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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자서전 - 바람만이 아는 대답
밥 딜런 지음, 양은모 옮김 / 문학세계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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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있는 책.

밥 딜란의 자서전인데 초반 가수 시절에 겪었던 일화들과 사람들과의 인연. 자신의 음악에 대한 다소 전문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음악가(넓게는 예술가)의 창작법에 대한 내밀한 기록을 볼 수 있으니 작곡/작사희망자에게 참고가 될 듯하다.
참여예술가로 평화운동가의 대표적 예술가로 기억된 딜란은 그 스스로 그러한 이미지가 많이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그냥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고 그것을 들어줄 사람이 있으면 좋다는 바람이 자신의 음악하는 힘이고 어떤 정치적인 바람을 앞세우진 않는 다는 점을 강조한다.

번역 때문인제 딜란의 원문이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다소 뜻이 통하지 않는 문장, 문단이 있었다. 여력이 된다면 원서를 읽어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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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오랜만에 로그인 했네요. 10년 가까이 전에 많은 활동을 한 이곳에서 여러 분들을 뵈었는데 이제는 연락이 안닿네요. 혹 이 패이퍼를 보시는 제 알라딘친구분은 한말씀 남겨주시면 고맙겠어요.
모두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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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03-19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작년부터 열심히 활동하는 알라디너입니다.^^반갑습니다.

푸하 2016-03-19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새로 알게된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꿀꿀이님 서재로 놀러가겠습니다.^^

2016-03-19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0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춤추는인생. 2016-03-19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오랜만에 알라딘에 들어왔는데 안녕하세요 푸하님?
반가워요 ^^

푸하 2016-03-20 00:12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진짜 반가워요. 항상 춤추는인생님의 새벽느낌의 글들이 기억납니다. 앞으로 책읽고 공부할 생각인데 알라딘 서재를 다시 이용해도 좋겠네요. 교류이어나가요.^^

치니 2016-03-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푸하님. :) 반가워요.

푸하 2016-03-2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치니님 언제나 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어찌 지내셨는자 궁금하네요. 앞으로 다시 자주 들르겠습니다.^^

chika 2016-03-2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찾하는 1인입니다. 왠지 저는 옛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라 반가운 맘에 글 남깁니다. ^^

푸하 2016-03-20 23:57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치카님 반가워요, 웃는 루피얼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네요. 얼마전부터 원피스를 잘 보고 있답니다. 또 인사나눠요,^^

L.SHIN 2016-03-21 16: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 푸하님.^^

푸하 2016-03-2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오랜만이에요. 정말 반갑습니다. 홍대에서 곧 다시 조우해야죠? ㅎ

2017-06-13 2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6-13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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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호르몬을 그만둘 수 있으면 정말 좋겠죠. 그게 없어지면 소들이 참 잘 지낼 수 있어요. 하지만 시장은 그런 데 신경을 쓰지 않죠. 그리고 우리 경쟁자들이 그것을 쓰는 한. 우리도 쓸 수밖에 없는 거죠."-96쪽

지금 미국의 돼지들은 사실상 대부분 진짜 돼지가 아니다. 제4장에서 본 것처럼, 90퍼센트 이상이 완전 폐쇄식으로 사육되며, 한 번도 바깥 바람을 쐬지 못한 채 죽는다. 싼 먹을거리에 대한 경제적 요구와 소비자의 수요는 계속해서 돼지고기 업계를 비인도적인 길로 내몰고 있다. 윤리와 편리는 서로 영원히 화합할 수 없을까? -149쪽

연어 양식의 세 번째 문제점은 연어가 달아나는 일이 많다는 데 있다. 연어들을 잡아먹으려는 대형 어류의 공격이나 폭풍 등으로 그들을 가두고 있던 그물에 구멍이 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자연보호국'이 추정해보니 그 나라에서는 매년 50만 마리의 양식연어가 달아나고 있다고 한다. ... 이 동망친 연어들은 야생 언어들과 교미하고, 그 결과 천연 종에게 유전자 변화를 일으킨다. 그들은 또한 야생종에게 질병과 기생충을 옮길 수 있는데, 양식 종들은 그만큼이나 과다 밀집해서 사육되다 보니 그런 점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다....-183쪽

