경을 망각할 경우, 그 결과는 사소한 것이 되고 만다. 217 근대를 대변했던 인식론의 취약성은 경험 전체를 처음부터 명석하게 주어지는 감각자료들에 대한 단순한 반응으로 해석하였다..그에 따르면 우리의 도덕적, 감정적, 합목적적 경험은 사소하고도 우연적인 것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세부사실들은 전체에 대한 반응의 결과인 것이다. 그것들은 명확성을 추가한다. 그것들은 판단력을 끌어들인다....본래적인 것은 모호한 전체이다. 218, 219 우리의 존재의 밑바닥에는 가치에 대한 감각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가치란 그 자신을 위한 존재, 그 스스로 정당화되는 존재, 그 자신의 특성을 지닌 존재라는 의미의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220 실재를 삼중의 도식 즉 전체, 저 타자, 나의 이 자아로 분할한다....우리의 경험이, 보존이나 폐기에 대한 모호한 감각을 표현하고 있는 가치 경험이라는 점, 그리고 이 가치 경험은 가치 경험을 지니는 다수의 존재에 대한 감각으로 분화된다는 점, 또 이와 같은 다수의 가치 경험들에 대한 감각은 그 가치 경험을 총체적인 가치 경험과 다수의 다른 가치 경험들 및 자기중심적 가치 경험으로 분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우리 각자는 타자들 가운데 있는 일자이다. 221 존재하는 것은 모두 그 자신과 타자와 전체를 위한 모종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우리에게는 우주의 본질인 가치 경험을 무화시킬 권리가 없다. 존재는 그 본성에 있어 가치 강도 value intensity를 유지시키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의 존재이건 간에 모든 존재는 두 가지 측면, 즉 그것의 개체적인 자아라는 측면과 우주에 있어서의 그것의 의미관계라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222 인간 경험의 탁월성은 단순히 감각 경험의 명석성에 힘입고 있는 것이 아니다....감각 경험은 현실태의 완결성을 예증하고 북돋우는 추상이다. 그것은 중요성을 증진시킨다. 그러나 그렇게 얻어지는 중요성은 빨강, 하양, 파랑으로 이루어진 색채 도식이상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태의 무한성을, 그 자신의 유한한 실현 속에 숨겨가지고 있다. 227

[ ] 문명화된 우주: 철학의 출발점은 존재의 보편적인 필연성을 가장 완전하게 보여주는 경험의 양상을 결정하는 데 있다...철학사상사에 있어 우리와 우리 육체와의 결합을 가정하는 소박한 방식만큼 놀라운 것은 없다...육체와 정신이라는 통일체는 하나의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복합체이다. 우리의 육체적 경험은 존재의 기초이다. 228, 229 이런 경험은 지극히 습관적인 것인데다가 아주 자연스런 것이어서 우리는 그것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육체는 우리의 감정적, 합목적적 경험의 기초이다....육체는 인간 경험의 각 계기가 긴밀하게 상호협력하고 있는 자연의 부분이다. 여러 요소들이 육체의 현실태와 인간의 경험 사이를 오가고 있어서 이 양자는 서로 상대방의 존재에 참여하고 있다. 인간의 육체는 자연 속에 있는 현실태들 간의 상호작용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경험을 우리에게 제공해 준다...육체는 자연의 부분이라는 것, 육체는 감정적이고 감각적인 활동의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 경험의 동요는 다음 순간 육체적 작용이 되기에 이른다는 것이다.....우리는 결국 세게를, 우리의 내밀한 경험 가운데 드러나는 활동들의 유형에 의거하여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230. 231 명석한 의식적인 식별 행위는 인간 존재에 있어 우연적인 속성인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존재할 수 있도록 하지는 않는다...현실태에 대한 우리의 향유는 선하거나 악한 가치의 실현이다. 그것은 가치 경험이다...이러한 경험은 막연하고도 거의 무의식적인 주의를 불러일으킨다...총체성, 외재성, 내재성은 중요한 그것이 갖게 되는 기본적인 특성들이다. 이들은 명석한 분석적 개념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경험은 명석한 세부적 분석의 지침이 되는 이 세 가지 모호한 전제와 더불어 눈을 뜨고 있다. 233 사실이 갖는 막연한 의미는 그 사실이 그 자체에 있어, 타자에 있어, 그리고 전체에 있어 본질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234 중요성에 대한 감각은 경험하는 자아에만 배타적으로 관계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전체와 다수의 타자와 자아로 분화시켜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모호한 감각인 것이다. 자아의 중요성 속으로 융합되어 들어오는 것은 타자들의 중요성이다. 현실태는 중요성의 자기 향유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기 향유는 하나의 자아의 향유 속으로 융합되어 들어오는 타자들에 대한 자기 향유라는 특성을 지닌다. 236

