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습관 1 - 동사형 조직으로 거듭나라
전옥표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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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아침 열리는 임원회의. 이번주에는 이례적으로 사장님과 부사장님이 이구동성으로 일독하기를 강력 추천하신 책이 있었다. 그것을 이미 읽었던 나는 강추의 의도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임원들에게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강한 동사형 조직을 만들어내라는 간접적인 압력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겉으로는 성공하는 직장인과 기업을 위한 조언을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삼성 배우기의 다른 형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는 저자가 삼성전자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해 마케팅 임원에 오르기까지 20여년을 삼성이라는 울타리에서 살아온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 직원들의 정신자세, 삼성 기업의 분위기,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의 내부시스템 등이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또 하우젠이라는 유명브랜드를 탄생시키기도 했던 저자의 마케팅 지식도 한 몫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주제는 '강한 조직'이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는데, 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구성원들의 여러가지 태도, 자세와 방법들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 열정, 성실과 위기의식, 창조와 혁신, 문제해결의 힌트 등 이론서처럼 아주 체계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소설처럼 허무맹랑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강한 조직이 갖는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데, 강한 조직은 기업 발전의 대의명분이 있다. 그리고 목표는 높게, 평가는 냉혹하게, 보상은 철저하게 시행한다.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지만, 일에는 프로세스가 있고 규범이 철저하게 지켜진다. 끝으로 이것들을 열정이라는 조직문화가 받치고 있다. 눈치가 있다면 금방 이것들이 삼성의 특징을 나열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삼성 따라하기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로서 이 책이 널리 읽히고 추천되는 이유는 저자의 마케팅 수완도 한 몫 거들었겠지만, 결국 모든 기업들이 가려워하지만 혼자 긁을 수 없는 곳을 이 책이 시원하게 긁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더우기 한국 굴지의 회사에서 임원까지 올라선 성공한 직장인이 한국이라는 틀 속에서 제안하는 해결책이기에 더욱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어린 시절, 명절 때면 친척들이 사다주던 종합선물세트를 기억하시는지. 껌부터 사탕, 스낵, 쿠키, 초코파이까지 온갖 잡다한 것들이 잔뜩 들어있는 큰 상자말이다. 동생과 함께 맛있는 것을 차례차례 꺼내 먹고 나면, 나중에는 야채크래커 같은 별로 인기없는 품목들이 상자에 가장 오래 남아있곤 했다.

이 책 '이기는 습관'는 그런 종합선물세트 같다.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건 아니지만, 대신 사장부터 말단직원까지 어느 위치에 있는 직장인이든 맘에 드는 것들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만큼 풍족하다.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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