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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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동안 참 쓸쓸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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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7-11-14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왜 쓸쓸해질까요. 제목에서는.. 쓸쓸함을 달래줄 것 같은데.. :) 멋진 제목이네요.

웽스북스 2007-11-14 01:00   좋아요 0 | URL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닌 것 같아서, 그랬달까요 -_-
암튼 제목에 낚였어요 ㅋㅋㅋ

얼음장수 2007-11-1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쓸쓸했다가 시간이 좀 지나서 떠올려보니 포근해지더라구요.
나만 외롭고 쓸쓸한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랬달까요^^

웽스북스 2007-11-18 19:25   좋아요 0 | URL
전 그래서 더 쓸쓸해졌어요 ^^
 
고수 빠진 승부

 

제 글에 달아주신 메피님의 덧글을 보면서
이걸로 이벤트를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1000힛때 이벤트를 해보고 싶었는데
저도 모르게 쓱~ 지나가버렸거든요 ^^;;

알라딘 생활 3개월(? 맞나?)만에 첫 이벤트입니다~!


이 글에 트랙백으로 연결된 글을 보시고
거기에 언급된 영화 밀양,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을 맞혀주시면 됩니다
원글 말고, 여기에 달아주세요 ^^

모두 올해 2007년 개봉했던 영화구요
정답은 아래 덧글로 달아주세요
도전 기회는 여러번이고, 매 도전마다, 제가 정답이 몇개인지 알려드릴 셈입니다 ^^

서로서로의 덧글이 힌트가 될 수 있도록
비밀 덧글은 사절,이구요 ^^

가장 먼저 맞혀주시는 분께
요 옆에 편파적 별다섯,에 있는 책, 혹은
제 리뷰 폴더 '2만번의 진심' 에 있는 책 중 한 권을 배달해드리겠습니다 ^^



* 아 죄송해요- 제가 얼빵해서 이런 착각을,
일본영화는 일본을 배경으로 한 우리나라 영화인데요
제가 CQN에서 이 영화를 봐서 아무생각 없이 일본영화라고 생각해버렸네요
이제 퀴즈가 좀더 쉬워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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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7-11-12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일랜드 영화는 원스 맞는 것 같고 ㅎ
독일 영화는 타인의 삶인 듯.
일본 영화는 카모메 식당?
중국 영화는 스틸 라이프?
찾아보니 중국영화 올해 개봉한 거 몇 편 안되요 ㅎㅎ

웽스북스 2007-11-12 22:36   좋아요 0 | URL
아슬아슬 정답은 두개에요 ^^
스틸라이프는 아슬아슬탈락~
(지아장커감독님을 이런 취급하다니 ㅋ)

라주미힌 2007-11-12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모메 식당
원스
여름궁전
타인의 삶


이거에요.

웽스북스 2007-11-12 22:41   좋아요 0 | URL
아, 라주미힌님, 정답은 세개인데요-
흠, 생각해보니 일본영화가 일본영화가 아니에요 ㅠㅠ
일본을 배경으로 한 우리나라 영화,네요
이런 얼빵한, 일본을 배경으로 했다고 일본영화라고 생각해버렸어요-

(여름궁전을 이렇게 빨리 맞히시다니 ㅠ)
카모메식당은 8위나 9위정도에요, 막이러고 ㅋㅋㅋ
올해 영화를 너무 안봐서 좋았던 영화가 몇개 안되요~

라주미힌 2007-11-12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을 건너는 사람들...

이런 영화도 있었군용...

이매지 2007-11-12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스, 타인의 삶, 여름궁전,
일본을 배경으로 한 우리 영화라는 건 -_-a
첫눈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Mephistopheles 2007-11-1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이벤트 발생에 지대한 공을 세운 저는 이미 물 건너간 이벤트군요..ㅋㅋ

웽스북스 2007-11-12 22:50   좋아요 0 | URL
메피님, 아직 물 안건너갔어요^^

웽스북스 2007-11-1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관건은 일본영화, 아니 우리나라 영화, 아직 정답은 안나왔어요
강을 건너는 사람들은 아직 개봉 안한듯 한데요? 저도 처음듣는 영화입니다 ;ㅋ

라주미힌 2007-11-12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다 어려워 ㅎㅎㅎㅎ

웽스북스 2007-11-12 22:57   좋아요 0 | URL
앗 라주미힌님이 어렵다 하시면 ㅠㅠ
정답 나오는 거 보고 책읽으러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책읽고 다시와야겠어요 ㅎㅎ