레스토랑에 가서 채식주의자가 먹을 만한 메뉴를 물어본다. 그러면 생선 요리를 소개한다. 생선을 먹으면서 스스로 채식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채식주의자'라는 말의 본래 의미는 아니고, 널리 통용되는 의미도 아니다.-194쪽

윤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 행동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의 입장에 세워야 하며, 그때 그 사람들이 어디 살고 있는지는 따지지 말아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농민들이 자기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추가 소득을 필요로 한다면, 개발도상국 농민들은 최소한의 보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또는 자녀를 겨우 몇 년 간의 기초교육 과정에 넣기 위해 추가 소득을 갈구한다. 우리는 다른 조건이 같은 이상 개발도상국 농민들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207쪽

항공 운송이 식품을 수송하는 방식 중 가장 에너지 낭비적인 방식이라면, 해로나 철로를 통하는 방식은 가장 경제적인 방식이다. 쌀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관개 시설을 사용해서 재배된다. 하지만 그것은 방글라데시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15배 내지 25배나 에너지를 많이 낭비한다. 1톤의 쌀을 방글라데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운반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는 그만큼의 쌀을 캘리포니아 주와 방글라데시에서 재배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보다 적다. 따라서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이라면 현지 재배 쌀을 사는 것보다는 바다 건너 수천 마일을 날아온 쌀을 사는 편이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주게 된다.-217쪽

"저는 생명 있는 존재를 다스릴 특허를 얻으려는, 아니면 아예 소유하려는 기업에 대해 결단코 반대해요. 그런 기업은 전통적인 농민들을 고소하고, 다만 다음 해를 위해 씨앗을 보존해두려는 행위를 범죄 행위처럼 몰아가죠. 기업으로서는 그게 돈 버는 길이겠죠.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에요. 저는 제가 가진 돈으로 투표할 거에요.-275쪽

GM물고기가 양식장을 탈출해 천연 물고기들과 교배할 때,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293쪽

GM곡물의 99퍼센트를 차지하는 유전자 조작 형태는 질병과 제초제에 강하다. 농민들이 무차별적으로 제초제를 살포해도 잡초만 죽고 곡물은 멀쩡한 유전자 조작이다.-294쪽

네슬에게는 개인의 건강보다는 윤리가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그녀는 유기농 식품의 진정한 가치는 농업 노동자들이 농약에 덜 노출되고, 동물들이 더 인도적인 대우를 받으며, 흙이 더 비옥해지고 잘 보전되며, 물에 화학비료의 유출이 덜 일어나고, 다른 환경 문제에서도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312쪽

유기농 식품이 더 비싼 이유는 부분적으로(이 책을 통해 계속 보아온 것처럼), 집약적인 산업형 농업이 숨은 비용을 남들에게 전가시키며 생산비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런 농장의 이웃사람들은 더 이상 자기 집 뒤뜰에 나갈 수도 없고, 아이들이 고향의 냇물에서 미역을 감을 수도 없으며, 농장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뿌리는 농약으로 병이 들고, 갇혀 지내는 동물들은 자연 상태에서의 삶과 조금도 같은 데가 없는 잔혹한 삶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물고기는 오염된 강물과 바닷물에 죽어 떠오르며(사람들은 그 물고기를 예전에 자유로이 잡아서 먹었던 것이다), 방글라데시나 이집트의 낮은 지대에 사는 수많은 사람이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바닷물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가장 싼 식품을 사 먹으며 어떻게든 수중에 돈을 남기려고 애쓰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그림을 보자. 그러면 공장식 농업으로 생산되는 식품은 절대로 싸지 않다.-313쪽

