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가진 자들은 더 높은 곳으로 집을 올렸다. 없는 자들은 바다가 내어준 땅에 집을 지었다. 법은 금했지만 돈이 없었고 살곳이 없었다. 몇년만에 질척거리는 작은 구역이 만들어졌다. 편의상, 아랫동네라 불렀다. 부유한 자들이 사는 구역은 윗동네가 되었다. 이도시에 '부산'아닌 새로운 이름이 붙여지진 않았다. 10년후, 또한번의 쓰나미가 아랫동네를 삼켰다. 많은 사람이 죽고 산 사람은 모든걸 잃었다. 


쓰내미가 지나간 후로 매번 조류독감이 끊이지 않았다. 구제역이 잇달았다. 사람들은 살기위해 가축을 죽였다. 죽여도 전염병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모든 가축을 죽여 멸종시켰다. 그리고 새로이 먹을 동물을 만들어냈다.....쥐의 얼굴에 돼지같은 피부, 소를 닮은 거라곤 노린내 밖에 없었다. 


아랫동네 사는 이우환은 목숨건 시간 여행을 해서 2019년으로 온다. 

곰탕 끓이는 법을 배워 아롱사태를 사가지고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이름도 참 우환이 뭐니.슬픈일 안좋은일을 우환이라고 하잖아. 

여기에도 역시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이 많다. 

양창근, 이순희, 이종인 캐릭터들이 좋다. 튀지않고, 순한 인물들 


처음 곰탕을 먹은 우환 

맛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붙드는 맛이었다. 다양한 맛이 느껴지는 것 같진  않은데, 풍부했다. 한가지 맛으로 깊었다. 

곰탕을 소재로, 곰탕을 변주하여 추리소설을 쓰다니 

먹방이 풍미하는 요즘, 시류에 딱 맛을 뿐 아니라 스피디한 스토리, 군더더기 없이 짧게 끊어지는 문장 

인물들이 모두 남성인데 과묵하고 우울하고 사람들과 관계에 서툴러 일에 집중하는 스타일들이다. 


곰탕만드는 법을 배워 2063년으로 돌아가 큰돈을 벌어 윗동네로 이사가서 살아야 할텐데 

진국 곰탕맛을 본 부산에는 레이저 총들고 사람을 죽이는 놈이 나타나고 심상치 않다. 

재밌다. 휘리릭 한호흡에 끝까지 읽힌다. 

우리 장르문학은 영화의 스크린을 먼저 탐색하고 이제 여기까지 왔구나. 

흠잡을 데 없이, 이만하면 딱 좋다. 

김영탁이 다른 작품이 있는지 검색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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