이매지 2007-11-12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요거 헷갈리네요 -ㅅ-a

이매지 2007-11-12 23:02   좋아요 0 | URL
우리 학교로 바꿀래요-

웽스북스 2007-11-12 23:39   좋아요 0 | URL
우후~ 이매지님 정답이에요~~ ^^
게시부터 답이 나오기까지, 1시간 4분 걸렸네요
읽고 싶은 책 말씀해주세요~

순오기 2007-11-13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말한 영화들~~~~~ 하나도 못 봤다.
트랙백 글에 나온 디워, 화려한 휴가, 밀양은 봤다~ ㅎㅎ ^^

웽스북스 2007-11-13 12:29   좋아요 0 | URL
제가 서울 근처에서 생활한다는 게 그나마 좀 다행스럽다고 느끼는 건, 저런 영화들 때문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개봉관이 한정돼 있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라 순오기님께서 못보셨나봐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어둠의 경로로?) 꼭꼭 보세요!

마노아 2007-11-13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우리 학교였군요^^

웽스북스 2007-11-13 12:28   좋아요 0 | URL
네네 우리학교였답니다, 흐흐흐
이 영화 보면서 혼자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같이 보던 애들이 근데 넌 도대체 왜우니? 막 이랬다는 ㅠ

그러게요, 혼자 저는 또 왜 질질 울었을까요 ㅋㅋ
절대 잘 우는 스타일 아닌데 말이죠

다락방 2007-11-13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우리 학교를 제가 막 쓰려고 스크롤을 내렸더니 정답이 나와버렸군요. 흑 ㅜㅡ

웽스북스 2007-11-13 12:27   좋아요 0 | URL
히히 다락방님은 역쉬~ 한번에 알아보셨군요
우리학교 참 좋죠 ^^

다락방 2007-11-13 13:00   좋아요 0 | URL
앗. 보지는 않았어요 ^^;;

웽스북스 2007-11-13 19:07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기회가 되면 꼭 보세요, 정말 좋아요 이 영화 ^^

2007-11-13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3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3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3 1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매지 2007-11-1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홍. <밤의 피크닉> 아직 안 샀는데 그걸로 할래요 ㅎㅎ

2007-11-13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1-13 10:27   좋아요 0 | URL
에이 비싼 거 고르시지~ ㅎㅎ
곧 날라갑니다~! ^^

마늘빵 2007-11-13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 뭐지 왔더니 끝났네. -_-

웽스북스 2007-11-13 12:26   좋아요 0 | URL
좀 신속히 쉭쉭~ 끝났어요 ㅎㅎ

무스탕 2007-11-1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이런... 뻬빠 읽다 쫒아와보니 벌써 파장이네요..

웽스북스 2007-11-13 19:07   좋아요 0 | URL
흐흐흐 무스탕님 다음 기회엔 꼭! ^^
 


예전에 몸담고 있던 (지금은 눈팅만 하는) 네이버 서평단 북꼼에서 우수 리뷰어로 선정된 적이 있었다. 그 때 친하게 지내던 누군가, 내게 소감을 물었고, 나는 별로 기쁘지 않다,고 답했다. (물론 북꼼의 우수리뷰어가 소감을 답해야 할만큼 대단하고 비장한 그 무언가는 물론 아니다, 그냥 재미로 물어봤던 거였다) 

당시 나는 그 책이 싫은, 아쉬운, 이유를 열심히 쓰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도 아니었고, 그 책으로 우수리뷰어에 뽑히는 게 그다지 영예스럽지도 않다 여겨졌다. (실은 그 책과 함께 선정됐던 다른 책을 더 좋아라했었다, 나는- 그 책은 읽느라 살짝 고역스러운 책이었다- 그 이후 우리는 안좋은 책의 리뷰를 써서 우수리뷰어로 뽑혔던 사람들끼리 '간신나라 충신' 클럽을 만들었었다) 

하지만 진짜 기쁘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 때는 북꼼의 새로운 기수가 시작된지 5개월 남짓 지났을 때였고, 북꼼에서는 한 기수에 우수리뷰어로 선정된 전례가 있는 사람들은 다시 선정하지 않는 문서화되지는 않은 관례가 있었기에, 그 때는 이미 '뽑힐 사람은 다 뽑힌' 상태였다. 그러니, 내가 우리 문학동에서 정말 리뷰를 잘 쓴다고 생각하고 제일 먼저 읽어보는, 좋아하던 리뷰어들은 이미 한번씩 다 우수리뷰어가 됐었고, 정작 내가 뽑히던 때에는 그들이 다 빠져나간, 즉 진짜배기들이 빠져나간 뒤였다. (승부라고 하니 어쩐지 좀 비장하긴 하지만) 물론 그 가운데서도 '가장 우수했다고' 뽑아주신 건 감사하지만 그건 엄밀히 말한 '최우수' 상은 아닌 셈이였다.