워싱턴에 기반한 월드워치 연구소에서 펴내는 <월드워치(World Watch)>의 편집자들은 세계 환경 문제를 다루어오면서, "개인이 고기를 먹느냐 마느냐 하는, 겉보기로는 사소한 문제"가 이제 지속 가능성 논의에서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그 이유는, "환경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동물의 고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지금 인륜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거의 모든 환경 피해, 즉 삼림 소멸, 표토소실, 청정수 부족,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사회적 부정의, 공동체 파괴와 새로운 전염병 창궐 등의 저변에 있음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338쪽

공장식 농업이 동물에게 강요하는 막대한 고통은 식탁에서 공장식 농장에서 생산된 육류를 없앨 때 느낄 식욕의 불만을 훨씬 능가한다. 더 어려운 질문은 우리가 베건 또는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가일 것이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고통을 없애는 문제와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는 것(고통 없이)이 옳은가의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 또한 동물이 어떤 도덕적 지위를 갖는지 그들을 대우할 때 어떤 윤리적 기준을 세워야 하는지도 해결해야 한다.-345쪽

죽어가면서 물고기가 얻는 고통은 물고기 음식을 피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 적어도 굳이 물고기를 먹지 않아도 충분히 식품을 구할 수 있고, 단백질을 적정선 이상으로 섭취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그럴 것이다.-387쪽

오징어, 가재, 게, 새우 같은 갑각류에다 연체동물 중 문어의 경우 고통을 느낀다고 간주해야 한다. 하지만 대합, 가리비, 굴, 홍합 등의 쌍각조개류가 고통을 느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이 조개류들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될 때는, 그것들을 먹지 않을 그리 뚜렷한 윤리적 이유는 없다.-387쪽

"로컬푸드를 사라. 단 제철 농산물인 경우에. 그러면 대체로 좋다. 하지만 때로는 수입산을 사는 편이 더 윤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390쪽

먹을거리에 대한 타당한 윤리적 접근은 이렇게 자문하는 것이다. 내가 이 음식을 먹을 때, 먹지 않을 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의 먹을거리 선택은 나와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런 자문에 스스로 답하면서, 자신의 개인적 이해관계를, 심지어 편리함 등을 고려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런 고려가 남들의 중요한 이해관계를 도외시할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광신도가 되지 않고도 윤리적 인간이 될 수 있다.-3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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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 김현의 일기 1986~1989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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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는 ‘일 주일에 두 권은 읽어야 한다.’라는 나의 다짐과 강박을 다시 생각하게 한 좋은 책이다. 그는 단어와 구절과 ‘구두점’①의 조합을 통해 내밀한 사유의 편린②들을 이리 저리 엮어 펼쳐놓는다. 그의 일기는 시와 소설에 대한 촌평을 많이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읽은 시와 소설에서 나타난 저자의 ‘도저한 허무주의’에 깊이 감응한다.(그의 일기는 1989년 12월 12일에 끝나고, 그는 이듬해 6월에 영면한다. 일기의 전반에서 임박한 죽음을 감지한 저자의 성찰이 스며 나온다.) 그래서 그의 독서일기는 눈으로 쉽게 훑고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한자 한자 음미하고 곱씹고, 혀를 움직여 발음해 봐야 의미가 살아나는 글들이 여럿이다.(일기는 자기에게 하는 입말의 형태를 띠니까.)
 그것은 ‘일기답게’ 이런저런 설명 없이 핵심에 직접 들어가는 서술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그의 독서일기는 읽는 이에게 친절하지 않다. 그의 글은 독자로 하여금 능동적인 노력으로 ‘문장들 사이의 침묵’(30쪽)③에 들어갈 것을 은근히 그리고 매력적으로 권하고 있다.


 ①책에서 발견되는 그의 평론가다운 어법하나: 쉼표를 이용해서 수식어를 나열한다. 그런 방식으로 한 단어의 여러 속성을 중첩시키고 결합시킨다. 그는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돋을새김 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한다. 평론가(문학인;작가)는 우리말을 아름답게 하는 역할을 한다!
 
