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의 나는, 내가 꿈꾸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예상 밖의 결과 때문에 인생이 궤멸될 상태에 놓여 있었다. 나는 7년 동안 모은 돈으로 집 근처에 가게를 냈다. 그동안 꿈꾸었던 의류점이었다. 그렇게 꿈꾸었던 일이었지만 상품은 팔리지 않았고 파리만 날리는 날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만둘 용기도 없었던 나는 꿈을 접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빚을 냈다. 처음에는 은행에서만 돈을 빌렸지만 부족해지자 소비자금융에도 손을 내밀었고 결국 사채에까지 손을 댔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총 2천만 엔(약 2억 원)이 넘는 빚이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해도 “이제 파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말만 돌아왔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렇다, 나조차도.


친구는 물론이고 애인과도 헤어진 나는 인생의 밑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상태였다. 운전을 하고 있어도, 화장실에 앉아 있어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죽는 게 편할지 몰라.”


그런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내 빚보증을 서준 사람이 부모님이라서 죽을 수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나는 욕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나버리면 편할 텐데….”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포기하지 마. 포기하지 마.”


그것은 내 마음의 목소리였다.


샤워기의 물줄기와 눈물이 뒤섞인 몰골로 나는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제 의지할 게 아무것도 없어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하느님, 부처님, 조상님, 우주님!”


바로 그때였다.



○○○ : 오랜만이야!


히로시 : 오랜만…이라니? 저는 누구신지 모르겠는데요. 저리 가세요.


○○○ : 이봐, 모처럼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놓고 지금 그만두면 아깝잖아!


히로시 : 재미있는… 일? 아니, 그보다 도대체 누구세요?


○○○ : 나? 네가 조금 전에 불렀잖아. ‘우주님!’ 하고.


히로시 : 네? 우주님?


자칭 우주 : 뭐, 실제로는 교신을 담당하고 있는 것뿐이지만. 그래서? 나를 부를 정도라면 너 정말로 해볼 생각이 있는 거지?


히로시 : 네? 뭘…?


자칭 우주 : 뭐냐니, 우주에 주문을 하는 것 말이야. 그렇게 하려고 나를 부른 거잖아.


히로시 : 우주에 주문을? 주문이라니 무슨…?


자칭 우주 : 너, 빚 때문에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지? 주문이 뭐냐고? 너의 소원을 내가 우주에 전달해주는 거잖아!


히로시 : 소원? 우주에 소원을? 저는 지금 우주에 소원이나 빌고 있을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 저의 인생은 죽느냐, 아니면 어딘가에 콕 숨어버리느냐 하는 길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요.


자칭 우주 : 숨어? 그거 좋지! 2천만 엔의 빚을 피해서 숨어버린다…. 그리고, 그리고… 인생 대역전! 흐음, 꽤 재미있는 일 같은데….


히로시 : 재미있는 일이라니요? 지금 제게는 그것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자칭 우주 : 그러니까 너의 주문은 대역전극을 바란다는 거잖아?


히로시 : 네? 저의 인생이 역전될 수 있다고요?


자칭 우주 : 응?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당연히 되지. 그래서 나를 부른 거잖아?


히로시 : 아, 아니, 그게… 상대방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있는데 무슨….


자칭 우주 : 에이, 정말 피곤하네. 그러니까 주문을 할 거야, 말 거야? 뭐든지 들어줄 테니까 빨리 결정하라고!


히로시 : 뭐든지? 정말이요? 그, 그럼 부탁합니다! 인생 대역전! 아, 숨어 사는 것은 싫어요! 정말 들어주실 건가요?


자칭 우주 : 당연하지. 우주는 두말하지 않아. ‘규칙’만 정확하게 지키면 돼.


히로시 : 규칙? 그게, 뭔데요?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날부터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우주님의 스파르타 수업이 시작되었다.


소원을 이루는 힌트를 전해 듣고 그것을 매일 실행한 나는 9년 만에 2천만 엔의 빚을 완전히 변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당시의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마치 꿈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우주님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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