이창동 감독이 청룡 영화상 작품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는 것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물론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말이다. 검색해보니 예전에 오아시스 때에도 청룡영화상 후보를 거부한 전력이 있다.

올해 나는 작년에 비해 그리 많은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제일 좋았던 영화 다섯편을 대라고 한다면
일본영화 한편, 중국영화 한편, 독일영화 한편, 아일랜드영화 한편, 그리고 '밀양' 을 꼽을 것이다

제일 좋았던 영화 네편을 대라고 한다면
일본영화 한편, 중국영화 한편, 독일영화 한편, 그리고 '밀양'을 꼽을 것이다

제일 좋았던 영화 세편을 대라고 한다면
일본영화 한편, 독일영화 한편, 그리고 '밀양'을 꼽을 것이다

제일 좋았던 영화 두편을 대라고 한다면
독일영화 한편, 그리고 '밀양을 꼽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만 대라고 한다면, 고민고민하다가 나는 '밀양'을 꼽을 것이다

누군가 내 개인적인 취향이라 치부해버릴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영화를 많이 보지 못해서 그런지, 나는 올 한해 밀양을 뛰어넘는 영화를, 더욱이 한국 영화를 만나지 못했다. 올 한 해가 거의 저물고 있으니, 이변이 없는한 계속 그럴 것이다. 그래, 디워도 못봤고, 화려한 휴가도 못보긴 했지. 못봤는지 안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들이 밀양을 뛰어넘는 영화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 두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다 하더라도 내 생각이 변할 것 같지도 않다.

올해 내가 봤던 한국영화 중 두번째로 좋았던 영화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플란다스의 개,를 선택하겠지, 하지만 그건 올해 개봉한 영화가 아니잖아!

그러므로 기사를 접하면서 올해 청룡영화상은, 어떤 작품이 받게 되든, 그리 영예롭지 못한 상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청룡영화상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될 작품을 만들 깜냥 역시 되지 못하긴 하지만, 같은 입장이었어도, 나 역시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긴 하다. 아, 도무지 세상은 소신을 보일 기회를 주지 않는단 말이지



ps

혹시나 내가 만나지 못한 밀양을 뛰어넘을 만한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에게 심심한 사과의 마음을 전하며, 하지만 없으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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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처음으로 해보는 이벤트~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7-11-12 21:58 
      제 글에 달아주신 메피님의 덧글을 보면서 이걸로 이벤트를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1000힛때 이벤트를 해보고 싶었는데 저도 모르게 쓱~ 지나가버렸거든요 ^^;; 알라딘 생활 3개월(? 맞나?)만에 첫 이벤트입니다~! 이 글에 트랙백으로 연결된 글을 보시고 거기에 언급된 영화 밀양,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들을 맞혀주시면 됩니다 원글 말고, 여기에 달아주세요 ^^ 모두 올해 2007년 개봉했던
 
 
Mephistopheles 2007-11-1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영화 한편, 중국영화 한편, 독일영화 한편, 아일랜드영화의 제목이 뭔가요?

웽스북스 2007-11-12 22:02   좋아요 0 | URL
맞혀보세요~!
어 이런걸로 이벤트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

마노아 2007-11-1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님의 글을 보면서 참 좋게 보았던 영화 밀양이 더 애틋하게 가슴에 박힙니다. 글을 맛있게 쓰셨어요. ^^

웽스북스 2007-11-12 21:49   좋아요 0 | URL
어머, 감사합니다 ^^ 마노아님도 역시 밀양이 제일 좋았던 건가요?

