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6일

 책을 읽기는 커녕 책을 펼칠 생각도 안한 어제 오늘이다.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중 한 권인데 야구 좋아하는 아들 읽으라고 며칠 전 빌려왔더니 오늘 읽었나보다. 잠자리에서 책의 내용을 들려준다. 얼마 만에 아들 입에서 조잘조잘 나오는 책 이야기인지 내용 보다도 그 소리가 좋고 반가웠따. 아들이 말하길 재밌으니 엄마도 꼭 읽어보란다.

 

 

 

 

 

 

 

20181217월

  어린이집 산타 잔치를 한다고 한다. 말도 못하고 기저귀도 못뗀 아이를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고 불안한 마음이 많았는데 아이가 다니는 가정 어린이집은 그런 불안을 없애주었다. 가장 큰 고마움은 담임 선생님이시지만 가정 어린이집에 우리 반 남의 반을 따지겠는가? 늘 웃으며 대해주시는 선생님들께 고맙기도 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을 준비했다. [서천석의 그림책 다이어리], [시집살이], [언어의 온도], [운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있으려나 서점]은 대상을 정하지 않고 한 권씩 나누어 드리고 [카이사르]만 담임 선생님께 정해 드렸다. 책을 평소에도 즐겨 읽으시는 선생님께 딱인 책이라 여겼는데 저녁에 받은 메시지를 보니 그 판단이 적중했음을 알게 되었다. '크리스마스엔 책홍수'라는 구호 아래 준비한 선물이지만 참 의미있는 일 같다. 아이슬란드의 이 문화는 정말 들여오고 싶다.

 

20181218화

 

 민음사 이벤트로 친필 사인본이 왔다. 무려 하루키라니. 남편도 받았다. 무려 쿤데라^^ 물론 남편은 쿤데라를 모른다. 하루키는 알겠지?

 그런데 원래 내지가 거꾸로인가? 내 책이 잘못된 건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로 했다. 하루키의 사인이 파본에 있다면 이 책이야말로 '유일한' 것이 아니겠어? 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20181219수

 

 국어 시간에 실린 그림책의 경우는 되도록 원작을 읽어주고 있다. 오늘따라 유난히 기침이 심해 목을 아낄까 하다 국어 시간이 되니 나도 모르게 책을 펼치곤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 글이 아주 많은 책은 아니었다. 나와 내 책만 보는 아이, 눈은 국어책 글씨 읽고 귀만 열어둔 아이, 둘을 비교하며 고개를 왔다갔다 하는 아이가 있었다. EBS의 지식채널e에서 로자 파크스와 관련된 영상도 보고 수업을 이어나갔다. 올해 아이들은 유난히 사랑스럽다. 요즘 그걸 많이 느낀다.

 

 

20181220목

 

 이 책을 드디어 읽는구나! 궁금했다. 정작 저자는 '이게 책인가?'라고 물었지만 독자는 기대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 활자화된 결과물을.

 학교 도서실에 희망 도서로 신청한 지 근 100일은 되는 것 같다. 그 사이 참지 못한 일부 책은 샀고, 빌려 읽었는데 이 책은 시립도서관에서도 인기가 많아 대출이 어려워 애시당초 학교만 믿었다^^ 아직은 책장도 펼쳐지지 않은 이 책을 이번 겨울의 양식으로 저장!

 

 

20181221금

 

 학교는 아이들이건 선생님이건 독감 때문에 난리다. 오늘은 독감에 걸려 오지 못한 선생님 반에 보결을 들어갔다. 보결 갈 때면 그림책 하나 들고가는 편인데 오늘은 이 책으로 정했다.

 단순한 그림과 내용에 비해 철학적 메시지가 있는 책인데, 다행히 2학년 아이들은 집중했다. 누구를 이기려는 것보다, 남보다 빠른 것보다 함께 웃고 즐겨보자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수업을 했는데....아직 전달이 되긴 힘들었나? 말판 게임에 아주 목숨들 건다...천천히...아 ㅠㅠ

 1시간 끝나고 5학년 우리반 애들을 보니 어찌나 성숙해 보이던지. 그 반 애들은 그 반 선생님이 교육하는 걸로!

 

 

20181222토

 

 구스범스 표지는 여럿 보고 영화도 봤는데 책 한 권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엔 '투병 인간 이야기나~ 능텅 감투 이야기나~'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읽다 보니 맥스의 마음에 이입이 되면서 별일이 없어도 불안하고 긴장되괴 그랬다. 물론 별일은 있었지만! 아이들에게 왜 인기가 많은지 알겠다. 영화 말고 TV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어릴 땐 어린이 미드가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샌 통 볼 수가 없어 아쉽다. 

 

 

 

20181223일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닛타와 나오미의 두번째 만남, 그리고 노세도! [매스커레이드 호텔]과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사이에 [매스커레이드 이브]가 있던데 그걸 안 읽었는데 공백을 1도 느낄 수 없어 이상했다. 찾아보니 그건 두 사람이 만나기 이전의 이야기인가 보다. 도서관에 예약해두었으니 조만간 읽어보면 알겠찌. 그나저나 다음엔 로스엔젤레스가 배경이 되려나?

 

 

 

20181224월

 

 학기 초에 학교 도서실에 희망 도서 신청했는데 학기말에 왔다. 그러려니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나 싶은 마음이 든다. 새 책이 학기말에 들어오면 아이들은 새 학년이 되어서야 자유롭게 읽게 되니 시간 차가 너무 커 나도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만 신청하지 나 읽을 급한 책은 열외다. 

 이 책도 왠지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는데 읽어보니 그 이상이다. 허균 보다는 '홍길동'에 더 관심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홍길동전]의 저자로만 알기엔 시대를 앞서간 '실천하는 지식인'으로서의 허균의 삶이 너무나 역동적이었다.  '사고는 유연하고 표현은 직접적이며, 만인에 평등하고 사회에 진취적이며, 행동은 실천적이고 문장은 독창적이다.'등등 허균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가 마구마구 생성되는 중이다. 황희 다음으로 내 마음에 저장?

 

 

20181225화

이 일기의 마지막 날이 크리스마스가 될지는 몰랐다. 마무리 짓기에 좀 특별함을 실어주는 것 같다. 오늘 아침 초록색 표지의 책들을 모아 바닥에 트리처럼 깔아놓으며 소소한 기분을 내봤고, 오랜만에 맑은 날씨에 1시간 가까이 아들과 걸으며 단골 헌책방에서 책도 샀다. 어제에 이어 [허균의 생각]과 [병자호란]을 읽었고, 아들들에게 책도 읽어주고 권해준, 크리스마스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책과 가까이 지낸 날이다. 그날이 이 일기를 맺는 날이라 참 다행이다. 여느 날처럼 책을 읽고, 사고, 읽어주고, 권해준 그런 날이다. Good-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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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12-2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트리 완전 멋져! ^^
나는 빨강으로 한번 해볼까나...ㅋㅋㅋ

그렇게혜윰 2018-12-26 14:57   좋아요 0 | URL
빨간 트리? 좀 무서운데 섞는 건 어떨까?ㅋ

깐도리 2018-12-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윰님 반가워요...

그렇게혜윰 2018-12-26 19:41   좋아요 0 | URL
넵 반가워요^^

레삭매냐 2018-12-2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성해 보이는 북트리스마스 아이디어 !
멋지십니다.

참말로 하루키 친필 싸인본을 득템하셨
다니, 대단하십니다 :>

그렇게혜윰 2018-12-28 16:22   좋아요 0 | URL
쿤데라도 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