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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참 좋아보이네요!
루이스 월퍼트 지음, 김민영 옮김 / 알키

"안티에이징은 거짓말, 웰에이징이 진실이다"
12월의 끝자락, 이제 다들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 그렇다, 다들 노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노년을 기꺼워하지 않는 태도는 바로 이런 표현에서 드러난다. 나는 노년이 아니고, 노년은 멀리 떨어져 있고, 항상 다가서고 있지만 그 방향을 보고 싶지는 않은…… 여든을 넘어선 노학자의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은 세포 하나에서 뇌의 기억까지, 나 자신에서 가족과 사회 관계까지, 우리 삶 자체가 ‘노년의 삶’이고 그 클라이맥스가 바로 ‘노년’이라고 말한다.

저자 루이스 월퍼트는 런던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적당한 명예와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은퇴 후 밀려드는 무력감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이렇듯 자신의 노년을 들여다보는 데에서 시작한 나이 듦에 대한 탐구는 전공을 살린 노화와 질병의 문제에서 시작해 고령화 사회의 단면과 대안, 은퇴 이후의 삶과 준비해야 할 것 등 사회의 문제로 시선을 넓혀간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노인 차별이란 개념은, 정년제 등의 차별적 제도와 과도한 연금 부양 부담 등의 부정적 이미지에 갇힌 노년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연령대에 따른 행복의 정도를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30대부터 낮아지기 시작한 행복의 정도가 40대에 최저점을 찍고 서서히 올라가 80대에 정점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한국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우울하게 노년을 마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더 늦기 전에 노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연스런 삶의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겠다. 더군다나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나라이니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년의 삶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시선과 사회학적 시선까지 고루 갖춘 이 책은 '긍정적 나이 듦'에 대한 적절한 입문서라 하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노년의 삶은 불행하지 않다. 유아기부터 청년기까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썼다면, 당신에게는 그 이후의 삶을 느긋하고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 권리가 있다. 어떤 도전이나 뜨거운 열정도 나이 때문에 포기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당신 인생의 클라이맥스는 아직 오지 않았다. 숱하게 많은 날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낼 것인지, 병들고 쇠약해져서 자식들에게 의지해 살 것인지는 자신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자 이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작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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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집
오르한 파묵 지음 / 민음사

"청춘의 슬픔, 가족의 아픔, 역사의 고통"
1980년 7월, 터키의 소도시 젠네트히사르. 할머니의 집에 세 명의 남매가 동시에 찾아온다. <고요한 집>은 그 일주일 간의 동거를 다룬 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주목할 점은 현재의 무기력함이다. 할머니의 회상에서 시작된 과거는 커다란 비밀을 품고 있었고, 곧 다가올 미래는 군사 쿠데타라는 어두운 사건을 던질 것이었다. 이제 더 이상의 유의미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할머니의 집에서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세 명의 젊은 남매다. 청춘은 이미 통제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지나간 상처와 다가올 운명의 압박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움찔거렸을 것이다.

가족이라는 집단, 젊음의 원초적인 불안, 그리고 시대 고발을 동시에 담아낸 이 소설은 결과적으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다. 모든 주제는 슬픔으로 귀결되어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진다. <고요한 집>은 제목처럼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명확한 결론은 등장하지 않는다. 망설임과 두려움이 가족과 역사와 젊음 속에 가득하다. 눈물을 삼키면서 망설인다. 분노하면서 두려워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누구도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시간은 흐르고 누군가는 죽고 모두가 나이를 먹는다.

청춘에 대해 각자의 해답을 말하는 책들은 세상에 많다. 그 중에 정말로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치 세상의 접경 사이에 끼어버린 듯한 그들을 조용히 스케치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함께 슬퍼하고, 침묵하고, 잠시 고요해진 뒤에 눈을 떠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세 명의 불행한 남매가 이스탄불 근교 작은 도시에 사는 아흔 살의 할머니 집에서 보낸 일주일을 그린 아름답고 슬픈 소설. 놀랄 만한 성공. -타임스 리터러리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색다른 소설.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다.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연상시킨다. -르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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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집
데이미언 톰슨 지음 / 오브제

"그럼에도 여전히 종이책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
누군가의 집에 가면 가장 먼저 그 사람의 책장에 어떤 책들이 꽂혀 있나 탐색하곤 한다. 행여 잘 몰랐던 사람이라면 그가 읽는 책들을 보며 어떤 사람인지 짐작해본다. 그리고 그러한 짐작은 대부분 잘 들어맞는다. 과거, 현재, 미래의 나를 가장 잘 알려주는 것이 이렇듯 책이라면 그 책들을 읽고,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1차적 문제와 더불어 그 책들을 사고, 보관하고, 공간의 일부가 되게 하는 2차적 문제 또한 중요한 사안이 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서재 꾸미기가 아니라 내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책과 함께 공존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멋진 책이다. 다양한 직업만큼이나 다양한 공간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의 책과 집을 통해 책과 함께하는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서재여도 좋고, 다락방이어도 좋고, 화장실이거나 계단 사이사이여도 좋다. 그곳이 어디든 나와의, 타인과의, 세상과의 소통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실용 MD 도란

들어가는 말: 캐나다 소설가 로버트 데이비스는 말했다. “진정 위대한 책은 어려서 읽고, 커서 읽고, 늙어서 또 읽어야 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책을 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하나 또 늘었다. 이렇게 한번 손에 넣으면 내놓질 않으니, 현대식 로프트에 살든, 빅토리아 풍 연립주택이나 조지 왕조풍 대저택에 살든 책을 보관하고 정리한다는 건 어려운 일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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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래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당신 옆을 스쳐간..> 최진영, 이야기로 오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독한 소녀의 이야기가, 여인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제15회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최진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아주 오래 전, 두자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1927년에 내성면 두릉골에서 태어난 두자를 시작으로 그녀가 우여곡절 끝에 낳은 쌍둥이 수선과 봉선, 수선의 딸인 고시원에 사는 대학생 은하와 군대에 가 있는 봉선의 아들 동하까지의 이야기를 1930년대부터 2011년 현재까지 현실적으로, 아름다우면서 쓸쓸하게 담아냈다.

전근대시대부터 산업화 시대, 그리고 현대까지, 그녀들의 삶은 역사와 맞물려 커다란 울림을 만들어낸다. 전쟁과 방직공장과 고시원. 시대와 사회는 그녀들의 인생을 휘저었다. ‘잘 쓰는’ 작가의 빛나는 이야기, 독하지만 시선을 끈다. 생생한 인물과 신선한 입말, 상황의 구체성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여성에게 ‘나’의 노래가 허락된 것은 채 백 년이 되지 않았다. 새 ‘엄마’의 이름도 모른 채 십여 년을 살았던 두자의 시대에 비하면, 제 이름으로 대학교를 다닐 수 있는 은하는 행복한 게 아니냐고 누군가는 반문할지 모른다. 그런 이들이 있는 한, 이 노래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나의 이야기고 당신들의 이야기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그렇지. 우리가 대신 사는 거지. 오빠도 인자 어른이니까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 몫을 대신하는 거 아이라. 근데도 인정도 못 받고 만날 욕이나 처들으면서. 대체 와 그케야 하는데? (중략)
그래서, 공부를 하고 싶다고?
아니. 내도 여길 뜨고 싶다고. 내도 내 인생을 살고 싶다.
……
야, 물어봐야지.
……뭐를.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 뭔지.
……
내는 말이다.
……
사랑받으면서 살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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