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하얀 장미가 좋아요. 이것으로 할게요.”

알겠습니다. 선물이라면 받는 분의 이름을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생일 선물로 꽃을 선택하고 꽃 가게 점원에게 배달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지극히 평범한 광경이지만 이것을 스마트폰의 채트 애플리케이션(chat application)으로 처리한다고 하자.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인터넷상에서 주문을 받는 꽃가게를 찾아 점원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선물할 꽃을 선택하고 주문한다. 이제는 인터넷 통신판매를 일반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채트(짧은 문장을 주고받는 것) 상대가 사람이 아닌 컴퓨터라면 일반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챗봇(Chatbot)이라고 불리는 기술이 사용된다. 챗봇의 (bot)로봇(robot)의 약자인데, 마치 사람처럼 일을 처리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 챗봇은 채팅을 하는 로봇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책은 ‘2017년 이후 사회나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치고 바꾸어가는 기술’ 100가지를 소개한다. 챗봇은 그중의 하나이며, 2017년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상황은 미국 페이스북의 채팅 소프트웨어인 메신저를 사용해서 인터넷으로 꽃을 판매하는 미국 1-800플라워즈(원 에잇헌드레드 플라워즈)가 메신저의 상대를 로봇과 연결시킨 것이다. 페이스북은 20164월 기업이 준비한 챗봇을 이용자들이 간단한 조작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표했고, 뉴스미디어인 미국의 CNN

 일기예보 서비스 회사 등이 그 시스템을 이용한 로봇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도 20163월 로봇에 이 장치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로봇에 음성인식이나 화상 인식 기능을 입력하여 문자메시지뿐 아니라 음성 통화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피자 체인점이 준비한 챗봇과 메신저를 통하여 피자를 주문하는 상황을 시연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이용자가 많은 LINE2016년 봄부터 로봇과의 연결을 시작했다.


굳이 컴퓨터를 사용해서 주문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을 직접 보고 선택하는 경우, 점원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들을 수 있다. 바라는 부분이나 의문에 대해 답변을 들을 수 있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매상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24시간 문을 열어놓고 있는 인터넷 점포는 채팅을 하더라도 점원이 일일이 응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연언어 처리나 음성인식이라는 인공지능(AI) 기술

을 조합시킨 로봇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상 분야나 용도를 압축하면 챗봇은 매우 실용적인 기술이다. 예를 들어, 미쓰비시(三菱) 도쿄UFJ 은행은 20163월 두 개의 다른 로봇을 준비하여 은행거래 Q&A’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나는 LINE 공식 계정용 Q&A 서비스인데, IBM의 왓슨(Watson)이라는 기술을 사용하여 문자를 이해한다. 또 하나는 스마트폰의 애플리

케이션으로, 어드밴스드 미디어(Advanced Media)의 음성인식과 자연언어 처리 기술을 이용한다. 양쪽 모두 지금까지 축적된 FAQ(흔히 있는 질문과 그 답변)의 내용을 컴퓨터에 입력하고, 내용을 학습한 컴퓨터가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한다. 임의의 질문에 대해서 그 의도를 이해하고 질문이나 답변을 출력하는 것이다.

사람과 가까워지는 기술



챗봇을 비롯하여 이 책에 게재한 100가지 기술은 닛케이BP사의 기술 전망 활동인 테크노 임팩트(techno impact)’를 통하여 선발한 것이다. 30여 종이나 되는 기술 전문지 기자 200여 명이 앞으로 유망하다고 여겨지는 기술을 선별했는데, 그 세 번째에 해당하는 이번에는 30건 가까운 리스트에서 100건을 선택했다. 기초기술부터 응용기술까지 다방면에 걸친 100가지 기술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과 가까워지는기술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기술을 의식하고 그쪽으로 다가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의 바람을 이해하거나 예측하고 자동으로 움직여준다. 행선지만 알리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자동 운전이 전형적인 예다. 개별 생산을 비롯하여 비즈니스에서 이용되는 기술도 각 고객과 가까워지기 위해 사용된다. 사람과 가까워지는 기술은, 사람에게 친절하고 사람을 지키는 기술이기도 하다. 건설 분야를 살펴보면 목조 기술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나무의 매력을 살리면서 환경 문제에도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을 비롯한 재해에 대비하

는 기술도 잇달아 개발되고 있고, 네트워크를 통하여 고령자를 지키는 서비스도 있다.


한편, 이미 사람에게 가까워진 의료 관련 기술은 사람의 체내로, 나아가 유전자로 다가가고 있다. 유전자를 변형하는 게놈 편집 기술까지 진행되면 가까워진다, 다가온다는 의미 이상의 단어를 찾아야 할지 모르지만 재생 의료를 비롯한 의료 기술의 혁신에는 큰 기대를 걸 수 있다.


이처럼 사람과 가까워져 

마치 사람처럼 행동하기 위해 수많은 기술들이 ICT(정보통신 기술)의 힘을 이용하고 있다. 사람을 둘러싼 주변의 정보, 그리고 사람의 체내 정보를 센서로 파악할 수 있다면 각각의 기술은 그 사람에게 적합한 형식으로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술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없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다는 데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과제는 없는지,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좋은지, 그런 주제에 관하여 전문지 편집장들이 토론한 결과들을 이 책에 소개했다.


<1장 모든 것이 바뀐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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