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스맨의 재즈 밀리언셀러 클럽 144
레이 셀레스틴 지음, 김은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1.

황금가지를 신뢰한다. 뚝심있는 출판사라고 생각해.

 

얼마전에 읽은 기울어진 세상도 1920년대, 금주법 시대의 미시시피 주변이었는대

이번에도 뉴올리언즈다.

남부, 인종차별, 뜨거운 태양, 범죄, 총, 피, 사랑

이 시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뱀파이어도 있었고, 푸른 수염의 아내도 있었지.

모두 같은 이미지의 느낌이다.

원색적이면서 섹시하고 욕망과 탐욕에 솔직한 뜨거움

 

"소문이 교도소까지 안들어간 모양이군요? 미친 줄루 사람이 도시를 돌면서 이탈리아 식료품 잡화상을 죽이고 있다고요. 6주전에 처음으로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당신 옛 친구 마이클 탤벗이 그 사건 책임을 맡고 있는데 진전이 없어요. 사실 수사를 망해 놓는 통에 사람들이 완전히 분통을 터뜨리고 있죠."

이렇게 소설은 시작한다.

 

캐릭터들이 좋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이민온 가난한 아이였던 루카는 카를로 집안의 심부름을 하며 자라

경찰이 되어 카를로 패밀리의 범죄 행위를 비호하고 돕는다.

루카는 유능한 경찰이 되어 함께 일하게된 신참 마이클을 아끼며 모든걸 가르쳐 준다.

루카를 존경하며 따르던 마이클

그러나 어느날 루카가 카를로 패밀리를 돕기 위해 경찰 내부에서 범죄를 저리른 걸 알게되고 혼란속에 루카를 고발한다.

그리고 5년후

루카는 출소해서 이제 고향 시칠리로 돌아가고 싶지만 여전히 카를로 집안을 위해 도끼살인마를 쫒아야 하고

카를로는 명령에 따르는게 당연하다는 얼굴로 루카를 쳐다봤고, 루카는 그 표정 속에서 자신이 그 일을 하기로 되어 있으며 거절할 도리가 없음을 깨달았다. 이건 그가 기대했던 바가 아니었다. 그는 운전이나 우편물 수집, 서고 정리 같은 단순한 일을 할 수 있길 바랐다. 폭력적이고 남에게 고통을 주거나 슬프게 만드는 일에는 진저리가 났다.

 

마이클은 루카를 고발한 후 경찰 내부에서 왕따 당한채 5년을 보냈다.

사랑하는 아내 아네트는 흑인이기 때문에 뉴올리언스에서는 공식적으로 결혼 할 수 없고

가정부라고 속이며 두 아이와 함께 불안한 사랑을 이어간다.

마이클은 루카가 그랬듯이 신입 경찰 케리를 아끼며 가르쳐 주고

 

매력적인 캐릭터 들이다.

뭐랄까. 잘난척하고 똑똑하고 비범한 것이 아니라

금주법시대 뉴올리언즈의 모순과 폭력을 인내하고 감당하며 외로운 남자들

나쁜짓을 해도 미워보이지가 않고

5년만에 만난 루카와 마이클은 더이상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싫고, 미안해 하며 서로 안타깝게 여긴다.

 

 

2.

나는 재즈 음악을 좋아해. 지옥의 모든 악마를 들어 맹세컨대 내가 말한 시간에 집에서 재즈 밴드가 한창 연주 중이면 그 집에 있는 살마들은 모두 무사할 거야. 만약 모두 재즈 연주를 하고 있다면 음...... 그렇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 한가지 분명한 건 화요일 밤에 재즈 연주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야. 그런 자들은 도끼 세례를 받을 거야.

도끼로 잔인하게 사람을 죽여 언론으로 부터 도끼 살인마라는 이름을 얻은 그가 신문사에 공개적으로 편지를 보냈다.

낭만적인 협박 편지다.

이 편지에 반응하여 뉴올리언즈는 예고된 화요일 밤 거리마다, 식당마다, 카페마다, 집집마다

도시 전체가 재즈를 연주하며 축제를 즐긴다.

도끼살인마를 위해 축배를 드는 느낌. 왜 안그렇겠는가.

흑인들의 음악이라 천대받던 재즈를 볼륨껏 켜놓고 춤을 추는대

이민자들의 도시, 유난히 흑인에 대한 차별이 살벌한 도시에서 흑인들의 음악 재즈를 울리며 도시 전체가 춤추게 하다니.

도끼 살인마가!!!

이런 설정은 참으로 뉴올리언즈 스럽다고 해야 하나.

 

레이의 데뷔작이라는대, 수작이다.

스토리는 무리가 없고, 캐릭터들은 개성적이면서도 연민이 느껴진다.

1920년대의 뒷골목을 도끼살인마를 소재로 하여 이렇게 낭만적으로 풀어내다니.

 

신념대로 사는 마이클의 외로움

가난한 이민자의 아이로, 카를로 집안에서 성장해 그늘에서 뒷처리를 하며 거역하지 못하는, 싫어도 받아들이는

무뚝뚝하고 의연한 루카

 

"저기, 그러니까 말이죠. 제가 도끼 살인마 사건을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사건 해결하시도록 도울게요. 저 일 열심히 해요. 잘난 척하는게 아니라 제가 좀 똑똑하거든요. 그러니까 제 말은, 제게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리는 거예요. 형사님."

스스로 말한 것처럼 똑똑하지만 허약한 아일랜드에서 이주해온 케리

"정말이야? 나랑 일한다는 건 여기서 네가 공공의 적이 된다는 이야기야."

외로운 마이클에게 다가온 케리

"전 집에서도 외톨이 였어요. 그런 거엔 익숙해요."

 

 

3.

이탈리아, 아일랜드, 아프리카의 이민자들과 먼저 이주해온 영국, 프랑스계의 백인들이 차별하고 증오하고 멸시하며

뒤섞여 혼탁하다.

다층적인 차별, 인종차별, 성차별, 그리고 쉬운 폭력

도끼 살인마가 참 잘 어울리는 도시다.

 

상대적으로 여성인 아이다 캐릭터는 현실감이 떨어지는대

그녀와 탤벗이 짝꿍이 되어 다음편을 예고하며 마무리 된다.

재밌는 시리즈와의 만남은 늘 설레이지.

다음편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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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5-15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어 보니 더더욱 읽어 보고 싶어지네요.

그런데 제목이 액스맨이라고 해서 무슨 내용
인지 몰랐어요.

영어를 그대로 사용한 탓이 아닐까 싶네요.

팥쥐만세 2017-05-1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제 취향에는 딱 좋았어요.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예요.
즐겨 보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