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테크Fin Tech

 


가상 통화가 다가온다


핀 테크는 특정 기술의 명칭이 아니라 파이낸스와 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는 풍조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미국에서는 2014년부터 일본에서는 2015년부터 주목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관공서, 금융기관, IT 기업, 벤처기업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핀 테크의 발단을 2008년에 발생한 리먼 쇼크에서 찾는 논객들도 많다. 금융기관에 대한 높은 불신감과 실망이 고객을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량으로 해고된 금융기관의 엔지니어들이 벤처기업으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일본에서는 금융청이 20159월에 공표한 ‘2015 사무년도 금융행정 방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방침에서 금융청은 금융행정 전체에 관한 커다란 방침을 제시하고 핀 테크도 언급하면서 주목을 모았다. 기존에는 앞으로 1년 동안의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과 검사에 관한 방침이 주된 내용이었다.


금융청으로서는 일본이 핀 테크 움직임에 하루빨리 대응하여 장래의 금융 서비스에서의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 서로 협력하면서 해외의 사례 조사나 일본국 내외의 전문가들과의 대화 등을 통하여 핀 테크의 동향을 선점해서 파악해나간다. 그리고 이용자 보호 등의 금융행정상의 과제를 양립시키면서 장래의 금융업, 시장의 발전, 고객의 편리성 향상과 연결되도록 함과 동시에 일본 국내외의 전문가들의 식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기술 혁신이 일본의 경제와 금융의 발전과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한다.”(2015 사무년도 금융행정 방침에서)


금융청은 이 방침을 내세우는 전제로서 핀 테크가 초래할 구조적 변화에 일본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응이 늦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조 변화 움직임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IT 벤처 등의 논 뱅크 플레이어(Non bank player)와 금융기관과의 연휴, 협력 등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상황에 비교할 때 일본에서는 이런 유기적인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 또 일본의 금융기관(금융기관 네트워크를 포함하여)이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이나 개인의 욕구, 즉 세계적인 캐시 매니지먼트 서비스(Cash Management Service)’, 전체 은행 시스템 구조의 국제 표준화, 낮은 해외송금 수수료 등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과제도 있다.”(2015 사무년도 금융행정 방침에서)


물론 금융과 기술의 융합은 예전부터의 주제로, 1990년대에도 두 분야의 융합이 제기되었다. 냉전이 종결되면서 군수 관련 사업에 종사하고 있던 엔지니어들이 금융가로 들어와 금융 공학을 발전시켰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금융의 온라인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마츠이松井 증권이나 모넥스(Monex) 증권 등 온라인 전업 증권회사가 등장했고 2000년에는 인터넷 전업 은행인 저팬 네트(Japannet) 은행이 개업했다. 현재 시가 총액이 50조 원을 넘는 미국의 페이팔PayPal이 창업을 한 것은 1998년이다. , 이 시기에 창업한 기업 대부분은 2001년의 닷컴 버블의 붕괴와 함께 파산을 맞이했다. 이런 경위로부터 핀 테크의 움직임을 냉정하게 보는 시각도 있지만 1990년대와 핀 테크를 비교하면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은 가상 통화의 등장이다.


가상 통화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는 비트코인(bitcoin)은 나카모토 사토시(Satoshi Nakamoto)라는 인물의 논문을 바탕으로 200913일부터 유통이 시작되었다. 2013316일 키프로스(Cyprus)EUIMF로부터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신, 모든 은행 예금에 대하여 과세를 결정할 때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어 거래 가격이 폭등, 비트코인은 전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국가 같은 관리 주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기존의 금융기관이나 국가에 대한 신용 불안 수용처가 된 모습이었다.

 


비중앙집권화의 트렌드


이것을 금융의 비중앙집권화(Decentralized)라고 부른다. 정부와 금융기관은 이 트렌드를 간파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20142월에 비트코인 거래소 마운트 곡스(Mt. Gox)가 파탄에 이르러 주목을 모았다. 그 당시와 비교하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의 지면을 시끄럽게 만드는 일은 줄어들었지만 비트코인은 땅 속에서 뿌리가 확장되듯 살아남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조금씩 생산해내고 있다.


