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평가단 10기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잠시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엔 부랴부랴 신간평가단 리뷰를 마쳤는데, 여행을 다녀오니 마무리 페이퍼를 쓰게 되네요. 어느덧 신간평가단 활동이 습관처럼 삶에 배어난 듯 싶었습니다. 여행때문에 11기는 신청하지 못했는데 괜한 아쉬움이 듭니다.

















10기 신간평가단 활동을 하며 받은 소설들을 추려봤습니다. 9기 활동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활동을 끝내고 책들을 모아보면 그 다양한 스팩트럼에 놀라게 됩니다.


일본문학은 총 5권 이었고, 한국문학은 3권이었습니다. 이외 외국문학은 4권이었습니다. 일본문학은 대부분 읽기 쉬운 스타일의 가벼운 소설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 사이에 품격 있는 추리문학도 3권이 섞여 균형을 이뤘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조금 애매하지만) 외국문학의 경우에는 스릴러 2권 SF 1권 연애소설 1권으로 마치 6개월 동안 작정하고 분배한 듯한 다양성을 보였습니다. 새삼 신간평가단 담당자분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제가 주로 읽는 한국문학은 3권이 들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문학적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김경욱 부터, 김훈이나 윤성희 같은 유명 작가까지 한 권도 버리기 아까운 소설들이었습니다. 보통 공짜로 받는 신간평가단 소설들이라 하면 광고가 잘 되지 않는, 질낮은 작품들로 꾸려질 거란 편견을 가지게 되는데 알라딘 신간 평가단의 소설들은 담당자분이 직접 심사해 좋은 작품을 보내준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준이 높았습니다. 리뷰를 대가로 무료로 증정받은 소설이니 억지로 좋은 리뷰를 써야겠다는 부담을 갖지 않아도, 좋은 평을 내릴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런 부분이 재차 신간평가단에 신청을 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신간평가단 소설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소설은 역시,


이 작품 입니다. 윤성희 작가의 '웃는동안'. 다른 평가단 분들은 분명 '스노우 맨'을 뽑을 것 같지만. 소신 있게, 저는 윤성희 작가를 선택합니다. 이 작품집엔 정말 주옥같은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었습니다.

윤성희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에 애정을 듬뿍 가지고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작가입니다. 처음엔 다소 산만한 이야기 전개에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 이야기의 행간 사이에 그녀가 만들어놓았을 수많은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쉽사리 문장을 건너뛰지 못할겁니다. 그 매력을 많은 분들이 느껴보셨음합니다.


그럼 제 맘대로 이번 평가단 소설들의 베스트 5를 선정해볼까요. 이미 베스트 1로 윤성희의 소설을 골랐으니 4권만 더 추려보겠습니다.


첫째로, 루스 렌들의 '활자 잔혹극'


추리 소설에 사회성을 가미한 작품이라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추리 소설 자체로의 매력보다 '문맹'이라는 키워드를 추리문학의 전면으로 끌고 나온 과감성이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둘째로, 고이즈미 기미코의 '변호측 증인'


이 작품은 '활자 잔혹극'과는 다르게 추리소설 본래의 매력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그 반전은 대단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작품이 없었더라면 '달리의 고치'에 한 표를 줬을테지만. 이건 못 이겨요.



셋째로, 요 네스뵈의 '스노우 맨'


베스트 1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작품입니다. 정말 훌륭한 스릴러였어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가 일품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스노우맨'의 끔찍성은 다가오지 못한 듯싶지만, 재미 측면에선 따라올 소설이 없었습니다.



넷째로, 김경욱의 '신에게는 손자가 없다'


굉장히 고민되는 작품 선정이었습니다. 김훈의 '흑산', 애증의 소설 대니얼 H. 윌슨의 '로보포칼립스'가 순위에 있었습니다. '흑산'은 과하게 실험적이라, '로보포칼립스'는 스필버그가 만들어낸 거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허술한 이야기 때문에 배재했습니다.


