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모처럼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평소 동화책은 구연 동화 대회 시상 경력있는 아내가 읽기에 제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만, 어쩌다 오늘은 저와 함께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잘 읽지는 못하지만, 밥도 매일 먹으면 가끔 먹는 라면도 맛있듯 즐겁게 듣는 연의와 함께 여러 책을 읽은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그런데 아이 책을 같이 읽다보니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책을 읽을 수록 국산 애니「고스트 x볼 x」에서는 「요괴워치」가, 「터닝메카드」에서는 「포켓몬스터」의 영향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전까지 국산 애니메이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해왔지만, 오늘 와서 보니 어직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소재와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현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영세한 제작사 입장에서는 인기몰이를 한 작품의 뒤를 쫓는 편이 아마 안정적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국내 대기업들도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저렴하게 모방품을 만드는 것에 열중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렴한 모방품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동비용을 억누르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혁신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 투자보다 먼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로운 도전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보장 제도 마련, 부모의 실패가 자녀의 성공과 무관할 수 있는 공교육 강화가 진정한 혁신 성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애플생태계처럼, 수십 년을 이어온 일본의 포켓몬스터처럼, 우리만의 캐릭터 상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딸과 함께 책을 읽으며 해 보았습니다. 함께 해서 좋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읽어서 아쉬웠던 부분을 느꼈던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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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9-01-21 04: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구연 동화 대회 시상 경력이 있으시다니... 연의는 너무 좋겠네요!!

겨울호랑이 2019-01-21 06:15   좋아요 0 | URL
^^:) 네 제가 들어도 재미있게 읽으니 연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몸놀이 담당으로 고정 되었습니다. ㅜㅜ

2019-01-21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1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9-01-21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의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여름호랑이? ㅋㅋㅋ즐거운 한주 되십시오 ^^

겨울호랑이 2019-01-21 13:03   좋아요 1 | URL
카알벨루치님 감사합니다. 지금 연의는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할 때라서 아직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아빠로서 아이가 원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며 지냈으면 바라게 됩니다. 카알벨루치님께서도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019-01-25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25 1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雨香 2019-02-04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일본 만화중에 <게게게의 키타로>라고 있습니다. 원작자인 미즈키 시게루가 1960년대에 만들었는데, 일본 전역의 요괴를 연구해서 만든 작품인데요. 요괴를 연구하고 다닐때 사람들 사이에서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고 하는데, 요괴워치, 포켓몬 등이 바로 그가 해낸 연구와 작품에 기대고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 미즈키 시게루는 몇 해 전 돗토리현 요나고시에 놀러갔다가 알게 되었는데요, 전후 그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그림(만화)을 보고 그에 대해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림 중에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그림도 있었고요.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다가 팔을 잃었다고 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02-05 07:5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만화가로서 팔을 잃었다는 것은 치명적인 아픔이었을텐데 이를 이겨낸 것을 보면 미즈키 시게루는 마치 「사기」의 저자 사마천과 같은 의지를 가진 일본 요괴 만화의 선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