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추리소설 답지 않다.
월별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이 다 모여서 다른 하나의 미스터리를 숨기고 있는 구조인데,
일본문화를 잘 모르는 우리는,
혹은 일본사람이라해도 작자가 숨긴 퍼즐 조각들을 미리 맞출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또한 그 퍼즐들을 다 맞추어야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살짝 벗어난 아웃사이더인듯이 보이는 사람의 일상에 대한 관찰기.

알고보면 우리 일상이라는 것이 그리 심심하지도 않고,
알고보면 살면서 격는 사건들이 다 그 일상들에서 미리 힌트를 우리에게 주고 있다는,
보통 사람들의 범상치만은 않은 일상에 대한 이야기.

제목에 미스터리가 들어가긴 하는데, 굳이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구분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2. 독한 엽기 호러나, 충격적인 반전이나, 치밀한 스릴러를 원하는 분은 안읽는게 좋겠다.

심심하고 가볍지만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나,
한참 머리복잡한 논문들에 질린 사람들이 바람쐐듯이 잠시 머리를 식힐수 있는 편안한 미스터리.

읽고나서 무서워서 밤잠이 안올일도 절대 없는 안심 미스터리이다.
12편의 수준의 편차도 좀 나서 어떤 것은 함량이 좀 떨어지기도 하는데,
작자의 데뷔작이라니까 그러려니 하고   

그래도 재미있는 이유는 인물들의 캐릭터와 소재들이 서로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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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1. 프로이트와 융이 왜 등장하는걸까? 
살인사건의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것도 아니고
20세기 초의 뉴욕을 보여주기 위해 꼭 필요한 등장인물도 아니다.
프로이트와 융은 천박한 욕망을 세련되게 포장하기 위한 소재로 등장한다.
정신분석학과 추리소설이 만난 것이 아니라
여성과 섹스, 욕망에 대한 불쾌한 해석들이 프로이트라는 소재를 빌어
마치 점쟎은 듯이 정당화 되어 값싼 상상력을 자극한다.

2.
"작자의 첫작품인데 출간하지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전세계 32개국에 출간에정이고
출간하자 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라는 말은 베스트셀러로 만들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마케팅을 했다는 의미이다.
'재미있는 것'을 정의내리고 물량공세로 판정리하는 시스템.  

3. 20세기초의 뉴욕에 대한 스케치는 생생하고 인상적이다. 
그런데 좋은 재료에 이것저것 욕심이 많아서 양념을 너무 많이 했다 
화학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서 혀에 착 달라붙은 음식을 먹는 느낌
많이 먹을수록 느끼해지는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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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1. 은행털이의 꿈은 빛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현금'이 왕창있는 은행에서
미어지게 가득 돈으로 채운 자루의 무게에 휘청대며 걸어나오는 상상은
설탕같은 달콤함이 있다.
꼭 실현되지 않아도 되고, 그럴리고 없고, 구체적인 계획따윌 고민하지 않아도
그저 상상만으로 즐거운, 그래서

어느날인가 실제 은행을 털어 달아난 강도에 관한 뉴스를 들으면
제발, 잡히지 말고, 잘 도망가러라 발칙한 응원을 하는 ^^
은행이 원래 돈놀이로 사기치는 곳인데,
거기서 누군가 돈을 좀 덜어나온들, 내가 아니라는 것이 유감이지.

2. 성공하는 범죄는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것이다.
사과상자에 만원짜리 지폐를 차곡차곡담아 스타렉스에 가득 실으면 50억이 된다는 것을
현대자동차가 정치권에 전달한 로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통해 알았다.

1만2천원을 훔치고 8월을 징역살던 노숙자는 전과자기 때문이라고 했다.
5만원 훔친적도 있고 슈퍼에서 과자를 훔치기도 했다.
8월살고 나가서 또 훔치면 또 실형 살겠지.

돈있고 힘있는자들의 죄는 일단 은폐되고 축소되고, 밝혀져고 처벌되지 않고
처벌되도 사면된다.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누군가 당선되면
'국민 대 통합'을 위해 온갖 비리를 저리른 것들이 사면될 거다. 그리고 잊혀진다.
다시 대형 비리가 터진다. 은폐되고, 축소되고........ 잊혀진다.

현금도 비리도 높으신 양반들 부자들의 몫이고
나는 그저 은행터는 상상으로 헛배부르다.

3. 수다스런 '갱'들
유쾌하고 재밌다. 은행털이를 너무 쉽게 해서 재밌다. 은행털이가 성공해서 재밌다.
갱들이 자기 직업을 갱이라고 말해서 재밌다.
은행털이를 즐겨서 재밌고, 그들이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서 재밌고
나쁜 사람들을 적당하게 혼내줘서 재밌다.
공권력에 방해받지 않으며 오히려 가볍게 조롱해서 재밌다.
뭐가 옳바른건지 잘난척하며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서 재밌다.

