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교육학

[ ] 비코츠키가 유아 시기 ˝놀이˝의 의의를 특벼리 강조한 점, 본인이 장애아 교육에 종사한 점 등의 연유로 유아교육과 특수교육에서는 이미 이론적으로 큰 영향을 발휘했다. 5 ‘심리학의 모차르트, 또는 미래로부터 온 사람 6 비고츠키 교육학은 ‘인간 발달‘ 자체에 목적을 두고 논의를 집중한다. 교육학이 ‘인간 발달‘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지만 당연하지 않으며 기존 교육관을 뒤집는 힘을 준다. 9 근접발달영역 창출. 10

[ ] 나중에 아이가 성공하지 못한 움켜쥐기 동작을 전체적인 객관적 상황과 연관 지을 수 있게 됐을 때에야 비로소 아이는 이 동작을 가리킴으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동작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난다. 이 동작은 대상 지향 동작에서 다른 사람을 목표로 하는 동작으로 변하며, ‘관계를 만드는 수단‘이 된다. 움켜쥐기 동작이 가리킴의 행동으로 변하게 된다. 34

[ ] 인간의 본질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는 말을 가장 잘 설명하는 것이 비고츠키의 발달론일 것이다. 프로이크가 ‘내 안에 나도 모르는 내가 있다‘라 하면 비고츠키는 ‘내 밖에 나를 만든 수 많은 내가 있다‘라고 표현된다. 35 ‘개념적 사교력에 입각한 주체적 인간 형성; 40

[ ] ‘민주시민 양성‘ 같은 목표도 사회적 의미는 제시하지만 각 개인으로 귀결되는 인간적 가치를 제시해주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교육 목표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소양에 집중할 뿐 개개인의 실존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못한다. 41

[ ] 영유아기에 애착과 신뢰감 형성이 제대로 안 되면 이후 연령에서 분리불안과 의존적 성향이 나타나서 독립적, 자율적인 활동에 큰 어려움이 초래됩니다. 177 어린 아동은 그림을 그린 후 제목을 붙이는데 좀 더 나이를 먹은 아동은 이것이 뒤바뀌어서 제목을 먼저 붙이고 그림을 그린다. 178 놀이는 유아의 발달을 선도하고 발달의 다음 영역을 창출한다. 유아들은 놀이를 통해 자기 규제를 터득하고 대상으로부터 의미를 분리하기 시작한다. 놀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난관은 ‘자기중심적 말‘이 발달하는 기폭제 구실을 한다. 자기 규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지연능력‘, ‘자발적 주의집중‘이 생기지 않아서 학교의 학습 과정에서 매우 곤란을 겪을 수 있다. 178 사물과 낱말의 의미를 일대일의 대응관계로만 여기다가 사물로부터 낱말 의미를 분리시킬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굉장이 어려운 일인데 바로 놀이를 통해 이런 분리가 일어나 새로운 발달적 전환을 제공해주게 된다. 179 아동에게 놀이는 자발성과 자유의 영역이다. 이런 놀이의 규칙들은 외적인 물리법칙에 복종하는 규칙이 아니라 자기 절제와 자기 규제의 규칙이다. 180 비고츠키는 우리는 가상 놀이를 이차적 상징체ㅔ인 문자언어의 발달에서 주요 공헌자로 본다. 이렇게 구체적 사물로부터 그 의미를 분리해내고 놀이규칙에 종속을 통해 최대한의 즐거움을 얻음으로서 자기 규제력을 획득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직접적으로는 발달의 다음 시기인 학령기 학습을 위한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된다. 181어른과 상호작용이 축소되며 장시간의 기관 탁아, 티브이, 컴퓨터, 스마트폰 등 비대면적 매체에 대한 과도한 노출,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선행 학습의 유행 등...이런 문제들은 안정적인 정서와 인지 발달을 가로 막는다. 181 부모의 돌봄 권리와 영유아 교육기관의 질 높은 돌봄의 조건을 사회적으로 보장해주지 않으면 더 큰 교육의 위기, 발달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182

[ ] 글말은 단지 소리를 종이 위에 옮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아직 미성숙한 심리적 과정을 토대로 글말의 교수-학습이 시작되어 글말이 요구하는 심리과정의 특성에 의해 이러한 정신기능들이 글쓰기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184 입말 발달이 어느 정도 되어야 글말 발달이 가능하다...어린이일지다로 글말을 능숙하게 구사하기까지는, 즉 입말 발달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 6-8년 정도 걸린다. 186 유아기 후반은 기억이 지성의 중심이다. 즉 생각은 기억에 의존한다. 어린이에게 생각한 것을 말하라고 요구하면 흔히 ‘기억나는 것‘을 이야기한다. 187 구체적 시각적 사고가 강하기 때문에 농담이나 비유적 표현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188

[ ] 어린이 지성의 주된 토대가 주의를 기반으로 한 ‘기억‘이었다면 청소년기에 지성의 주된 토대는 사고다. 이는 엄청난 변화다. 이 시기 기억과 사고의 관계가 바뀌게 된다. 기억 의존적 생각에서 생각에 의한 기억으로 변화한다. 자연적 기억은 12세 정도가 최고조라고 한다.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자기가 본 것, 들은 것을 생생히 재생할 수 있음.) 문화적 발달을 통해 기억 기능에서 질적인 변화가 초래된다. 190 청소년기 발달의 과정에 접어들면 기억과 지성의 관계가 뒤바뀌기 시작한다. 청소년의 기억은 사고에 의존한다. 어린이가 경험적으로 지각한 이미지를 기억하고 기억을 통해 사고를 하는 반면, 개념적 사고와 추상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청소년은 지각한 것을 논리적으로 종합하여 기억한다. 즉 지각한 이미지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을 기억하게 된다. 195 비고츠키의 사례 관찰에 따르면, 정신적 병리 현상을 겪는 고등정신기능이 붕괴한 환자는 상상을 전혀 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각에 종속되어 철저히 구체에 속박된 사고를 함으로써 사고 기능에서 상상을 할 수 없다. 개념적 사고와 말이 붕괴된 환자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각에 완벽히 의존하는 상태가 된 것이다. 197비고츠키에게 있어서 상상은 특별한 상황과 활동에서만 필요하고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서적, 지적 활동 모두에서 보편적으로 필요한 것이며 누구나가 획들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된다. 그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상상 역시 기억, 주의, 지각, 의지와 마찬가지로 개념적 생각과 연결된다. 198

[ ] 우리의 지능 가운데 인간 친화 지능과 자기 성찰 지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199 비고츠키에게 진정한 저항에는 개념적 사고가 내재되어야 한다고 본다. 언더문화가 자본주의 지배체제를 극복하기 보다는 오히려 재생산하는 데 기역하는 구조적 제약 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0 집단적 활동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과 흥미는 개념적 사고, 공동의 실천의 과정을 경유하고 이 둘이 결합되어야 사회적 의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비고츠키는 본다. 201

볕뉘

‘관계‘란 주제로 읽고 있는 책들 가운데 하나다. 세상과 사회에 대한 인식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이 고스란히 내 안을 휘감아 나간다. 그래서 대부분의 문제는 실존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뫼비우스 띠나 클라인 병처럼 안과 밖이 나를 감고 돌아 통증을 겪고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저작들이 그 양자를 동시에 검토하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다. 있다면 관심받지 못하는 변두리 저작들이 ‘마르크스-실존‘, 자기배려, 윤리라는 이름으로 옹알이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저작들로 관심의 결이 움직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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