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비채의 블랙앤화이트 시리즈는 작품마다 편차가 심하고 

료의 전작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지루했었기 때문에 

챈들러를 따라한다는 느낌의 장광설이 어둡고 가벼워서 

뭐랄까, 챈들러의 문장이 새우라면 료의 문장은 새우깡같은 

그래서 손이 안가다가 


2층 층계참에 이르렀을때 스낵바 스타일의 집은 가죽을 덧씌운 문 안쪽에서 황소를 목 졸라 죽이는 듯한 음색의 색소폰 재즈가 들려왔다. 맞은편 나무로 된 문에는 시조 교실 간판이 붙어 있고, 그 아래 '요미우리 신문 멋대로 넣지 마!'라고 갈겨쓴 종이가 붙어있었다. 

이런 문장은 재밌다. 우리집도 예전에 조선일보 사절을 대문에 붙인 적이 있는데. ^^ 

요즘은 종편이 황당하더만, 이런 문장은 서민들이 일상을 잘 보여주니 친근하다. 


전체적으로 여전이 문장이 가볍다. 

말로의 쿨함을 흉내내는 것의 부작용으로 보여 

무게를 잡으면서도 심각한 세상일에 쿨하고 그러면서도 외롭고 쓸쓸한것이 잘 어울리는것은 쉽지 않거든


내가 죽인 소녀라는 제목도 그래. 

니가 죽였다는 생각이 단한번도 안드는데, 상황이 꼬여 용의자로 심각하게 의심받는 것도 아니고 

너무 튀는 제목이다. 

왜 저런 제목을 붙였을까. 

 

그래도 전편보다는 더 챈들러에 근접해 보인다. 

엉뚱한 사건에 휘말려 바쁘게 퉁탕거리는걸 보니 더욱 그러하고 

굳이 챈들러를 의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대 다음 작품은 안녕 긴잠이여 라네. 

알았다구. 위대한 레이먼드와 필립 말로를 의식하며 읽어줄께. 

가볍게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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