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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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길먼이 마흔세살이던 1966년부터 일흔일곱살이던 2000년까지 모두 열네권을 발표한 시리즈 라네. 

재밌는 시리즈를 발견 한 듯하여 좋았는데..... 생각만큼 좋지는 않다. 


"나이를 떠나서, 누구나 자신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서서히 말라서 바스라지고 말지요. 녹이슬고 인간성이 분열된단 말입니다."

다양한 봉사활동 밖에 할 일이 없어 지루한 나머지 우울증에 걸릴 지경인 폴리팩스 부인에게 의사가 충고한다. 

맞다. 나이를 떠나서 누구나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하며 살아야 하는데 대한민국 사람 몇명이나 그러고 살까. 

녹이슬고 인간성이 분열되어 서서히 말라서 바스러지는 상태가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의 일자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된 일자리만 있다면, 가능성의 발휘 따위 바라지도 않을 걸

가벼운 유머 조차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불안정한 노동의 나라, 시민의 자의식이 슬펐다.


나이가 많다고 스파이 못할게 뭐 있어! 

젊은 사람들의 스파이 이야기도 어차피 황당한건 마찮가지 잖아! 

어느날 지루한 삶을 떨치고 일어나 CIA 본부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가, 

여기 스파이 지원자가 한명있소. 나를 고용하시오. 눈을 빛내며 얘기하는 촌스러운 할머니다. 

캐릭터 자체가 재밌다. 그러니 절묘한 제목이다. '뜻밖의' 스파이! 


안타깝게도 재밌는 캐릭터가 끝이다. 

하필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악한 짓을 하고 다니는 CIA 스파이에 지원하여 

알바니아와 중국과 쿠바를 모두 비웃고 조롱하는, 참으로 미국 스런 유머에 동참하기 어렵더라.

적국의 유능하고 잔인하다는 장교들이 모두 어설픈 폴리팩스에게 관대한 것도 참,

미국 국적의 할머니 수다가 훈련된 중국이나 쿠바의 장교들보다 한수 위라는 거지. 

세상의 중심이 미국이라고 믿고 거들먹거리는 전형적인 미국식 유머. 

감정이입 되지 않으니, 재밌는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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