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1.

[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현직 정신과 전문의들은 DSM 분류체계에 큰 관심은 없다 51

2.

[ ] 정신의학은 과학이 될 수 있을까: 행동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그리고 행동을 일으키는 변인이 많아질수록 행동이 특정 변인과 정확한 상관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낮아진다. 고려해야 할 요인이 너무 많으면 그중 대부분은 평가가 불가능해져 추측 또는 환자의 자기보고에 맡길 수밖에 없어진다....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 코헛의 자기심리학,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은 같은 비판의 먹잇감이 된다. 72 일반적으로 정신의학은 자기보고, 추측, 문화적으로 결정된 병리학의 정의에 근거해 진단한 다음 그에 대한 생물학적 표지를 찾는다. 73 우리는 정신질환이 대유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74 불편한 곳이 어디인지,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는지, 증상이 심해질 때와 완화될 때는 언제인지 묻는다. 의사는 질문을 마친 다음 환자를 검사해 질병의 객관적 징후를 찾고 감별진단을 내린다...누구든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심근경색을 진단받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정신과를 찾아가 우울함을 호소할 경우 대부분 우울증 진단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정신의학의 의료행위는 DSM 진단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DSM 진단은 자기보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셈이다. 75

[ ]감정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감정은 세상에 대한 판단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세상과 교류하는 방식이다. 이는 그런 감정들이 불편하지 않다거나 특정 행동이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므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지는 않는다. 감정과 행동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77 의학계 곳곳에 노화방지 약물이나 장 해독제와 같은 엉터리 치료가 꾸준히 번성하고 있다. 이는 정신의학도 예외가 아니다. 77 정신의학의 의료행위는 여타 의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힘에 좌우된다. 정신의학계가 원하든 원치 않든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고, 정신과 의사에게 약을 처방받는 것이 더 저렴하다. 약물은 이제 현대 정신의학의 초석이다. 78 이제 정신의학은 다른 모든 질병과 유사하게 주로 ‘뇌에 기초하고 있는 장애‘라는 좁은 모델 안에서 운영된다. 이 모델에서 뇌가 겪는 혼란은 약물의 기술적 조작으로 개선될 수 있다..근시안적 관점은 관리의료제도, 감정 문제에 인내심이 부족한 일반인, 제약회사, 신화를 영원히 이어가려는 정신의학자의 결탁으로 유지된다. 79 과학적 의학의 목표가 질병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라면 결과를 예측하는 동시에 질병에 가장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구체적이며 객관적인 검사를 마련해야 한다. 많은 부분에서 정신의학은 과학적 의학이라고 하기엔 충분치 않다. 81

3.

[ ] 우울증 치료의 다섯가지 쟁점: 많은 연구가 우울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믿음과 신뢰, 과학적 용어로는 기대감과 위약 효과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85 심리치료의 효과가 각 치료의 특별한 기법보다는 환자와 치료사 간의 연대감, 환자가 심리치료 효과와 치료사에 대해 가지는 믿음 등 소위 ‘비특이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92 비판적 사고는 보통 사람에게는 잘 듣는 치료에 고집스럽게 저항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우울증 치료에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치료에 무조건적인 믿음을 가진 환자는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치료에 회의적이라면, 치료에 대한 낮은 기대감이 그대로 자기충족적 예언이 될 가능성이 높다....윌리엄 제임스는 ˝사실에 기반을 둔 믿음은 사실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고 ˝세상에 위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은 깊은 절망에 빠진 사람이 자살하는 것을 막고 세상에 이바지하도록 만든다. 94 그는 ˝삶은 행동과 고통, 창조로 만들어진다.˝라고 믿었다. 95

4.

[ ] ADHD, 질병과 마케팅 사이: 리탈린을 복용하는 아이가 미국인 중 300-500만에 이른다. 전 세계 리탈린 생산량 중 90퍼센트를 미국 아동이 복용한다. 99 ADHD는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소아질환인지도 모르지만, 그것의 결정적인 신경병리학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이를 도파민 부족을 판단할 생물학적 검사가 없다는 것이다... ADHD 자녀를 둔 일부 부모들은 이 약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방학중에는 먹이지 않아 약쉬는 날로 부르기도 한다. 만약 당뇨병을 원하지 않는다고 인슐린 투약을 중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연히 약 쉬는 날이 없다. 100, 101 제약회사 마케팅 부서는 아동의 약물 복용 결정을 (1) 진단이 곧 질병이다. (2) ADHD는 환경이 아닌 생물학적 요인에 기인한다. (3) 질병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106 ADHD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는 발상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다. 이런 발상은 약물이 유전자 결함에 의한 신경전달물질 장애를 고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아동에 대한 향전신성의약품 처방도 쉽게 정당화할 수 있다. 108 초파리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빛을 향해 나아가는 단순한 행동조차 수백 개의 유전자가 관여한다. 108 ‘부모와 교사가 수반성강화 기술들(가령, 점수제도, 타임아웃, 특권 제공 또는 박탈)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지원한다면, 아동들의 파괴적 행동에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 109 딜레마: (1) 부모는 수년 동안 이러한 딜레마를 겪어왔고 (2) 리탈린은 반창고처럼 단기적인 조치에 불과하며 (3) 장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족상담사를 추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만 (4) 관리의료제도 하에서는 약 처방이 쉽고 저렴하며 (5) 이 병원에서 처방받지 못하면 부모는 결국 다른 곳에서 처방받을 것이다. 111

[ ]우리는 질병을 치료하고 있는가, 아니면 일종의 경기력 향상 효과를 지닌 임시방편의 패치로 다른 사회문제들을 감추고 있는가/...틱 발병, 약물복용량, 장기 치료의 영향에 관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디스 래포포트 박사는 말한다. 111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외에도 각 학교들이 숫자와 글자 교육에 치중하는 현재의 교육 방침에서 벗어나 더 많은 시간을 예술, 음악, 체육 교육에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 111 어떤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그러한 아이들이 에너지를 해소하도록 더 많은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더 쉽고, 건강하고, 인간적인 방식은 아닐까? 112


볕뉘

0. 관심이 가는 잡지였는데 특집이 유난히 눈에 띠어 사서 본다. 생각했던 것보다 그 격차는 커 보이며 심각한 듯싶다. 질병을 확인할 수 있거나 대조군을 비교하는 툴조차 없다는 것이다.

1. 네 편의 논문은 주요한 사실들을 말한다. 기준 자체가 모호하며 재현성의 검사방법도 없는 병들이 과잉으로 진단 처분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 해결방법 역시 논의나 토론 담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ADHD 한 친구의 딸은 지금 그림공부를 하고 있는 중학생이다. 유난히 활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이 딸을 초등학교 ,2학년때 병원은 이런 진단을 해놓은 것이다. 위 논문들에서 지적한 주요한 몇가지 사실들이 염두에 두어졌으면 좋겠다. 국내 현실도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듯실다. 글에도 나오지만 윌리엄 제임스는 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그 증상을 연구와 과학으로 한 단계 올려놓은 사람이다. 믿을 수 있는 것은 많지만 나누고 믿고 어울리고 여러 관계가 증상을 완화한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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