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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격
페터 비에리 지음 / 은행나무

"너무나 익숙하지만, 제대로 묻지 못한 삶의 존엄성"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낯설게 바라보면, 막상 우리가 그것에 대해 정말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로 표현되는 인간의 존엄성도 이런 개념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모든 인간이 언제나 존엄한지’에 대해 수많은 의문을 던질 수 있다.(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나는지 생각해보라.) 존엄성이란 주어진 답이 아니다, 각자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구체적인 상황에 이르러서야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에 도전하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실은 페터 비에리는, 존엄성은 절대적인 속성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 말하며 존엄한 삶을 찾기 시작한다.

그는 세 가지 질문으로 존엄성에 다가선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가. 너무 쉬운가? 그렇지 않다. 첫 질문에서는 존엄성이라는 게 나 혼자 구현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두 번째 질문에서는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엄중한 책임을 알게 된다. 주어진 존엄성을 무작정 지키는 게 아니라 존엄성을 잃기도 하고 다시 찾기도 하는 구체적인 현실의 삶을 인정하는 태도,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 이를 위해 노력하는 각자의 마음을 보듬는 따스한 시선에서, 인간으로서 살아야 하는 삶이라는 게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따뜻한 철학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내가 삶을 살아가며 경험을 쌓아갈 때마다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 왜 우리는 존엄성이라고 하는 삶의 형태를 만들어냈을까? 존엄성은 과연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 걸까? 그러면서 서서히 들었던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사고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존재로서 우리의 삶은 연약하고 무너지기 쉬운 것이다. 그 원인은 안에도 있을 수 있고 밖에도 있을 수 있다. 존엄을 지키는 삶의 형태는 이런 위험을 견제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네 삶을 지탱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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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김기창 지음 / 민음사

"2014 오늘의작가상 수상작"
노인이 사는 단독주택은 더블사이즈 침대와 탁자, 복제 그림이 걸려있는 게스트룸, 천장이 높은 서재와 하노키 욕조가 구비된 욕실, 스크린이 설치된 AV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물 빠에야를 직접 요리하고, 차라투스트라를 인용한다. 고상한 취향과 염세적인 말투를 잃지 않는 주인공 '노인', 모든 것을 가진 그는 이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 혹은 딸 같은 사이로 지내던 가사도우미 '덕'과 이웃집 젊은 미혼모 '진'이 그의 일상에 포함되며, 죽음 대신 찾아온 마지막 첫사랑을 만끽한다.

한 노인과 두 여자가 이루어내는 이 이야기는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전개에서 비껴서 있다. ​죽음을 앞둔 노인은 자신의 감정을 두고 사색하거나 빈정대거나 당황하거나 순응하고, 그런 노인의 관심 앞에 선 '진'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노인을 받아들인다. 삶과 죽음의 문제, 욕망과 마음의 문제를 말하는 장면장면이 담백한 유머와 함께 이어진다. 순응하고, 관조하고, 놓아줄 수밖에 없는 한 인간의 삶, 우아해서 슬프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노인은 자신의 성기를 들이밀며 이놈 저놈 냄새를 맡게 하는 하이에나를 떠올렸다. 나는 너희와 다를 바 없으며 공동체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존재라는 의미였다. 노인은 진과 다니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돈 주고 젊은 여자를 사는 철면피로 보는 것은 아닌지, 피카소 같은 망나니 정력가로 보는 것은 아닌지, 진과 다닐 때 노인의 성기가 바지 위로 솟아 오른 것을 남들이 눈치챈 것은 아닌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노인은 자신과 진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결국, 그들은 아무도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가 지금껏 혼자인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젊은 사람 중 관계의 시달림보다는 외로움을 택하는 사람이 있듯이 노인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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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우간린 지음 / 위즈덤하우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한 공자의 멘토링"
<논어>, <공자가어>, <사기>, <공자집어> 등 다양한 사료의 기록을 바탕으로 공자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중국의 잘 알려진 경제학자이자 인재개발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저자 우간린은 "가치관이 결여된 사람은 무서우리만큼 텅 빈 삶을 만들어낸다"라고 말하며 삶의 멘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선택한 멘토는 바로 공자다.

특히 이 책은 '성인'으로 정형화된 공자가 아닌 여느 범부들처럼 셀 수 없는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고군분투하는 공자의 면면을 들추어 보여준다. 실제로 공자는 미천한 신분 때문에 남의 집 연회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것은 예삿일이었으며, 14년이라는 시간을 쓰일 곳을 찾지 못해 천하를 떠돌아다니며 보낸 이였다. 저자는 공자가 살면서 겪은 이 수많은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40여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삶의 중심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의 공자가 전하는 지혜는 어려움과 문제에 관한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추천사 : 이는 공자의 지혜가 단순히 2천여 년 전에 박제가 되어버린 낡고 죽은 것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는 것이라는 반증이라 볼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실정에서 공자의 사상을 오늘날 우리의 삶의 지혜와 접목시킨 이 책이 출간된 것은 고마운 일이다. 거친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고 저마다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삶의 지침서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_김원중(단국대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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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1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김훈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이 땅의 풍경"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김훈 작가는‘풍륜’이라 이름 붙인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이 땅의 풍경을 온몸으로 담았다. 그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자전거여행1>, <자전거여행 2>는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되어 오래도록 사랑 받아왔다. 한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두 권은 서로간의 목차를 섞어 주제별로 재편성해 10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자전거의 두 바퀴에 의지해 나아감과 멈춤을 반복하며 만난 전국의 길과 풍경과 사람들은 김훈 특유의 깊은 사유와 섬세한 언어에 의해 생생하고도 아름답게 살아난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마음을 흔들고, 머리를 깨우쳐 읽고 또 읽게 만든다.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이 산문집을 통해 오롯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밥벌이’의 가파름에서부터 ‘문장’을 향한 열망까지를 넘나드는 ‘처사(處士) 김훈’의 언(言)과 변(辯)은 차라리 강(講)이고 계(誡)다. 산하 굽이굽이에 틀어앉은 만물을 몸 안쪽으로 끌어당겨 설(說)과 학(學)으로 세우곤 하는 그의 사유와 언어는 생태학과 지리학과 역사학과 인류학과 종교학을 종(縱)하고 횡(橫)한다. 가히 엄결하고 섬세한 인문주의의 정수라 할 만하다. 진정 높은 것들은 높은 것들 속에서,
진정 깊은 것들은 깊은 것들 속에서 나오게 마련인가보다. _ 정끝별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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