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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공부
김수행 지음 / 돌베개

"<자본론>, 새롭고도 오래된 강의"
한때 <자본론>은 금서였다. 아직 여러 힘이 갈등하고 경쟁하며 서로 누를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었기 때문일까. 이제 <자본론>은 누구나 읽을 수 있다. 금서가 아닐뿐더러 고전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이전보다 찾는 손길이 적다. 원전 번역에 수십 종의 해설서가 나왔는데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자본주의의 끝이 보여서일까, 아니면 마르크스가 저술의 목표로 삼은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운동법칙’을 이론보다 현실에서 쉽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자본주의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여전히 필요하고, 어쩌면 시급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한국을 대표하는 마르크스 경제학자 김수행 교수는 처음으로 <자본론>을 한국어로 완역했고, 대학과 대학 바깥에서 수십 년에 걸쳐 <자본론> 강의를 해왔다. 그는 ‘가장 쉬운 수준의 강의’를 목표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비판하고 어떻게 찬양했는지를 정리하기 위해 새롭고도 오래된 강의를 시작했다. <자본론>의 전체 구성과 역사 맥락이라는 오래된 호흡 속에서 <자본론>의 개별 내용은 자연스레 제자리를 찾고, 한국 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오늘날 상황은 해석의 여지를 넓히고 듣는 이에게 공감을 전한다. 한국 사회를 향한 김수행 교수의 뜨거운 목소리가 마르크스의 냉철한 분석과 함께 강력하게 들리는 힘 있는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결국 자본 또는 자본가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계급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사라져야, 대다수 국민들이 일자리를 얻고 사람다운 생활을 하며 자기들의 개성과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과 같은 과학기술 혁명의 시대에, 한 줌도 안 되는 거대한 자본가계급의 독재 때문에 국민 전체가 죽어가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사실상 <자본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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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니콜라스 카 지음 / 한국경제신문

"정말로 위대한 회사를 만든다는 것"
많은 이들이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또는 조직에서 나와 자유롭게 자신만의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한다. 그러나 흔히들 말하듯이 열에 하나'만'이 성공의 길을 찾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매뉴얼이 성공을 가로막는다고 말한다. '전문가가 아닌 것', '젊지 않은 것', '혁신적이지 않은 것'은 창업의 성공 여부와 크게 관계가 없다고 지적한다. 즉, '실리콘밸리에서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입고 쌈박한 무언가를 발명해내는 '천재소년''만이 창업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30여 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창업 사례를 수집하고, 11년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창업가정신' 과목을 담당했던 전문가다. 이 책은 그런 그가 자신이 지켜보고 연구한 방대한 사례 중 최고만을 모았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매일 언론에서 다루고 세계를 움직인다는 이들의 성공담은 없다. 대신 책은 평범한 사람들을 세운다. '언뜻 보면 미치광이같은' 이들의 이야기다. 시장의 불황에도, 모두가 비웃는 아이디어에도, 부족한 자금에도, 전문성이 없는 분야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이들. 모두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곳에서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각자의, 나름의 역경에 막혀 도전하지 못하고 꿈을 간직하고만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할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그런 규정집 안에는 많은 규칙들이 들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라,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으면 바로 모델을 변화시켜라, 한 번에 크게 도약하기보다 작은 걸음으로 나아가라,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을 투자받아라' 등등. 그러나 여러 상황에서 정확히 그 반대로 하는 것이 '잘 먹히고' 때때로 훨씬 더 좋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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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잘못 뽑은 반장
이은재 지음, 신민재 그림 / 주니어김영사

"초등학교 반장 선거라고 얕보지 마세요"
4학년 교과서에 수록되며 스테디셀러에 오른 <잘못 뽑은 반장>의 후속편. 자기를 무시하는 친구에게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황당한 이유로 반장선거에 출마했던 남자 반장 ‘이로운’에 이어, 같은 학교 재학생인 여자 반장 ‘공수린’이 바톤을 이어 받는다. 전작이 반장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했다면, 후속편에서는 반장 선거가 끝나고 난 이후 일어난 골치 아픈 소동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다룬다. 공수린은 후보 추천을 받는 과정과 후보 연설 어디에서도 속임수 한번 쓴 적 없지만, 반장이 된 이후 끊임 없이 자질을 의심 받게 된다.