②그는 이쁜 여자의 젖가슴에 반응하는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고, ‘급작스런 설사병에 괄약근을 잔뜩 오므리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③6.16일의 일기를 옮기면, “자기가 쓴 글들을 읽을 때마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거리가 매우 멀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문장들 사이의 침묵이 점점 무서워진다.”
 
 몇 가지 생각들...

“1988. 8. 2. ...  박정희가 권력을 잡은 이후부터 단 하나의 담론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었다: 우리는 잘살아야 하고, 잘살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전제가 붙는다. 물질적으로 잘산다는 것을, 그는, 그냥 잘산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물질적으로 조금 부유해졌다고, 과연 잘사는 것일까? 그는 물질을 올리고, 정신, 신앙, 문화를 낮춘다. 정신적인 가치는 물질적 가치에 종속된다. 언제까지? 다 피폐해져서, 물질적 쾌락만 남을 때까지? 그는 상징적인 히로뽕 판매자였다!”(167쪽)

1. 김현의 어법을 흉내내면...
“free trade agreement 시대에 단 하나의 담론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다. 우리는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하나의 제한사항이 붙는다. 그 자유는 거래의 자유라는 것을 그들은, 자유가 완성된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거래를 자유롭게 한다고, 과연 자유로운 것일까? 그들은 자유의 한 가지 형태인 거래의 자유를 올리고, 다른 자유들을 낮춘다. 정신적인 가치는 물질적 가치에 종속된다. 언제까지? 다 피폐해져서, 물질적 쾌락만 남을 때까지? 그들은 상징적인 히로뽕 판매자다!”

2. 20년 정도 지난 김현의 일기는 인문학자의 시대인식과 비판의 핵심이다. 그때는 IMF이전의 시대이고, 80년대 중후반의 3저호황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지금보다는 물질적으로 풍족한 시대였다. 그래서 그 당시 미래를  ‘다 피폐해져서, 물질적 쾌락만 남을 때까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미래에도 물질적인 풍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 그는 IMF와 신자유주의, FTA 등... 한국사회가 물질적인 풍요조차 이루기 어렵다는 현실까지 예상하진 못한 것 같다. 일부 계층(계급일까?)은 물질적 가치만 남을 때까지 쾌락을 추구할 수 있고, 그에 비해 좀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은 물질적 쾌락만이라도 성취하려고 시도하다가 결국 못 이룬다. 물질의 풍요에 취해서 정신, 신앙, 문화를 낮추는 게 아니라, 물질적 욕구불만에 허덕일 뿐이다.(1)  물질적 쾌락이라도 다오...라고 외치는 시스템의 담지자들...

 
(1)강준만의「인간사색」의 어딘가에서 나오는 언급: 걸어 다니는 사람이 사륜마차 타고 다니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보다. 이륜마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사륜마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더 부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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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쉼표를 이용해 수식어를 나열하는 방식은 김훈의 글쓰기에서도 자주 보이는데
이 방법이 어떨 땐 단절을 가져오기도 해요.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자주 쓰는 건
별로라고 전 생각하지요. 문장과 문장의 거리에 대한 생각은 저도 종종 하는데
행간의 의미이기 이전에 문장의 결속력, 의미의 결속력, 사유의 결속력이라고
생각해요. 거리를 너무 두면 독자가 어려워지고 너무 가까이 두면 구질구질해지는
뭐랄까,, 쉽지 않은 조절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문장과 문장 사이의 침묵,
생각하다 갑니다.. 봄날, 좋은책 많이 읽고 계시네요. ^^

