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한가운데 밀리언셀러 클럽 134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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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스커터. 하드보일드의 전통을 잘 따르는 히어로다. 

루 아처와 필립 말로 그리고 해리 보슈만큼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800만가지 죽는 방법을 재미있게 읽었고 후속작품이 뜨문뜨문 눈빠지게 기다려야 나오더니 

최근에 자주 나와서 즐겁다. 

황금가지 고마워!


로렌스 블록의 가장 큰 장점은 적당하다는 것이 아닐까. 

매력적인 캐릭터의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해서 원고를 막 늘리지 않는다. 

200페이지 조금 넘는 분량으로 딱 맞아떨어지게 맛나게 이야기 한다. 

요즘 작가들이 좀 배웠으면 좋겠어. 

스토리는 엉성하면서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잔인하고 그러면서 불필요하게 말이많고 길다. 

과하게 긴장시키면서 길다고 좋은것이 아니라고. 

스토리와 캐릭터와 구성과 길이가 모두 다 조화롭게 적당해야 재밌다고. 


이 작품에서 매튜는 사건현장에는 가지도 않는다. 

아니 못간다. 혹은 그녀가 죽기전에 미리 다녀왔다. ^^

지나치게 약한 마음을 쿨한척하며 간신히 감추는 매튜는 외롭고 쓸쓸하고 

전직 경찰 일뿐 허가받은 탐정조차 아닌지라

기양 아는 사람 청탁을 받으면 조금 도와주고 적당히 사례금을 받아 근근이 먹고산다. 

주로 현금을 받고 당연히 계약서도 없고 세금도 내지 않는다. 

뭐랄까. 한편으로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불안한 

음.... 작품 발표 순서를 모르겠는데 

내 느낌으로는 800만가지 죽는방법보다 먼저 나온듯이 보인다. 

아직 매튜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과정처럼 보이고 아직은 알콜에 품 잠기듯이 심각한 중독은 아닌것처럼 보여 

재밌다. 


화장실 노예 라는 말에 깔깔대고 웃었다. 

화장실 노예라는 말이 뜻하는 것, 그 말이 지칭하는 사람들이 재밌어서 웃은게 아니라 

저 단어를 잊고 심각한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는데 매튜가 문득 

화장실 노예일 수도 있지 하고 말하는 순간 빵 터진다. 

서울 출장 가는 기차안에서 읽다가 깔깔 웃었다. 

어떤 대목인지 직접 확인하시라. 실망하지 않을거임. 


지금은 1년중 가장 아름다운 때지만 가장 슬픈 때이기도 했다. 겨울이 오고 있으니까. 

작품 전체에 걸쳐 이문장을 여러차례 변주하며 외로움과 쓸쓸함을 감추지 않는다. 

고독한 도시 뒷골목의 허술한 히어로다. 

오래간만에 서울 출장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휘리리릭 읽었다. 

매튜, 이번에도 좋아. 

지금이 그때거든 가장 아름답고 가장 슬픈때, 겨울이 오고 있는 

매튜와 술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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