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아저씨의 오두막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3
해리엣 비처 스토 지음, 이종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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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두 흑인은 농장의 주요 일꾼으로 십장을 겸하고 있었다. 리그리는 자신의 불도그들처럼 이들에게 야만스러움과 잔혹함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켰다. 비정함과 잔인함을 긴 세월동안 훈련받은 탓에, 이 둘의 본성은 불도그의 그것과 비슷하게 되었다. 흔히 흑인 노예감독이 백인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하다고들 한다...... 

리그리는 우리가 역사책에서 만나는 몇몇 군주들처럼 자신의 농장을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상보와 큄보는 서로 진심으로 미워했고, 농장의 노예들은 하나같이 그 둘을 진심으로 증오했다. 리그리는 삼보와 큄보, 농장 노예라는 세 그룹을 서로 반목하게 만들어, 세 그룹중 아무에게서나 농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전에 정보를 캐냈다. 

통제국가의 기본이고 식민통치의 기본이다. 분할과 감시를 통한 통제. 

단결과 연대가 불가능해서 딱한사람 리그리 말고는 모두가 불행한 게임이 법칙. 


어릴때 어린이 판으로 봤을때 보다 흥미롭고 재밌다. 

특히 엘리자가 얼음이 깨지는 강을 건너고, 그녀의 남편이 재치있는 대담함으로 탈출하는 장면들 덕에 1편은 금방 읽는다. 

노예로 살 수 없는 사람의 절실한 마음이 어떻게 용기를 내고, 어떤 도움을 받는지 소박한 말투의 편안함도 장점 


2편도 나쁘지 않지만 1편보다는 지루하다. 

해리엇이 노예 해방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기독교적 사랑이고, 하나는 모성이다. 

그래서 에바는 예수이고 톰은 순교자다. 

에바에 대한 장황한 서술은 그래서 너무 길다. 순교자스럽게 모든 것을 인내하며 받아들이는 톰도 답답하지. 

현실에서 없는 사람들을 예로 들며 노예를 해방하자니 아무리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도 말이 안된다. 


그래서 실질적인 근거는 엄마에게서 아이를 빼앗아 다른 곳으로 팔아버리는 것은 안된다는 주장이다.

보편적인 인권개념으로 납득하기 쉬운 주장이다.  


그리하여 노예를 해방하면 해방된 노예들은 왔던 곳, 아프리카로 돌아가면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작품 속 캐나다로 도망가는 것에 성공한 노예는 아프리카의 인민들에게 예수의 복음을 전하러 떠난다. 

무슨말인지는 알겠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참 순진한 동화다. 

이 순진한 동화의 곳곳에 가부장제의 시스템은 완고하게 작동한다. 

 

대중의 수준에 눈높이를 맞춘 덕에 베스트셀러가 되어 노예제를 시대의 화두로 만든 공로가 있다고 하네. 

어릴적에 본 어린이판보다는 훨씬 좋다. 



3. 

"도대체 어떻게 그 둘이 비교가 될 수 있다는 거지?"

오필리어가 말했다. "영국 노동자들은 팔리거나 교환되거나 가족과 떨어져야 한다거나 매질을 당하지 않는데."

"마치 고용주에게 필린 것처럼 고용주의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노예이 주인은 말 안듣는 노예를 죽도록 매질 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들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노동자들을 해고하여 굶어 죽게 할 수 있죠. 가족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어떤게 더 나쁜 건지 모르겠네요.아이가 다른데로 팔려가는 것과 아이가 집에 있으면서 굶어 죽는 것이."

턱없이 순진한 주장을 하는듯이 보이지만, 이런 대목은 해리엇 비처 스토의 직관을 잘 보여준다. 

그녀가 바보라서 순진하거나 바보라서 가부장제에 순종하며 살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최저임금을 임기중에 1만원까지 올려준다고 공약하고 당선된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자들에게 1년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최저임금에 상여금,각종수당 산입하는 법이 국회에서 논의중이다. 이대로가면 28일 통과될 모양이다. 

앞으로 최저임금 올라고 뒤로 깎아버린다. 황당하다.  

박근혜 보다 쫌 낫다고 노동자편은 아니고, 박근혜보다 쫌 나은것이 자랑은 아니지. 

아이가 집에서 굶어 죽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스토의 고찰을 

1억4천만원의 연봉에 각종 수당 겁나 많은 국회의원들과 대통령에게 알려주고 싶네. 

양심이 쫌 있으라고. 애들이 집에서 굶어 죽는다고. 


그래서 여전히 순진한 톰아저씨의 오두막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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