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정원은 없다. 기적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우주님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빚을 변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낮잠을 자고 있던 우주님은 나른한 표정으로 한쪽 눈을 뜨고 이렇게 말했다.


“시끄러워! 나 지금 낮잠 자는 중이잖아!”


그리고 귀찮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좀 가르쳐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걸 가르쳐주려고 나를 찾아온 것 아닙니까?”


“건방지게 나의 낮잠을 방해하지 마!”


우주님은 화를 벌컥 내고 주변의 물건들을 치우더니 “아, 주변이 너무 지저분해. 정리 좀 해!”라고 말하고는 베개를 끌어안고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응? 이게 뭐지?”


바닥에 뒹굴고 있던 것은 반년 전에 구입한 책이었다. 이미 빚투성이였던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점에 가서 집어든 책, 읽어보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그 내용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던 책, 억지로 읽어보려다가 왠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덮어버렸던 책이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감사합니다’를 5만 번 말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씌어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를 5만 번 말하면 인생이 바뀐다고? 그렇게 간단히 인생이 바뀐다면, 누구든지 바꾸지. …책값이 아깝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방 한쪽 구석에 던져놓았는데, 반년이 지나면서 그런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책을 집어 들고 책장을 넘겨보니 반년 전에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내용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나의 내부로 스며들어왔다.


도저히 같은 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나는 강한 공감을 느끼면서 그 책을 단번에 독파했다.


“‘감사합니다’를 5만 번이라….”


그렇게 중얼거리는 나의 눈은 반년 전과는 전혀 다른 빛을 발산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쪽 눈을 뜬 우주님이 귀찮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어차피 한가하잖아. 너도 한번 해봐!"


“그래. 손님도 없고, 어차피 할 일도 없어. 그렇다면 ‘감사합니다’를 5만 번 말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


그날부터 나는 틈이 있을 때마다 ‘감사합니다’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가게 문을 열고 다시 닫을 때까지,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줄곧 ‘감사합니다’를 중얼거렸다.


무엇에 대해 감사하는 것인지는 생각해보지 않고 무조건 ‘감사합니다’를 말했다. 10회를 외면 손가락 한 개를 구부리고 100회를 외면 노트에 ‘정正’ 자를 적었다. 하루 7천 번은 중얼거렸을 것이다.


한 달 반 정도 시간이 흐른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내 머릿속에 영상이 떠올랐다. 쌀의 왕겨 같은 것이었다. 가슴속, 마음의 중심에 있는 왕겨들이 떨어지더니 그 안에서 하얗게 빛나는 무엇인가가 나타나는, 그런 이미지였다.


“응? 쌀?”


“누가 쌀이야!”


“응?”


빛!

아니, 단순히 빛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느낌이 드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빛이 비치더니 그 안에,


‘우주님이?’


내가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나의 내부에 존재하는 영혼이, 본질이, 아니 소스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우주와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는 그런 감각이었다.


그러고는… 옷과 팔찌가 훨씬 더 잘 팔려나갔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에는 힘이 있다. 나는 그 사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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