이매지 2007-11-12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네이버 북꼼에서 한 번 받은적있는데
별로 기쁘지는 않았고 그저 책쿠폰이 생겼다고 낼름 질렀던 기억이 ㅎㅎㅎ
저 아직 밀양 안 봤는데 봐야겠군요 :)

웽스북스 2007-11-12 22:2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책쿠폰, 고거이 달콤한 것이죠- ^^

마늘빵 2007-11-1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북꼼 하루 지각해서 짤렸어요. :) 씨익. 그래도 괜찮아요. 제가 좋아하는 책은 안왔거든요. 그래서 다 누구 주거나 쌓아놨다 방출하려고 대기중이에요.

웽스북스 2007-11-13 12:30   좋아요 0 | URL
앗 그런 과거가 ㅋㅋ 아프락사스님은 어쩐지 5동이었을 것 같은데요~ 혹시 초창기 멤버였다면, 간신나라 충신 배출 책 제 1호인 '야구의 물리학'도 보셨었나요? ㅋㅋㅋㅋㅋ

마늘빵 2007-11-13 16:50   좋아요 0 | URL
그거까지 한거 같기도. 그거 막 혹평을! :)

웽스북스 2007-11-13 19:05   좋아요 0 | URL
ㅋㅋ 역시 5동이셨군요- 5동 출신들이 '아직도' 목에 핏대를 올리는 최악의 책이에요 ㅋㅋ

무스탕 2007-11-1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양 보면서, 보고 나서도 한동안.. 계속 답답했던 가슴이 떠올랐어요.
그렇다는건 좋은 영화로 기억이 남은게 아닌건가? 그건 아니에요 ^^

웽스북스 2007-11-13 19:06   좋아요 0 | URL
그죠, 무스탕님 저도 그랬어요
영화를 볼 때보다, 보고나서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것들이 결국 이 영화를 최고로 꼽게 만들어요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달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장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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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1-1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처음 이 시 봤을때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난감했던 추억이... ^^

웽스북스 2007-11-12 12: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흐흐흐 순오기님도 그러셨구나
 



음 그러니까, 이게 핑계를 대자면 한도끝도없는데, 이건 청소잘하는 T군 핑계를 대는 게 제일 적절하고 그럴듯해 보인다. 오늘은 교회 대청소날, 그런데 청소잘하는 T군이 급성 인후염으로 낯빛이 안좋다. 이번 주 내내 그랬단다. 그래서 청소잘하는 T군은 청소를 안하고 집으로 갔다. 그러니 대청소를 땡땡이치고 회사로 일을 하러 가려고 하던 내가 계획을 완수할 경우 너무 미안해지는 상황이 오는 거다. 사람 수 적은 교회를 다니다 보면 한사람 한사람이 참 크다

그렇지만 이건 꼭 T군 때문만은 아니다. 실은 어제 일을 하고 집에 오기 전, 오늘 회사에 오지 않아도 될 정도의 조치는 해놓고 왔었다. 그러니까 완벽한 조치가 아니라, 굳이 가지 않아도 월요일날 죽지는 않을 정도로 해놨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도 회사에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면서도 내심은 회사에 안갈 결심을 어제부터 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T군은 내게 구실을 만들어줬을 뿐이다. 세상에나! 힘든 대청소가 출근보다 낫다니, 난 역시 머리를 쓰는 일보다는 몸을 쓰는 일 체질인가보다.

그러니까 오늘까지 회사를 간다면 이번 한주 난 죽을지도 몰라,라고 혼자 끊임없이 생각을 한거다. 하루도 못쉰다니, 말이 돼? 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주말근무는 정말 우울한 것이구나, 혼자 있고, 조용하고, 집중도 잘되고, 일도 잘되고, 음악도 크게 틀어놓을 수 있어,라는 수많은 장점을 상쇄하는 단 하나의 단점, '그래도 출근하지 않는 게 더 낫다' 이거 써놓고 나니 싱글의 수많은 장점을 상쇄하는 커플의 단 하나의 장점 '그래도 커플이 낫다' 같구나.

