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 염상섭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3
염상섭 지음, 정호웅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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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는 흔히 조의관 조상훈 조덕기라는 일제시대 부르주아 가정의 이야기라고 배워왔지만 이십여년만에 재독했더니 신기하게도 그들은 주인공이 아니었고 오히려 이 작품은 김병화와 홍경애 중심의, 영화 암살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첩보극같이 보였다. 뭔가 항상 새 것만 찾는 일의 부질 없음을 느끼고 있는 요즘, 그런 생각을 새삼 북돋는 독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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ヰタ·セクスアリス 新潮文庫 (改版, 文庫)
森 鷗外 / 新潮社 / 194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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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초기 일본 청년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고민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지금 기준으로 중학생 정도 의식을 가진 독자가 읽으면 그나마 흥미롭게 읽을만한 것같다. 서양에서 기원한 용어나 작품, 인물이 군데군데 많이 등장하는 건 후진국 작가의 전형적인 열등감의 산물로 보인다. 또 이런 부분을 설명하는 역자주가 미주로 붙어 있어서 넘겨보는 게 불편했다. 일본 의 유명한 작가의 작품인 건 분명하나 청소년소설같은 느낌을 주는 소품이어서 이색적인만큼 작품적으로 만족스럽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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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현재 사는 아파트로 이사 와서 딱 한 번만 가 본 아파트 내 헬스장에 갔다. 1년 사이에 불어난 찌뿌둥한 몸을 풀기 위해 좀 걷다 올 생각 이었다.

러닝머신 앞 tv 를 켰더니 kbs1에서 빈 필하모니 신년 음악회 중계를 하고 있었다.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하는 빈 필의 왈츠나 폴카 리듬에 맞춰 걸으니 한결 걸을만 했다. 영화 배우 닉 놀 티가 생각나는 얀손스는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다. 연주 실황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삽입 화면을 넣어줬는데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 흐를 때는 하늘에서 잡은 도나우 강반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정말 노래 제목처럼 아름답고 푸르렀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마지막 곡은 (라데츠키 행진곡)이었다. 따따라 따따따 따따라 따따따 따 따아땃따 따따따따~~ 이렇게 흘러가는 잘 알려진 음악인데 음악이 흐를 때 자막으로 이 음악의 유래를 소개해줬다.

19세기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이탈리아와의 전투에서 이탈리아를 제압한 라데츠키 장군의 개선을 축하하기 위해 요한 스트라우스가 지은 거라고...

이런 유래는 처음 들었던지라 혹시 신년 음악회장에 이탈리아에서 온 청중은 없나 걱정됐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결코 유쾌하게 따라서 박수는 못 칠 것같은데...

요즘 에셀 보이니치라는 생소한 작가의 원제, (the gadfly) 번역제목, (등에)/(추기경의 아들)라는 소설을 읽고 있는데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지배에서 독립 투쟁을 벌이는 이탈리아 청년들의 고난에 찬 투쟁을 다루고 있다. 혁명을 중시하는 북한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읽혔다고 한다.

만약 이 작품을 읽고 있지 않았다면 라데츠키 행진곡의 유래따위는 신경도 안 썼을 것이다. 중국어판으로 읽다 보니 7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다 읽지 못했다. 걷기를 하고 나서 50쪽 정도를 읽었는데 라데츠키 장군과 소설의 주인공 소등에의 이미지가 계속 겹쳐진다. 장군의 개선에 환호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소등에의 만신창이 몸에 감기는 채찍 소리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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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맨살 - 하스미 시게히코 영화 비평선 시네마 4
하스미 시게히코 지음, 박창학 옮김 / 이모션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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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맨살>은 빡빡한 편집으로 짠 600쪽이 넘는 묵직한 책이다. 초창기 글은 젊은 씨네필의 치기 넘치는 프랑스적 문체 탓인지 번역을 탓할 만도 하지만 저자의 다른 책을 조금 본 경험에 따라서 이건 번역이 아니라 문체의 탓이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어서 감안하면서 보게 된다. 페이지를 넘겨갈수록 상태가 호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꼼꼼하게 본 건 아니지만 보면서 번역에 있어 오류로 의심되거나 확신되는 부분 등이 있었다. 보통 표시만 해놓고 그냥 책을 덮을 뿐 굳이 출판사에 보내서 수정을 요구한다거나 하진 않는다. 재판을 내게 되면 오류를 수정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파심에서 책을 읽다가 메모해둔 부분을 정리해서 재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역자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29

 

하나의 사명감이 전제로써(->) 놓여져

철저한 무상성을 완전히 뒤덮(->) 개념이라고

 

67

 

지친 표정으로 마파치(->아파치)의 본거지에 돌입하는

 

85

 

제임스 스튜어트 앞에서 킴 노박이(->노박의) 모습이 사라지는 순간의

 

103

 

예를 들면 도입부라든가 결과(->결말부?)에 이제부터 무대가 되는

 

104

 

서두와 종말에 배치한 <카산드라 크로스(->크로싱)>와 같은 경우

 

137

 

프로레탈리아(->프롤레타리아)이이기도 한 것은

 

150

 

하지만 돈 시겔의 건강한 수치심은 같은 공중촬영이 달성해야 할 유효한 기능을 마치 반대의 무효성의 측에다 떨어뜨리는데 성공하고 있다.

-> ‘마치‘~~와 같다정도의 표현과 호응해서 사용하는 표현인데 여기에는 뒷부분이 없다.

-> ‘는 방향/목적의 뜻을 가질 때는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 ‘떨어뜨리는 데라고 써야 하며 이런 실수는 이 책에 일관되어 있다.

