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는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 해방이후의 현대사를 바라본 책이다. 개인적으로 뉴라이트 역사관에 동의하지 않지만, 뉴라이트 사관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했다는 점에 이 책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거시적으로 바라볼 때 역사관에서는 객관적 실증 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결국에는 자유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 낼 것을 역설하는 저자의 역사관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미시적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바라볼 때 대한민국의 건국주체가 이 땅에서 성장한 근대문명세력임을 밝히는 저자의 글 속에서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주체로서 중앙아시아, 북간도, 연해주 등지에서 독립군과 중남미와 하와이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이들은 대한민국의 건국에서 배제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역시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다. 때문에 이 책의 논조를 찬성하기 어렵지만, 앞에서 말한 바처럼 대중을 대상으로 뉴라이트 역사관이 무엇인가 잘 설명한 점은 인정할만하다.

위에서 말한 저자의 뉴라이트 역사관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는 다른 역사책과의 대조를 통해 다른 페이퍼에서 찾아보도록 하자...






요컨대 자유 이념에서 바라 본 역사의 발전은 타협적이며 개량적이며 점진적이며 진화적이다. 지난 20세기의 세계사를 성찰하면서 이 점을 솔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어둡고 부정적이고 정체적으로 비쳐진 대한민국의 역사가 밝게 긍정적으로 달리 해석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그렇게 재해석된 우리의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p39)

대한민국의 건국은 개항 이후 이 땅에서 성장한 근대문명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것은 성리학의 전통사회로부터 자유민주주의의 근대사회로의 이행을 말하였다. 긴 역사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의 건국은 인간들의 삶의 원리에 있어서 일대 전환을 의미하였다. 그 대전환의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건국은 사회의 혁명적인 파괴나 재편을 동반하지는 않았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온건하고 점진적인 사회개량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낡은 사회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그 속에 성장한 계층이 그대로 지배적 지위를 누려서 신생 국가에 걸 맞는 혁명적 기풍은 없는 듯이 보였다. 그렇지만 바로 그 속에 장차 한국인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인 풍요를이끌어낼 문명의 잠재력이 듬뿍 담겨 있었다.(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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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GiKim 2019-02-05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들에게 있어서 자유란 개념은 미국식 반공주의에 국한되어 있다 봅니다. 이들은 항상 자랑스러운 역사를 강조합니다. 그들이 해석한 자랑스러움이란 친일파를 앞세워 노동자 농민의 요구를 무시한 것과 유신독재의 역사입니다. 즉 북한이라는 제1의 적이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그런 전쟁의 위협속에서 버텨내 부국강병을 성취했다는 체제우월주의적 셩격이 강하죠.

그리고 이들은 역사라는 학문에서 말아야할 짓을 합니다. 북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기며 그럴 것이다 라는 가정을 세우죠. 예를들면 몽양 여운형의 좌우합작이 공산화의 길이었다는 논리처럼요.

어떻게 보면 자신들이 만들어낸 상상에 빠진거라 볼 수 있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19-02-05 14:02   좋아요 1 | URL
^^:) Nam Gi Kim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역사가 개인이 정치의식을 갖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목적의식을 가지고 역사를 이용하는 것은 역사가의 사명에서 어긋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가의 사관뿐 아니라 독자의 역사관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Nam Gi Kim 님 미국은 잘 다녀오셨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NamGiKim 2019-02-05 14:06   좋아요 1 | URL
네 미국은 잘 갔다왔습니다. 미국 동부(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턴 워싱턴 DC), 캐나다(토론토), 서부(LA, 라스베가스, 센프란시스코, 그랜드 캐년)해서 총 1개월 간의 긴 여행이었죠.

참고로 12월엔 예상치 못한일로 그리스와 터키도 갔다왔습니다. 정말 많이 놀러갔다 왔네요.ㅎ 네 호랑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19-02-05 14:24   좋아요 1 | URL
좋은 시간이었겠군요. 저도 오래전에 2개월간 미국 배낭여행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레이 하운드와 암트랙을 타고 다녔었는데 ㅋ Nam Gi Kim님 남은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NamGiKim 2019-02-05 14:29   좋아요 1 | URL
전 메가버스 이용했죠.ㅎ

레삭매냐 2019-02-07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랑케 실증 사학의 맹신적인 후예들이
우리나라 사학계를 망쳐 놓은 게
(어떤 면에서 보면 식민사학의 영향
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추의 한
이라고 생각합니다.

뉴라이트 사관 역시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겨울호랑이님도 메리 설날입니다 :>

겨울호랑이 2019-02-07 13:44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또한 극단적인 민족주의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거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현대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재웅 2023-07-31 0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오래된 글이지만 혹 답장을 받을까 싶어 댓글 답니다.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입문자인데요. 부담이 안 된다면, 편향되지 않은 객관적인 현대사 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서중석 교수님에 대해서 좌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이영훈 교수의 이 책을 사볼까 했더니, 역시나 망설여지네요. 워낙 논란이 많은 분이라..

겨울호랑이 2023-07-31 09:3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이재웅님 부족한 글을 읽고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말씀처럼 역사에 역사자의 주관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객관적인 역사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서중석 교수, 이영훈 교수 책을 모두 읽고 이재웅님께서 판단을 내리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만, 그 전에 어느정도 기준을 마련한다면 가볍게 강준만 교수의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를 읽는 것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큰 무리없이 사실 관계에 대해서 어렵지 않게 쓴 책이라 이 책으로 큰 틀을 잡으시고, 세부 내용에서 보다 깊게 들어가신다면 좋은 독서라 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이재웅님께서 역사에 관심이 많은 비전공자분이시라면 이렇게 보는 것도 좋겠지만, 만약 전공자분이시라면 학계분들의 추천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볍게 참고만 하시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모아 좋은 독서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 ^^:)

young026 2023-09-29 21:31   좋아요 1 | URL
이 책은 어떨까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1062700

겨울호랑이 2023-09-30 08:27   좋아요 0 | URL
제가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를 읽어보지 않아 책에 대한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책 소개를 보니 작가들이 생각하는 주요 지점에 대한 상반돤 관점을 안내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논점을 정리하신 후 통사를 통해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독서법이라 여겨집니다. 하나의 관점에 매몰되지 않고 여러 관점에서 역사를 보시려고 하는 노력을 응원합니다. 좋은 독서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