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루스트의 까부르
4Km 이어진다는 해변이 좋더라.
휴양지라더니 여름에 수영하러 오고싶네.

2. 부댕과 사티의 웅플레르
외젠부댕 미술관은 한없이 따듯하다.
이름값 높은 기라성같은 그림 한점 없는 자리에
부댕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지역 화가들의
애정과 존중의 마음이 화사하다.
그래서 좋았다.
신화도, 성가족도, 빛나는 위인도 아닌
오늘 저녁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골목을 돌면 보이는 이웃들이 작고 소박한 액자에 예쁘게 담겨있다.
나라면 우리동네에 우피치 말고 외젠 부댕 미술관을 선택하겠다.

에릭사티 뮤지엄
로비에서 헤드폰 장착하고 올라가면
이동 동선에 따라 다른 음악이 나온다.
오, 재밌네.
그리고 마지막 하얀방의 피아노는
이제 좀 쉬라고,
기만히 앉아 즐기라고 속삭인다.

3. 해산물의 도빌
숙박하는 호텔 옆에 수산시장과 씨프드 음식점이 있어 갑각류접시 2인분 주문해 와인 한잔 했다.
랍스타, 게, 각종 새우 이 맛난걸 미리 쪄서 뒀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얼음에 올려 차게 주다니, 저런.
˝여보, 미식의 나라 프랑스도 별거 아닌가봐.˝
주문하면 바로 쪄서 김이 오르는 따듯한 접시 내주는 동해바다 대게를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마무리로 에스프레소 까지 100유로
배부르니 만족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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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57년 플로베르가 발표한 마담 보바리는 책읽는 여자
여자가 책을 읽어 꿈과 욕망을 갖는 것은
자살에 이르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 없을만큼 위험천만 한 일, 아직은.

1900년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간 자연주의는 드라이저의 캐리로 진화하고
벽난로 앞에서 고리오 영감을 읽는 여자 시스터 캐리
자본주의 보급형 욕망의 전형이 된다.
드디어 그녀의 욕망은 외롭고 달달한 성공이라는 것을 한다.
여자의 일생, 테스, 마담 보바리, 목로주점에서 답답하던 여성들이 운명의 강을 건너
다시는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으리
보바리의 삶이 슬퍼, 캐리를 불러 위로한다.


2.
그리하여 책읽는 여자들 한 무리가
비를 맞으며 플로베르의 루앙을 쏘다녔네.
웅장하고 아름다운 파이프 오르간 소리 울려퍼지는 일요일 아침 대성당의 미사는 무신론자도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더라.
그래서 기도 했다. ^^

플로베르의 생가에서는 기겁을 했다.
200년전 병원의 그로테스크
치료보다 고문의 느낌
어릴적 해부하는 아버지를 보며 자란 플로베르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감각이 남달라
그는 생과 바꿀수 있는 문학을 꿈 꾸는 순교자가 될 수 있었는지

3.
루앙 미술관은
몇개의 전시실이 조명이 안 들어와서 어두워 그림을 감상할 수 없었고
심지어 대표 컬렉션인 모네의 전시실 중 마지막 방도 어두워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당혹스러웠다.
이 미술관 뭐지. 너무 예의가 없네.
그나마 까라바죠와 모딜리아니로 위로 받았다.

4.
하필이면 책 읽는 여자와 결혼하여
듣도 보도 못한 인문학 그랜드투어를 러시아부터 손잡고 함께해 버린
김기식씨를 응원한다.
˝도대체 그림을 왜 보러 오냐구.˝
V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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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당의 에밀 졸라
목로주점, 나나, 제르미날
노동자와 그 가족이 졸라에 의해 처음으로 소설의 주인공이 된다. 
아침마다 전망좋은 서재에 앉아 4시간을 집중해 쓰고 또 쓴 졸라
그가 뭘 쓰고 싶어, 어떤 성취를 남겼는지는 알겠다.
나는 마음이 아파서 읽기 힘들었지만

드레퓌스 뮤지엄
˝나는 고발한다.˝ 는 졸라의 선동에
프랑스 집단지성이 ME TOO로 답한 사건
당시의 사진, 포스터, 팜플렛이 흥미롭다.