그래서 예배를 드리며, 대청소 후 집에 돌아와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리스트업을 했는데, 오우! 너무 많은 것이다. 그래, 난 회사에 갈 수 없어. 회사에 계신 과장님께 전화를 걸어 친절하게도 폴더 위치 하나하나 설명해가며 파일을 보내달라고 했다. 그리고 대청소를 하고 집에 왔다. 그런데, 실은 아무것도 안했다. 하하하. 파일도 안열어봤다. 그리고 11시다- 너무 아무것도 안한 것 같아 스스로에게 미안한 마음에 한 거라곤, 집.청.소. 아아, 몸쓰는 일 체질이야 역시 ㅠㅠ

급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아, 실은 이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불안증, 조급증이 장난이 아닌 거야. 아무리 월요일이 오는 게 싫다고 해서, 잠들고 나면 바로 월요일인 게 아쉬워서 일요일날 잠을 자지 않더라도 월요일은 오니까. 잠들지 않은 만큼 그저 더 피곤할 뿐이니까, 일찍 자버릴까,라고 생각하지만- 아!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렇게 아무것도 안해놨을 수가 있는걸까. 고스란히 내일로 넘어가는데, 이 월요병, 아무래도 너무 고질적이고, 오래간다. 그러고보니 지난 주에도 월요병 관련 글을 썼잖아- 지속되는 월요병은 곧 사표를 내야 할 징후라는데 말야


   
 

그저 너의 삶이 그런 시기에 도달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넌 지금 스테이지 1의 문턱에 서 있는 거야. 그래서 이 세상이 너구리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 거지. 방법은 한 가지야. 너구리인채로 도망을 다니거나, 아니면 쉽게 너구릴 포기하거나.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 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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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12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뭉크의 절규 표정으로 페이퍼를 쓰고 있으실 것 같다는...느낌이..

웽스북스 2007-11-12 01:08   좋아요 0 | URL
실은 너무 징징거려서 좀 민망한 마음으로 썼어요- ㅋㅋ 그러면서 굳이 또 저렇게 쓰고야 마는 건 무슨 심보인지 ㅋㅋ 뭉크 절규 표정까지는 아닌데, 제 심장은 뭉크 절규였어요- 세상에 절규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회사가기 싫다며 절규하는 제 자신이 참 소소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하고 그래요 ㅋㅋ
할일을 하나 해놨어요 결국ㅋ 그래서 지금은 좀 살 것 같아요 ^0^

무스탕 2007-11-1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요일에 회사 가기 싫지요... --;;
월급을 주급으로 나눠서 월요일에 주는 시스템이면 좀 기분이 좋아질까요? ^^*
웬디양님. 좋은일만 가득한 월요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웽스북스 2007-11-12 12:56   좋아요 0 | URL
그럼 정말 '월급이 마약'인 거네요- ㅎㅎ 아니 '주급이 마약'인가요?
그 나름의 매력이 있겠지만, 흑! 좀더 근본적인 변화 ㅠㅠ

다락방 2007-11-1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어여쁜 웬디양님을 불러내어 소주 한잔 따라주고 싶어지게 하는 그런 글이로군요. 자, 웬디양, 내 술을 받으세요. 여기, 이 안주도 먹어봐요. 훌쩍훌쩍 마시고, 꼭꼭 씹어가며 우리 회사를 씹고, 일을 씹고, 남자들을 씹어보아요, 라고 말하면서 말이지요.

얼쑤~

Mephistopheles 2007-11-12 12:30   좋아요 0 | URL
나두나두 껴주세요 하다가.."남자들을 씹어보아요," 이 부분에서 뻘쭘.

웽스북스 2007-11-12 12: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다락방님! 전 소주말고 산사춘이 좋아요~!
메피님~ 뭘 그런 걸로 뻘쭘해하고 그르세요~ ㅋㅋ

순오기 2007-11-1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난 월욜병 안 걸릴려고 월요일만 쉬어용~ㅎㅎㅎ
월요일 하루 땡땡이 치는 즐거움으로 일주일을 거뜬히...

웽스북스 2007-11-12 12:56   좋아요 0 | URL
어어 그럼 순오기님은, 화요병?
아니, 순오기님은 긍정적인 분이셔서 ^^ 월요병도 화요병도 없을 것 같아요~

2007-11-12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12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음장수 2007-11-12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월요일 하루를 개운하게 쉬었어요.
주말내내 근무 선 거에 대한 보답으로다...
일요일 서울도심 집회 때문에 지난주 내내 시달렸더니, 웬종일 잠만 잤네요.
박민규를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웽스북스 2007-11-12 19:33   좋아요 0 | URL
헤헤헤 하필 어제 저 부분을 좀 다시 훑어볼 일이 생겼어요 ^^
예전에 읽었을 때는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가 좋은 지 잘 몰랐었는데
다시 보니 어찌나 제가 너구리같던지요 흑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