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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귓속말
허수경 외 지음 / 문학동네

"문학동네시인선 50, 허수경에서 박준까지"
2011년 1월, 최승호, 허수경, 송재학의 시집과 함께 시작된 문학동네 시인선이 50호를 기념해 자선시집을 엮었다. 안도현, 장석남 같은 시인부터 박준, 오은 같은 시인까지 풍성하게 라인업을 채워온 마흔 아홉 명의 시인이 자신의 시집에서 자선시 한 편을 고르고 덧글을 붙였다.

<우리의 야생소녀>의 윤진화는 "나도 당신처럼 시를 섬기며 살겠습니다. 그러니 걱정 마세요. 부끄럽지 않게 봄을 보낼 겁니다."라고 시에 대한 사랑을 고백했고, <요즘 우울하십니까?>의 김언희는 "책을 끝내는 것은 아이를 뒤뜰로 데려가 총으로 쏴버리는 것과 같아"라는 카포티의 말을 인용했다. <오렌지 기하학>의 함기석은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말을 상상한다. 날아가는 말은 날아가면서 날개부터 녹아 없어진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시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하는 방식은 달라도 시에 대한 순정은 같은 방향을 향한다. 시인이 시집에게, 시인선이 독자에게 바치는 정성스러운 연서. - 소설.시 MD 김효선

책속에서 :
쓴다는 것은 '영원한 귓속말'이다. 없는 귀에 대고 귀가 뭉그러질 때까지 손목의 리듬으로 속삭이는 일이다. 완성은 없다. 가장 마음에 든 높이까지 시와 함께 오르다, 아래로 떨어뜨리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박살은 갱생을 불러온다.
*
끝내 시속에서, 인생을 탕진하고야 말겠다.
(<아버지는 나를 처제,하고 불렀다> 박연준 덧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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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공부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말을 알아야 세상을 알 수 있다"
<논어>의 맨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은 '삼부지(三不知)'로 끝맺고 있다.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不知命 無以爲君子也),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으며(不知禮 無以立也),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不知言 無以知人也)."

이 책은 논어·맹자·장자 등의 철학서, 사기·십팔사략·전국책 등의 역사서, 설원·세설신어 등의 설화집을 비롯한 다양한 고전에서 찾아낸 현자들의 대화를 풀어낸다. 말을 단순히 기술이나 재주로 배우려 하면 결국, 금세 밑천이 드러나고 만다. 때문에 이 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놀라운 능력을 가졌던 이들의 주옥같은 대화들을 통해 말하는 법과 더불어 사람에 대한 지혜와 통찰을 담았다. 말에 대한 공부를 넘어 삶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말 잘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두 열심이지만 이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꼭 말해야 할 때 말할 줄 아는 능력이다. 또 분명히 아는 것을 말하는 자세이다. 상황을 읽고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할 수 있는 감각도 필요하다. 만약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의 생각만 그럴싸하게 내세운다면 공자가 항상 경계했던 교언영색이 되고 만다. ...진실이 무엇인지 참으로 알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조용히 내실을 다지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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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남을 모멸해야만 존엄해질 수 있는 걸까"
‘모멸감’이란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웠다. 모멸감을 즐겨서가 아니라 가끔 느끼는 더러운 기분, 뭐라 콕 집어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가 모멸감 아니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 더러운 기분의 근원과 구조가 무엇인지, 이에 앞서 그 감정 상태가 왜 더럽게 느껴지는지 설명이 된다면, 기분 더러운 일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누군가의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일도 줄일 수 있겠다는 기대감 말이다.

<문화의 발견>, <생애의 발견>, <돈의 인문학> 등 한국인의 삶과 마음의 문법을 차분하게 추적하고 따뜻하게 드러내온 김찬호 교수는, 낮은 자존감과 행복감을 억지로 채우려 남을 모욕하고 경멸하는,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하는 우리의 모습에서 모멸감이란 마음의 문법을 발견한다. 비하, 차별, 조롱, 무시, 침해, 동정, 오해에서 비롯한 모멸의 다양한 얼굴 속에서 어렵지 않게 나를 찾아볼 수 있는데, 다행히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나를 모욕한다 해도, 감정의 주인이 되어' 인간을 존엄하게 하는 삶으로 가는 방법이 구조적, 문화적, 개인적 차원에서 잘 정리되어 있어 다시 나를 모멸할 여지를 줄여준다. 책을 읽고 나니 "억지로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신뢰의 공동체"에 조금은 희망이 생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을 쓰면서 얻은 큰 수확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무심하게 모멸감을 주었는지를 깨달았다는 점이다. 그 얼굴들이 자꾸만 떠올라 한동안 집필을 중지한 적도 있었다. 기억나는 일만 해도 숱한데, 잊어버렸거나 애당초 의식조차 하지 못한 일들은 엄청날 것이다. 이 저술은 내 마음과 행동의 습성을 깊이 되돌아보는 참회의 과정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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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
안트예 헬름스 지음 / 조선북스

"
2013 독일 올해의 과학도서상 수상작"
사춘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성장과 변화, 여자와 남자, 사랑과 고백, 키스와 섹스, 임신과 출산 이야기. 인체 의학 정보부터 차근차근 짚어주고,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사춘기 감정의 변화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한다. 어떤 항목에서도 모호하거나 너무 짧은 설명으로 지나가는 법이 없다. 솔직하고 정확하게 가르친다. 여드름, 변성기, 피어싱, 면도, 젖가슴, 생리, 음경, 정액, 포경수술, 피임에 관련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 주며, 샤워와 피부 관리 등 일상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성교육 도서에 의례 실릴만한 사진은 한 장도 없다. 표지 사진처럼 재치있고 감각적인 화보가 가득 실려 있다.

성에 대해서 배우게 될 아이들에 앞서 ‘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아직 답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교사와 학부모님께 권한다. 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 더 이상 당혹스럽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내 몸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나와 타인의 육체, 감정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것이 얼마나 황홀한 지 느끼게 해준다.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걱정은 사실 필요한 일이고, 이것이 오히려 자기 자신과 남을 더 잘 알아나가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첫 경험은 어때요? 사람은 대부분 첫 경험을 잊지 못해. 다른 사람과 그렇게 가까워졌던 순간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첫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포근한 느낌이고, 상대방을 믿고, 믿음을 주는 거야. 물론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첫 경험은 누가 먼저 빨리 경험하나 경쟁하는 시합이 아냐. 다른 친구들이 자랑스레 떠벌려 대는 이야기에는 전혀 신경 쓰지 마. 중요한 건 너희들 자신이야. 어떻게든 그런 애들 편에 끼고 싶고 다른 애들에게 뒤지고 싶지 않아 아무렇게나 첫 경험을 치른다면 슬픈 일일 거야. 둘의 마음이 충분히 확인되고 서로를 믿을 수 있고, 그리고 자신들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해도 늦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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