푸하 2007-05-07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장관을 댓글로 남기시니 그 무게에 제 글이 휘청대는군요. 성찰의 글 고마워요. 댓글로 묻히기엔 아까운 관점이니 따로 페이퍼를 쓰시거나 댓글을 페이퍼로도 게시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유의 결속력이라는 말씀 정말 적절한 표현이에요. 생각을 표현한 문장은 '마침표'로 마침을 하지만 생각의 흐름은 중간에 마침표가 드물고, 가느다란 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생각과 글은 형식상 어긋남이 존재하고, 이러한 글과 생각 사이의 불일치의 긴장을 어떻게 해소할까?가 글쓰기의 어려움의 하나인 것 같아요. 생각의 이어짐을 어딘가에서 끊어야 하다니..... 그러고 보면 말로 표현하는 것은 생각에 대한 공격이 되기도 할 것 같아요.. 모든 글 쓰는 자는, 아니 언어로 소통하는 모든 사람은 생각과 글의 일치를 추구한다는 잠정적인 정식화를 할 수 있겠어요. 천의무봉의 말하기와 글쓰기.
그리고 말씀을 들으니 글쓰기는 독자와 자아의 거리의 유지에 관한 중용의 실천인 것 같아요. 마크하는 수비수의 거리를 재는 날카로운 슈터의 감각처럼.
근데 글쓰기는 참 어렵군요.(지금 댓글을 쓰는데도 ‘나’의 생각을 문자로 박아서 전하는 게 이리도 어렵다니....ㅠㅠ ^^:) 여러 생각이 이어지지만 내일의 돈벌이를 위해서 잠시 마침표를 찍어야겠어요.
참, 요새 저는 만나는 책마다 좋은(일반적으로 좋고 나와도 코드가 맞는)책이에요. 글을 읽으며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있어요. 좋은 경험은 표현의 욕구도 낳는데, 적당한 언어가 생각나지 않아 살짝 욕구불만이에요.

프레이야 2007-05-0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전 언제나 이렇게 깊고 진중한, 그러면서도 겸손한 사유를 풀어내는 님이
참 좋습니다. 저의 간단한 댓글에서도 깊은 이해와 공감을 풀어내시다니요.^^
독자와 자아의 거리 유지, 그것에 대한 중용의 실천이란 말이 오늘 제게 또하나의
숙제를 안겨주네요. 중용! 지나치지 않음. 그러면서도 변화무쌍의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함. 그런 걸 생각하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제대로 글쓰기는 말하기만큼이나 쉽지 않아요. 모두 소통을 목적으로 둔다는
점에서요. 힘찬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래요.
댓글엔 추천을 못 달아드려 아쉽네요.ㅎㅎ

푸하 2007-05-0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 들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새로 나온 이 두 책을 봐야겠어요.^^; 배혜경 님도 좋은 한 주되시길 바래요.

 
평화는 나의 여행
임영신 지음 / 소나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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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은 것들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하며 세상을 살고 있다. 오해를 하고 아무런 말도 안하고 표시도 안하면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다. 그렇지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관계맺음이 기본이 되는 이 세상에서 외따로 존재하는 것이 있을까? 인간은 어느 방식으로든 서로를 해석하고 이해한다. 인간의 존재조건이기도 한 관계맺음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평화는 나의 여행」을 읽는 동안 내가 세상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몇 가지가 깨져갔다.

임영신 님의 여행은 오해를 넘어서 수많은 상처를 서늘하게 간직한 장소를 밟아나가며 진실을 찾아나서는 여행이다. 이라크 바그다드, 레바논, 필리핀의 민다나오.... 임영신 님은 기아와 죽음, 전쟁, 테러로 기록되고 알려지는 곳에 스며들어 사람들의 모습과 일상을 그리고 사랑을 살려낸다. 먼 타국에서 온 여행자가 한 밤중에 보이지 않자 다급한 마음으로 밤거리를 헤매었을 수아드 아주머니, 이라크를 떠나지 못해 주저하고 안타까워하는 저자에게 열두 살 먹은 이라크 소년 로네는 서투른 영어로 우리는 괜찮다며 걱정을 해준다. 그들에게 타국의 여행자는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니다. 지은이는 이라크사람들의 숨결과 표정과 체온을 나눈 경험을 전한다. 멀리서 책을 읽어가는 나에게도 수아드와 아하메드, 사바는 더 이상 뉴스의 1단짜리 기사에서 단지 사망자, 부상자로서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이라크사람들’이 아니다.