 

249

사람들은 그 과잉을 결여라고 착가(->착각)하고

 

278

 

미국 최대의 작가인 오슨 웰즈를 놓친 것에 태연한 (->)로 있는 것도

 

279

 

몇 번이나 스즈키 세이준(->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던

 

312

 

빨갱이 사냥이 일어난 것은 참으로(->바로) 그런 시대였습니다.

 

이 책에는 참으로라는 부사가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런 표현이 등장하는 대목은 특정한 어떤 때를 지칭할 때가 많아서 바로라고 표현하는 게 적당하지 않은가 싶다. 물론 원문 표현이 무엇인지 확인하지 못해서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만약 원문이 지츠니, 혼토니, 마코토니라면 참으로라고 해야겠지만 마사니라면 바로로 번역하는 게 좋지 않을지.

 

339

 

예를 들면 나루세 미키오의 <산의 소리>에서 하라 세츠코의 며느리와 그 아버지 야마무라 소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이 문장에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한국어 문법에 익숙한 사람은 이 문장에 등장하는 하라 세츠코와 며느리를 동일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아마 시어머니 이름이 하라 세츠코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 표현이 며느리 역을 맡은 하라 세츠코를 지시한다는 사실은 오즈 영화를 어느 정도 영화를 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일본 어법을 그대로 번역한 결과인데 뒤의 표현처럼 며느리 하라 세츠코라고 바꿔줘야 한다.

 

348

 

다음의 52년에는 다이에이 제작인 요시무라 기미사부로(->코자부로) 감독

 

361

 

소녀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 카메라는 아마도 셔츠와 바지를(중략) 여전히 돌고 있다.

->‘아마도‘~~일 것이다와 호응하는 표현이다.

 

366

 

모든 사람이 영화에게(->영화에) 의해사랑받을 행운을 누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424

 

오어희곡편회고(奧語戱曲片回顧)”라는 특집이 있었다.

-> 광동어를 뜻하는 표현은 오어(奧語)’가 아니라 월어(粵語)이다.

 

425

 

현재 홍콩에서 가장 (->열심히?) 활약하는 프로듀서 중의 한 사람은

 

426

 

주제가 교육과 연대이다(->띄어쓰기)보니 좀 답답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지만

 

544

 

<<빌리지 보이스>>(->) 때로는 그럴듯한 기사가 실리는 정도로

 

546

 

필름의 밀수업자가 되기 이전부터 커다란 포기(->포부?)가 있었습니다.

 

563

 

이 영화는 장국영에게(->) 출연해 주기를 바랍니다.

 

568

 

라스트 씬에서 동동을 차로 타이페이에 데리고 돌아가는 가 불현 듯 운전을 멈추고 나서 주위의 산들의 녹색에 시선을 향하는 에드워드 양의 싱그러운 옆얼굴

->‘에드워드 양는 동일인. 문장 어색함. ‘돌아가는 그가돌아가다가로 바꿔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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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15-12-26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관계자입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적해 주신 점들 꼭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日本映畵史-增補版〈2〉1941?1959 (增補版, 單行本)
사토 다다오 / 巖波書店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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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를 포함해서 일본 대중문화가 공식적으로 막혀 있었던 적이 있다. 1990년대 후반에 개방되기 전에는 극장에서 일본영화를 볼 수는 없었다. 물론 현재도 일본 가요는 방송을 탈 수 없기때문에 완전한 개방은 아닌 듯하지만, 여하튼 개방 이전에는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각종 정보도 빈약하기만 했다. 그때는 인터넷도 없었기 때문에 정보 부족 현상은 더욱 심했던 듯하다. 그래서 풍문이나 비공식적 자료에 의존해서 정보를 얻고 또 영화도 화질이 불량한 비디오 복제품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지금처럼 양이나 질이 모두 풍부해진 시대에서 바라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지만 부족한만큼 갈증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한창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영화를 보지 않으면 안 될 것같은 강박관념을 갖게 되기도 했다. 지금은 원하면 거의 다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니 흡족하다. 일본영화에 관한 체계적인 정보가 영화사라는 포맷으로 정리된 책이 국내에도 약간 소개된 적은 있었던 것같다. 일본영화 몇 편 하는 제목의 책도 있었고 얄부리한 영화사 책도 몇 권 본 것같은데 사토 다다오의 이 책만큼 체계적이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준 것같지 않다.이 책은 3권짜리다. 처음에는 시간을 들여서 차분히 일독할 요량이었는데 1권은 품절이었고 3권은 주문 후 품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결국 2권만 읽게 되었다. 400쪽 남짓의 분량에다 해당 시기도 불과 20년 정도여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책을 열어보니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또 읽어가면서 유투브로 검색도 해나가다가 보니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지금의 영화 수준을 생각하면 당연히 뭔가 부족한 영화들인 것같은데 그 시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꽤 수준 높은 영화들이 많고 지금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 따뜻한 정감의 작품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그 당시 우리는 저런 영화는 만들지 못했던 게 분명하고 모르긴 몰라도 20년 정도의 시간 차마저 느껴졌다. 그게 어쩌면 식민지 지배의 결과라는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 중 적지 않은 작품들을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자막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영상만이라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유투브가 아니었다면 대중문화 개방 전처럼 글자를 보면서 막연히 그림만 상상하고 있었을 게 분명하니 말이다. 한 권 쓰는 것만도 벅차다 싶은데 이런 책을 3권으로 써낸 저자의 역량이 사뭇 감탄스럽다. 연세가 80대 중반 정도 된 듯한데 내년도 건강하시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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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writer 2016-02-01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띄어쓰기 좀 해 주시오~

wasulemono 2016-02-01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드폰으로 쓰다가 보니 띄어쓰기가 어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