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학 불교학과 - 소설보다 재미있는 불교 공부
정상교 지음 / 동아시아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이 출간되자마자 구입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이전부터 불교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그 때는 다소 관심이 떨어진 상태기는 하였으나 출간된 불서를 한, 두권씩 구입하던 시기였다.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인연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 말에 있었던 1차 도서 대정리 과정에서 살아남기도 하였다. 그냥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는데, 아쉽게도 재미있을랑 말랑 이라는 허무한 결과가...

 

 책은 물론 저자의 불교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는 과정부터 중간에 도쿄대학에 진학하여 본격적으로 불교학을 하게 되는 과정과, 출가한 사촌형님의 이야기, 그리고 중간에 불교와 관련된 오해에 대한 이야기와 간간히 등장하는 학술사적인 부분까지 언급한다. 이렇게 되면 이게 어떤 성격의 책인가 긴가민가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별 다섯개가 있다가 두개까지 줄어버렸다.

 

 그래도, 저자의 이런저런 수기들이 재미 나기는 했다. 조금 더 책에 대한 컨셉을 명확히 했더라면 더 재미있거나, 유익하거나 둘 다 이거나 했을텐데 싶다. 그래도 이런 형태라서 그런지 결다리 정도는 얻을 것도 있었고. 

 

 특히, 대승불교에 대한 기원의 이야기. 아직 정확한 정설은 없다지만 그에 대한 학설사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첫번째 가설은 재가자-불탑신앙에서 비롯하였다는 것으로, 도쿄대학 인도철학-불교학과의 히라카와 아키라 교수가 1968년경에 주장 했다. 내용의 요지는  재가자들이 당시 출가자들이 재가자들과 떨어진 사원에서 번쇄한 이론에만 집착되었으며, 재가자 가운데서도 출가자를 능가하는 수행능력과 지식을 갖춘 이들이 등장하자 붓다의 사리를 보관한 불탑이라는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대승'운동을 전개했고 '경전'을 창작하여 자신들의 사상을 전파해 나감으로서 대승불교와 그들만의 경전이 탄생했다는 것 이었다. 

 

  이 후 70년대를 지나 그레고리 쇼펜이라는 학자가 고고학적인 고찰을 통하여 첫 번째 가설이 맞지 않음을 지적한 것이, 초기 대승 불교 문헌에 '대승'이라는 용어가 나타나고도 수세기가 흐른 기원후 5~6세기가 되어서야 고대 인도의 비문에서 그 단어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첫번째 가설과는 반대로 대승불교라는 조직이 대 중으로 부터 폭넓은 지지가 미약했다고 보여주는 근거라 하였다. 거기다 구법을 위하여 서역으로 도달했던 여행기에서 소수의 대승이  소승과 같이 한 사원에서 기거했다는 기록을 보면 재가자가 기원론은 조금 정설에서는 멀어지는게 맞는 듯 하다.

 

 그리고, 불교의 동진에 중요한 역할이 된 것은 중앙아시아의 나라와 사람들이었다는 점도 포인트로 삼을만 했다. 알고 있었던 것의 바른 교정이나 다른 측면을 아는 것도 큰 깨달음이나 실용적인 변화를 주는게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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