좀 과하게 수다스럽긴 한데, 유쾌하니까 봐주기로 한다.

4. 은행 털이에 관한 책이 아니라, 나도 은행을 털고 싶다. 재밌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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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2007년 5월 25일 1판 1쇄 발행인데, 2007년 6월 22일 1판 10쇄 발행이다.

2. '걸' 까지는 '상큼한 샐러드' 라고 해줬다. 샐러드만 먹으면 물린다.

3.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다.
인물들의 캐릭터가 선명하고
(그런데 실은 일본 실제 인물들에 대한 패러디란다. 물론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다고 해도 작품속에서 캐릭터를 개성적으로 살리는 것은 전적으로 작자의 역량문제다. 다만 잘모르니까 쫌 아깝다. 실재인물을 알면 더 재밌겠지)
사건, 상황에 대한 전개가 엉뚱하고 재치있다. 거기에 기본적은 인간에 대한 예의와 신뢰까지.
가식과 허식이 없는 이라부의 직설화법은 시원하다.

4. 다만 핸피엔드에 대한 강박관념같아. 혹은 이런결말로 가볍게 끝내줘야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것을 아는것 같아. 유머있고 코믹해야 팔린다. 거기에 휴머니즘도 양념처럼 살짝 뿌린 느낌.

이야기의 전개가 절정으로 가다가 그것이 화해가 되거나 풀리려면 그만한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급하고 쉽게 한순간에 모든것이 그냥 당연하게 '좋아진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을 패러디하며 정확하게 묘사해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행복하기 위한 무난한 해피엔드가 반복되니까 억지스럽고 무시당하는 느낌이다.
이라부 이치로는 입술을 삐쭉거리며 이렇게 말하겠지
"재밌으면 됐지뭐,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5. 잘난 사람이 잘난척하는 건 당연한거 아냐? 라고 말한다.
살짝 재수없어질려고 한다고 말하면
"니가 멍청해서 잘난 사람이 아니니까 질투하는 거야."
이렇게 입술을 삐쭉대겠지.
그런데, 니네들 정말 잘났어? 현실의 일상에 눌려 허겁지겁 사는 나보다? 정말? ^^

성공한 유명인사들, 그리고 다 갖고 있는 의사가 주인공인들인데,
모두 어디 한구석 바보같고 비정상적인 사람들, 그래서 미워할수 없는,

사람이란 다 거기서 거기고, 사는것도 다 그래, 니가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다 알고보면 이렇게 웃기는 인간들이야. 웃어봐.

오쿠다 히에오가 이렇게 말한다. 그의 매력이다. 베스트셀러의 힘이다.

6. 그럼에도 초판 발행 한달만에 10쇄를 찍어야 할정도로 좋지는 않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지 말고 오쿠다 히데오의 장편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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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전두환 - 전2권
백무현 글, 그림 / 시대의창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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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화 박정희 보다 진화, 발전했다!!! 기쁘다.

1) 역사서술에 충실하면서도 극화되어 '만화'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 만화박정희는 다큐스타일로 사실관계와 세부적인 상황을 그자체로 설명하면서 많은 사건들을 쟁점없이 나열해서 장황하고 지루한 느낌인데, 만화적 스토리를 살린 부분들이 적절하다.

2) 극적인 상황들은 사진을 통해 현실감을 살리고

2. 역사서술을 어떤 시각으로 조명하는가의 문제가 핵심이다. 사실의 나열도 역사이고, 저항했던 사람들의 시각으로 서술해도 역사이고 독재자들의 입장에서 써도 우리는 '사기극'이라고 안하고 역사라고 한다.

작자가 역사에 대한 해석능력이 늘었다. 모든 사건을 동일하게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전두환 이라는 인물과 그의 시대를 광주항쟁으로 시작해 유월항쟁으로 끝나는 시대의식을 담아 다른 사건들을 그 속에 배치했다. 그래서 오히려 사건 하나하나 뿐 아니라 전체의 흐름으로 맥락이 읽힌다. 

전두환의 독재아래서 살아간 이름없는 사람들에 대한 적절한 배치도 동감한다.  

이것이 사실이다.

3. 현제까지 실존할 뿐 아니라 왕성하게 최고권력을 향해 뛰고 있는 자들이 과거에 뭘했는지를 보는것도 흥미롭다. '재야'에서 '주류기득권'으로 갈아탄 자들의 행보.

운동의 경력이 단지 권력을 향한길에 필요한 명함으로 전락한 이들의 행보.

4. 그래서, 옳바로 씌어져야할 역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5. 백무현 작자와 동시대를 살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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