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케이크 살인사건 한나 스웬슨 시리즈 10
조앤 플루크 지음, 박영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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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휴가를 즐기기에 한나시리즈 만큼 적당한 책이 또 있을까. 

오래간만에 느긋하게 누워, 엎드려, TV 보는 틈틈이 한나와 모이쉐를 봤다. 


그녀는 흰머리 한 올 없이 완벽한 스타일의 갈색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은 레이크 에덴 미용실의 주인인 버티 스트롭이 한번도 그녀의 머리를 손질해 복 적이 없다고 한것을 봐서 분명히 가발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미용실이 딱 하나밖에 없는 조그만 시골 마을, 호텔도 하나 있고 

이 마을의 주민들은 서로서로 오랜 친구이기도 하고, 적이기도 하고 

아줌마들이 모여서 시시콜콜 어떤 수다를 떠는지

게다가 사실 그 가벼운듯한 수다에 세상사는 이치가 모두 들어있다고 조앤이 유쾌하게 자랑한다. 이 점이 좋아.

보통 여자들의 수다는 쓸데없는 일이거나, 경박하거나, 무식하거나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데 

조앤은 밝고 경쾌하게 당연하다는 듯이 긍정한다. 


로맨스에 약간의 추리가 섞인 조앤의 달달한 코지 미스터리의 힘은 바로 저 평범한 여자들을 긍정하는 것이다. 

세상 모두 쉽게 무시하는 아줌마의 힘이라고나 할까. 



2. 

거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신체적 특징인 문신을 확인하는 대목에서 빵 터졌다. 

거스의 누나를 비롯한 가족들은 거스의 몸에 특이 점이 없다고 진술해 난감해지는대 

온동네 여자들이 남몰래 한명씩 한나에게 와서 은밀한 곳에 있는 거스의 문신 이야기를 하며 

자기가 어떻게 우연히 그 은밀한 곳의 문신을 두눈으로 똑똑히 보게 됐는지 말한다. 

심지어 핑크공주같은 한나의 엄마 스웬슨 여사까지! 푸하하하하. 

그들이 모두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중대한 정보를 경찰인 마이크에게가 아니라 

과자가게 주인여자 한나에게 말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말이다. 푸하하하하. 


글쎄. 그렇대두. 어깨 힘 꽉 주는 남자들의 전문직이 여성들의 아마추어 수다에 공공연하게 무너진 레이크에덴, 

한나네 마을이다. 재밌어. 



3. 

보통 한여자가 두 남자에게 양다리를 걸치고 있을 경우 

그녀는 헤프거나, 머리가 비었거나, 돈을 밝히거나 혹은 이 세가지가 모두 다거나,

주로 안좋은 쪽으로 해석되고 그래서 어둡고 벌받아 마땅한 여성인듯이 표현되는대 

한나의 장점은 그녀가 매우 밝고 씩씩하고 생활력 강하고 착한 교과서적인 캔디 이미지라는 거다. 


오히려 그녀의 예쁜 여동생 안드레아가 이라이자 형인대 그녀도 한나와 사이가 좋고 

한걸음 더 나가 가장 공주파인 한나의 엄마는 사실 할머니다. 

보통 전통적인 문학의 관습을 깨는 파격이다. 


못생겼든 예쁘든 외모와 상관없이 여성들이 모두 사이가 좋은 동지적 관계라는 것이 이시리즈의 남다른 점이고 

성실하고 빵굽는것에 유능한 소박한 한나가 잘난 남자 노먼과 마이크 사이에서 밀땅을 끝없이 하고 

심지어 세번째 남자를 향해 달려가면서 마지막 장면이 끝난다. 

이래서 통쾌한거야. 


보통 두남자에게 추파를 던지면 팜므파탈의 마녀이거나 남자 인생을 망치는 섹쉬한 백치여야 하는데 

평범한 외모의 고지식하고 씩씩한 여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줄다리기 하니 재밌다. 

주요인물 중에 마초 남자가 등장하지 않는것도 좋고.


쿨하고 깔끔한 로맨스와 미스터리의 결합이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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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희망 2015-09-04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한나에게 세번째 남자가 생겨났나요? 한때 열심히 모아가며 읽었는데... 사실 읽다보니 추리보다 빵이 더 땡기더라는.... 계속 나오고 있었네요... 한번 다시 읽어 봐야겠네요.

팥쥐만세 2015-09-0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뭐랄까. 세번째 남자는 썸타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