공수린과 마가희, 성격도 외모도 집안 환경도 판이하게 다른 두 소녀의 라이벌 구도를 중심으로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은 아이들 간의 권력 관계를 그려낸다. 극과 극의 두 캐릭터가 충돌하며 긴장을 자아내고, 우리 반 교실에 꼭 한 명씩 있을 법한 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도 상당하다.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란 무엇인지 거창한 한 줄의 정의를 새겨주려고 하지 않는다. 반장이든 반장이 아니든,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 배려 그리고 편견을 버리는 일임을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야, 공수린 제법인데. 청소 당번도 아닌데 제일 열심이잖아. 그래. 반장은 저래야지. 우리 아빠가 정치인들한테는 낮은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거든. 그런데 이제 보니 공수린이 딱 그래.” “그러게. 공수린 같은 애가 반장 되니까 좋은 점도 있네. 잘난 척하는 애들은 반장 되면 청소 감독이나 하면서 눈꼴사납게 구는데 말이야.” 진찬기가 대꾸했다.

‘감독하는 건 뭐 쉬운 줄 알아? 그게 얼마나 신경 쓰이는 일인데.’ 나는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걸 참고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공수린이 반장 돼서 뭐 제대로 하는 게 있니? 저렇게라도 해야 애들한테 덜 미안하니까 그러는 거겠지.” 김별리가 비아냥거렸다. “맞아. 별 볼일 없는 애가 반장 돼서 우리가 다른 반에 얼마나 기가 죽었는데… 반을 대표하는 반장이면, 반장답게 폼나는 일 좀 해야 되는데 공수린은 영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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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 저택의 피에로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재인

"비극을 부르는 피에로가 목격한 살인의 전말"
책의 띠지에는 "나는 결코 비극을 부르는 피에로가 아니다. 비극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써 있다. 맞는 말이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저주가 실재할 리 없기 때문에, 불운을 부르는 피에로라는 설정이 실제로 작동할 리가 없다. 그런데 누가 저 말을 했을까? 피에로 인형이 말을 하나? 그렇다. 피에로 인형은 소설 속의 인물은 누구도 들을 수 없는 말, 독자들에게만 들리는 말을 한다. 피에로 인형은 각 챕터마다 등장해 자신이 살인사건에 관련해 본 것들을 이야기한다. 덕분에 <십자 저택의 피에로>는 등장인물들보다 독자들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역발상의 추리소설이 되었다. 물론 피에로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알고 있는 걸 모두 말하지도 않기 때문에 독자들 역시 사건의 전개를 꾸준히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본격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는 엘러리 퀸과 같은 '진검승부'를 기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그렇지만 허술한 본격 미스터리 특유의 짜증나는 설정들, 예컨대 트릭에 쓰이는 일 외에는 아무런 인간성이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나 트릭에 쓰이기 위해 쓸데없이 오가는 진술들 같은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한 추리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관계가 얽혀 있는 모습을 보면서 초창기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즐겁다. 트릭보다는 동기이며, 그 동기가 보여주는 '인간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던지는 질문들이 이 소설의 정서를 구축한다. 스스로 어리석음을 향해 다가서는 인간의 복잡한 세계를 바라보는 피에로는 어쩌면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백야행>을 쓰게 될 작가의 목소리 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그 피에로 인형 말인데."
미즈호가 가오리 쪽을 보면서 말했다.
"아까 내가 봤을 때는 계단 옆 장식장 위에 소년과 망아지 인형이 놓여 있던데?"
"응, 엄마가 자살한 후 할머니가 불길하다면서 피에로 인형을 치우셨어. 사실 그 장식장에는 내내 소년과 망아지 인형이 놓여 있었는데 그날따라 처음 보는 피에로 인형이 놓여 있었거든. 그래서 고조 씨 얘기를 듣기 전에도 그 인형이 불행을 불러온 것 아닐까 생각했는데."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인형에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고조가 말했다. 움찔 놀랄 만큼 무거운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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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질주 2014-09-1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 또는 자본가가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동자계급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사라져야, 대다수 국민들이 일자리를 얻고 사람다운 생활을 하며 자기들의 개성과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개인적으로 이 말은 19세기의 산업화 초기에 맑스 시대에서나 통한 한심한 말이다. 자본과 지대, 그리고 인적 자본의 과거 개념들이 붕괴되고있는 현실에서 어찌 보면 일단 다수의 근로자는 좀 앞서가는 말로는 사이보그(자동화)로 대체되어 더 이상 설령 자본가들이 착취를 하지 않아도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다. 즉 인적 자원은 기술과 기계의 합성된 것으로 대체되어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