2016525일 비트코인 등 가상 통화에 대한 규제를 포함시킨 개정 자금 결정법이 성립되었는데, 가상 통화 거래소에 등록제를 도입하여, 구좌 개설 당시의 본인 확인 등을 의무화하고 고객의 자산과 자기 자산을 구분하는 분별 관리를 요구한 것이다. 자금 세탁(money laundering)이나 테러 자금에의 악용 방지를 목적으로 삼은 법 개정이지만 위치가 애매했던 가상 통화를 규정하고 그 존재를 인정한 법 개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개정 자금 결제법은 가상통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물품을 구입하거나 빌리는, 또는 노무 서비스를 제공받는 경우에 그 대가를 변제하기 위해 불특정인에 대하여 시험용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불특정인을 상대로 구입 및 매각을 할 수 있는 것.(이것과 상호 교환할 수 있는 것도 포함)

전자적으로 기록된 재산적 가치에서 전자정보 처리 조직을 이용하여 이전할 수 있는 것.

법정 통화로 표시되거나 법정 통화를 바탕으로 채무 이행 등이 이루어지는 통화 기준 자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이런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한다. 전자머니나 포인트 등은 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며, 국채나 지방채, 예금통화 등은 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블록체인(Block chain)

 

비트코인의 기반인 블록체인에도 뜨거운 시선이 모아지게 되었다. 가상 통화는 블록체인에 의해 신뢰할 수 있는 발행 주체가 없더라도 공공 거래 장부라는 형태로 신뢰성을 담보한다. 가상 통화 거래에 참가하는 전원이 같은 장부를 가지고 거래를 기록한다. 누군가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장부가 파괴되더라도 다른 참가자가 존재하는 한 블록체인은 소멸되지 않는다. 또 악의가 있는 사람이 함부로 내용을 바꾸는 행위를 방지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기존의 금융기관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그 이유는 금융기관이 존재하는 의미 중의 하나가 금전 거래 장부를 정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제나 융자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장부가 있어야 하며 금융기관은 그것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왔다.


블록체인은 블록이라고 불리는 데이터들을 시계열로 고리(체인)처럼 연계시켜 취급한다. 블록은 미리 정해진 데이터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정 시간마다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어 블록체인의 최신 블록에 다음의 블록으로서 접속된다. 이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 발생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가상 통화인 경우에는 그 사이에 발생한 거래 기록이다. 통화 이외에도 어떤 거래 기록을 블록체인 구조에 기록할 수 있다.


시간이 변함에 따라 이 블록은 증가한다. 비트코인인 경우, 거래 기록이나 검증에 관한 계산에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계산에 협력한 사람에게는 그 대가로 비트코인이 지불된다. 블록체인 속의 블록 내용을 바꾸려면 그때까지의 모든 블록도 바꾸어야 한다. 하나의 블록만 바꾸어도 검증이 실행되어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블록체인을 바꾸려면 막대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시간을 되감기 위해 막대한 계산량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관리자가 없는 블록체인이 신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할 수 있다.

 


블록체인 활용 방법 모색


원래 비트코인을 위해 개발된 블록체인이지만 다양한 거래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용 형태는 크게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 chain)’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 chain)’으로 나눌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참가자가 불특정 다수인 블록체인을 가리키며, 비트코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에스토니아의 LHV 은행은 증권이나 자동차, 집 등 디지털 데이터로부터 실물까지 모든 자산을 담보로 기재할 수 있는 컬러코인(Colored Coins)’의 시험운용을 개시했다. 또 미국 나스닥도 블록체인을 사용한 미공개 주식거래 시스템 나스닥 링크(Nasdaq Linq)’를 개발했다.


영국의 바클레이스(Barclays) 은행과 비트코인 교환소인 세이펠로(Safello)가 공동으로 금융 분야에의 블록체인 응용에 착수한 것 이외에 스위스의 UBS 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또는 프로그래밍 언어 이더리움(Ethereum)을 사용한 증권의 완전자동 매매 시스템 연구를 개시했다.


한편,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참가자가 한정되어 거래의 승인 속도를 높여준다.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이 독자적인 가상 통화 ‘MUFG 코인을 개발한 것 이외에 미국 시티 그룹도 세 종류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한 내부 통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은행 역시 독자적인 블록체인을 이용한 공공 거래 장부를 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ABN AMRO 은행, ING 은행, 라보 은행(Rabobank) 등 세 은행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컨소시엄 타입이라고 불리는 움직임도 있다. R3CEV는 블록체인을 사용한 차세대 금융 기반의 구축을 지향하는 컨소시엄인데, 4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참가한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 YFJ 파이낸셜 그룹,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은행, 노무라 홀딩스, SBI 홀딩스 등이 참가하고 있다.


가상 통화와 블록체인은 아직 여명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발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인터넷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텔레비전을 비롯한 미디어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과 마찬가지로 가상 통화나 블록체인 역시 금융뿐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5장 산업이 바뀐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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