‘평화’라는 낱말을 요모조모 뜯어보고 생각해봐도 그 의미가 잘 안 떠오른다.  나에게 평화는 항상 구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핏빛 참상을 내뿜는 뉴스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곤 한다. 얕은 고민이지만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들 앞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이다. 죽음과 죽음이 얽혀 들어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시점에서 더욱 짙어지는 폭력과 학살에 대해 내가 무엇을 말할 수 있으며 어떤 판단을 해야 할까? 전쟁의 서늘한 기운이 차오르는 이라크의 저녁 강가에서 젊은 부부는 이렇게 말한다. “다시 전쟁이 온다 해도, 폭탄이 쏟아진다 해도 이 강가에 와서 물을 끓이고 차를 마실 거예요.” 시급을 다투는 앰뷸런스의 앵앵거림 속에서도 일상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는 이슈가 아니라 삶이 지속되는 것이다. 나와 다르지 않은 삶이 있다는 것 평범한 진실을 새삼 깨닫는다.

지금의 사회는 돈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의 것을 살 수 있는 사회다. 돈이 지위와 안정된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지금의 사회에서 평화여행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지은이가 프랑스의 어느 공정무역 가게주인 분에게 들은 이야기가 실마리가 된다. “.......하루에 손님이 열다섯 명쯤 오는데, 물건을 사가지요. 손님이 많지 않고 머무는 시간이 기니까 제품에 대해서, 어디서 만들어지는지 누가 만드는지 이런 걸 설명해 드릴 수 있어 좋아요. 저도 손님도 인간적인 거래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손님들이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는 기쁨을 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구요.” 어쩌면 공정무역이 지향하는 것과 평화여행이 지향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올바른 관계성을 세우려는 노력인 것 같다. 물건 하나에 그것을 만든 사람의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면 그건 더 이상 단 돈 얼마내고 책임이 끝나는 ‘상품’일 수는 없다. 내가 먹는 음식이 대부분은 외국산이고 입는 옷의 원료도 사는 집의 재료도 외국산이 많다고 한다. 나는 생각을 못해왔지만 이렇게 세계의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온 것이다. 이렇게 관계를 맺으면서도 그러한 관계를 모르는 것이 어쩌면 내가 보기 싫고 외면하는 그런 현실이 바뀌기 어려운 원인이 아닐까?

 

 

 

 

 

***  '책 읽기 모임' http://cafe.daum.net/nbychungsan 의 1월달 책인데. 저자가 오셨습니다. 저자(임영신 님) 앞에서 저의 '낭랑한'(사실 좀 쇠소리, 갈라지는 소리가 있었지만...^^;) 목소리로 읽은 발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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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0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카페에 가보았습니다. 종종 들를 것 같아요.
발제문, 역시 진솔하니 깊은 맛이 있습니다.

비로그인 2007-02-03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님 글도 참 평화로와요.

푸하 2007-02-03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 님, 진솔하게 약점을 드러낸 것 같아 올려놓기 망설였습니다.^^; 제 발제문 보다는 그 카페의 존재를 아시게 되고 종종 들리신다니 저도 좋습니다. 멀리 계셔서 실제 모임에서 만나기 어렵겠지만 족적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유 님, 제가 위 책을 읽을 때 한참 고민을 하고 있던 때거든요. 우연히 집어든 책인데 어려운 가운데 잠시 여유와 평화를 느끼게 해주었던 책입니다. 저의 독후감이 평화롭진 않은 것 같은데, 평화를 발견하셨다니 아마도 평화로운 관점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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