이 소설은 다른 김경욱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성향을 보입니다. 조금 더 현실 참여적이고 하드보일드한 작품들인데, 나름의 매력이 있어 선정했습니다. 이야기의 완결성 측면에선 당혹스런 작품들이 조금 보입니다만, 작가의 의도로 알고 해석했습니다. '태양이 뜨지 않는 나라'와 같은 작품과 같이 드러나는 이미지가 강렬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잘 접하지 않는 작품들을 읽고 분석을 하고 리뷰를 한다는 것이 저에겐 참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가끔은 맘에 안들어 투덜거리기도 하고, 파악이 힘들어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만 언제 또 이런 작품들을 읽어볼까 생각해보면 신간평가단 활동은 분명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또! 이왕이면 다른 분야에서 리뷰를 써보고 싶습니다만, 워낙 경쟁자들이 몰리는 추세라 잘 될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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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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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연인의 성격차이와 갈등의 극복은 로멘스 물의 주요 골자가 아닌가 싶다. 결국 연애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니까. 그 갈등 설정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소설의 성격이 바뀔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설정은 재미있다. 도시의 여인과 시골의 남자, 이 설정은 신선하지는 않지만 흥미 있는 소재임에는 분명하다. 어느센가 시골 사람은 같은 나라에 살며 같은 언어를 공유하지만 결코 만날 일이 없는 미지의 존재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을 그렇게 느낀다. 시골 사람들에 대한 편견은 개그물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시골 하면 핸드폰도 안터지고 밤만 되면 불이 들어오지 않아 일찍 잠들어야 하고 아침엔 닭 울음 소리에 일어나야 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두 인물이 나와 사랑하고 연애하다가 반목하고 싸우고 다시 화합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 얼마나 재미있겠냐, 싶겠지만 분명 이 소설은 독자를 흡입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도시 여인과 시골 남자의 관계는 앞서 언급한 코미디 영화처럼 그려지고 있지는 않다. 그저 성격이 많이 다른, 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극단적인 두 연인의 설정으로만 보인다. 그런 점에선 결국 일반적인 로멘스 소설의 이야기 구조를 답습하는 것 같아 아쉽다. 물론 이것은 로멘스 소설보다는 본격 문학을 좋아하는 본인의 취향일 뿐이다.


이 소설의 가장 특이할 점이라면 역시 마무리가 아닐까 싶다. 완전한 갈등의 해소나 허무한 지연이 아닌 다른 노선을 택하고 있는데, 와닿는 것 같기도 그닥 감흥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상투적인 결말을 피해간 것은 높이 살 만하나 그것이 이야기의 완결로서 얼마나 좋은 마무리인지는 모르겠다. 그 뒷 이야기를 다루는 '가족무덤'이 곧 발매된다고 하니, 애초에 후속작을 노린 마무리였다면 뭐, 나쁘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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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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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디카프리오를 주연으로 영화화 한다고 해서 출간때부터 눈여겨보았던 소설이다. 뮤지션이자 저널리스트, 경제학자이자 소설가라는 작가의 이력도 특이했고 '눈사람'을 소재로 한 시놉도 흥미로웠다. 책의 앞뒤에 나열된 과도한 칭찬과 수식어, 수상이력에 비해서 작가 요 네스뵈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 작가다. '헤드헌터'라는 작품 한 편이 출간된 적이 있는데, 그것 또한 요 네스뵈의 대표작인 해리 홀레 스리즈와는 별개의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해리 홀레'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구축하려 쓴 작품이 '헤드헌터'라니 이 작가는, 혹은 이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상당히 낯설다.


독자는 작품을 읽기 전에 책의 앞 뒤를 살피며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을 유추해보기 마련이다. 나도 또한 그랬다.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이 소설이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지, 소설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가 흥미로운지 숙고했다. 결과적으로 이 소설은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증폭된 소설이었다. 단순히 '집 앞에 서 있는 눈사람'의 모티프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고 두꺼운 분량의 소설을 지치지 않고 밀어붙이는 힘을 가진 소설이었다.


소설은 스릴러의 뻔한 공식을 반복한다. 사건의 발생, 용의자의 추적, 범인을 확정, 범인의 죽음, 새로운 용의자의 등장. 이 패턴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계속해서 발견된 단서들과 부합하는 유력 용의자가 등장하고, 그 용의자가 범인이 아님이 밝혀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만큼 수많은 단서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게 되는데, 소설의 마지막에 그 단서들을 깔끔하게 조합해내는 방식은 고전 추리소설과도 닮았다. 하지만 사건의 해결이나 수수께끼의 증폭보다는 스피드 있는 스토리나, 캐릭터들의 생동감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작품이다. 전개 자체가 워낙 흥미진진하다보니 반전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불륜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며 그 문제성을 이야기로 구축해내는 방식 또한 훌륭했고, 군데군데 배치해놓은 유머코드도 적절했다. 하지만 역시 계속 드는 생각은 이야기의 상투성이 아닐까 싶다. 다만 작가는 대단히 유능한 길잡이다. 작가는 자신의 뒤를 따르는 독자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독자는 작가를 따라가다보면 항상 신선함을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다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그 길이 결코 새로운 길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선, 이 소설이 이렇게나 많은 상을 휩쓰는지 조금 의문이 든다. 요즘은 이런 소설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그런 것일까.


무더운 여름에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침대에 누워서 읽기에 안성맞춤인 소설이다. 눈 쌓인 북유럽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섬뜩한 살인들, 이보다 좋은 피서가 어디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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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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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우뚱... 내가 너무 급하게 읽어내려간 건가. 근데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은 별로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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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읽는 이를 압도하는 언어의 아름다움. 소설을 원어로 읽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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