[ ] 문명화된 우주: 우리의 식별이 경험된 세계를 토대로 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계는 질적인 식별을 위한 제재이다. 문명은 주어진 세계에 대한 , 그 질적인 규정을 통한 이해를 포함하고 있다.237 우리의 경험은 힘에 대한 감각에서 시작되어 다수의 개체들과 그들의 성질들을 식별하는 데로 나아간다. 현실태란 그 본질에 있어 합성물이라는 것이다. 힘은 합성물이 갖고 있는 강제능력이다....힘과 중요성은 이러한 사실의 상이한 측면들이다. 가치는 우주의 추진력을 구성한다. 그것은 우주의 생존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작용인이다. 그것은 창조의 욕구를 피조물 속에 유지시켜 주고 있는 목적인 final cause이다. 238, 239 원시림 속의 꽃 한 송이. 이것은 성스러운 것에 대한 직관이자 신성한 것에 대한 직관으로서 모든 종교의 밑바닥에 놓여 있는 것이다....우리는 외적인 실재에 대한 감각은 미적 의미관계가 가져다주는 선물이라는 주장을 개진하고 있다...이 학설은 크고 작은 모든 경험에 적용된다. 공정성에 대한 우리의 직관에서 사물들의 본성 가운데 들어 있는 절대성이 드러나며, 각설탕을 맛보는 데에서도 또한 그런 절대성이 드러난다. 241 우리가 단순히 질들의 형식적인 관계만을 의식할 경우, 미적인 좌절이 있게 된다. 그것은 관계의 가능태라는 무미건조한 사실에 대한 의식으로 끝난다. 실재에 대한 감각은 효과에 대한 감각이며, 효과에 대한 감각은 욕구의 충족을 향한 추진력이 된다. 244 현실태 속에는 단순한 개념과 같은 독자적인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다. 245 논의들로부터 귀결되는 최종적인 결론은 추상의 과정에 대한 올바른 조정의 중요성이다...현실태를 갈라놓는 경험의 특징들은 모두 추상물에 의존하고 있다...의식의 성장은 추상의 신장이다. 그것은 강조의 증대이다....추상을 마음속에 품을 때면 언제나, 추상에 역행하는 관계의 회복을 지향하는 보존적 기능이 작동한다. 247 의식의 그 다음 과제는 그 의식적인 영역 내의 본질적인 관계들을 찾아내는 일이다. 이것은 합리화의 과정이다....그러므로 합리화는 추상화가 의식의 영역 내에서 역전될 수 있는 한, 추상화의 역전이다. 추상적인 관념들로부터 구체적인 실재로 되돌아가기 위해 이들을 정합적으로 엮어내는 절차를 의미한다. 249 합리화는 추상의 이접 속에서 구체적인 실재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이상의 부분적인 성취인 것이다. 250

볕뉘

정역학 동역학. 벡터와 스칼라. 경험은 순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경험의 단위는 최소한의 시간폭을 갖는다. 그것을 경험의 방울이라 하자. 그것은 힘을 갖는다. 우리는 느낀다. 찰라의 경험들 속에서...우연히 그 무수한 사물들의 힘을 느낀다. 그 느낌은 마음 속에 들어와 이리저리 헤짚고 다닌다. 모든 것은 움직인다. 그 움직임의 결로 읽는 것이다. 무수한 벡터를 스칼라로 환원해서 분석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의 파고를 타는 것이다. 어디를 향해 쏠리는지. 어떻게 다가서는 것인지. 살아있는 것은 사실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지향한다. 자신의 느끼는 존재이다. 생명과 운동의 관점에서 다시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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