2.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고흐
반 고흐 기념관을 나와 그의 그림 속 배경들이 있는 골목을 걸었다.
공예진 가이드님이 읽어주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문장이 수신기를 통해 귀로 흘러 들었다.

“ 가셰 박사는 어딘지 아파 보이고 멍해 보인다. 그는 나이가 많은데, 몇 년전에 아내를 잃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의사인데다 일과 신념이 그를 잘 지탱해주는 것 같다. 우리는 쉽게 친해졌다. ...
요즘은 그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 아주 환한 금발에 하얀색 모자를 쓰고, 환한 살색의 손을 빨간 탁자에 기대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파란색 연미복을 입었는데, 바탕도 코발트 블루다. 탁자 위에는 노란색 책 한권과 보라색 디기탈리스 꽃이 놓여있다. (…)
가셰 박사는 이 초상화를 아주 좋아해서, 가능하면 똑같은 걸 하나 더 그려서 자기에게 줄 수 없겠냐고 했다. 나도 그럴 생각이다. ...”

가늘게 긋던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었다.
그림속을 걸었다.

3. 그리고 루이비통 재단의 로스코 특별전을 보았다.
그것은 위로

프랑스 문학기행의 첫날, 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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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렵지 않게 지식을 전달하는 주경철의 미덕은 오래전부터 검증된 바
파리역사는 좋은 편집자를 만나 더욱 돋보이는 느낌이다.
시원하게 들어간 칼라사진도
여행자에게 도시를 소개하는 책이라니 마땅하다.

2.
배 모양이라는 파리시의 문장이 소개되어 궁금해 검색해 보니 아래와 같다.
(RAPHA Archives 의 tstory에서 사진 가져옴)
내 취향은 제2공화정때 문장이 예쁘네.
요즘 문장은 쫌 요란하구만 ^^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않는다.˝
Fluctuat nec mergitur.
문장과 함께 사용하는 파리시의 슬로건이다.

자꾸만 가라 앉는 느낌의 서울에서 살아 그런가, 부러운 전통의 슬로건이다.

2000년쯤 전에 참나무 포도주 통을 개발한 장본인이 프랑스 사람들이라니
그렇지, 포도주는 포도보다 통이 중한거 아녀? ㅎㅎ
맛난 와인을 날마다 먹어주겠다.

3.
방 공기는 차고, 침대속은 폭신하고
8박10일 여행 오기 하루전까지 바빠서
여행준비는 커녕 간신히 캐리어 싸들고 14시간 비행기 타고 와
프랑스에서 눈뜬 첫새벽 시차적응 못해 로쟈쌤 추천해주신 파리역사 읽으며
기어코, 마침내, 드디어 설레인다.

지난 4년 열심히 일한 나와
주말부부 동의해준 기식씨에게 주는 선물
여보, 흔들릴지라도 가라앉지 말자.
손 꼭 잡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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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의 SF를 찾는 것이 어렵더라.
너무 현학적이거나
중세적 마초들의 우주전쟁이거나
어슐리 르귄도 내게는 좀 난해하고
옥타비아 버틀러는 흑인 여성이라는데
직설화법의 선동이 멋지다.
바다로 가기 전날 밤
에어컨 켜고 침대에 누워 종일 그녀를 읽었다.
진정한 휴가란 이런것이다. 흡족하다.
그녀를 더 읽어봐야 겠네.

다양성을 포용하라.
단결하라-그러지 않으면 그대를 먹잇감으로 보는 자들에 의해
분열당하고,
약탈당하고,
지배당하고,
죽임당한다.
다양성을 포용하지 않으면
멸망당할 것이다. -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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