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아버님이 폐렴으로 입원을 하셨다. 지난번엔 한쪽 폐만 폐렴에 걸리셨는데
다 낫지 않고 퇴원을 하신 것 같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폐 전문의가 퇴원을 시켰으니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고,
아버님도 꽤 좋아지신 것처럼 행동하셔서 신경을 안 썼었다.
그리고 그저께 의사 검진을 다녀오셨고 엑스레이도 찍으셨다고 해서 당분간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제 아침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며 참을성 많으신 분이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하셨다.
시어머니와 부랴부랴 나가셨는데 시어머니 혼자 돌아오셔서 폐렴이 양쪽 폐로 전이가 되었다고 한다.
바로 전날 의사를 만나고 왔을 때는 의사가 별말이 없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그러시면서.
오늘 낮에 병원에 들렀는데 강력한 항생제와 다른 약물로 거의 정신이 없으셨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건강의 소중함을 위협당하는 일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된다.
아버님은 비행기를 조종하시고 가다가 추락해서 큰 수술을 받으신 적도 있고
신장병으로 신장 이식수술까지 받으시고도 비록 약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지금까지 살아계시는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더구나 해든이와 찌르고 도망가는 놀이를 하시는 것 보면 더 놀랍다.
icaru 님께서 오늘 올리신 리뷰에
사람마다 각자 어딘가에 글을 쓰는 컨셉,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글을 쓰게 되는 상황이 패턴처럼 존재할텐데 나의 경우에는 평온하고 평범한 그저그런 별일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뭘 좀 적어 볼까, 읽은 책의 밑줄긋기라도 옮겨 볼까' 하는 마음을 먹게 되는 스타일이다. 정말 나이가 들수록 내 한계(별볼일없는 부분)도 잘 알겠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라고 적으셨는데 무척 공감되는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도 (이 나이가 되어서도) 내 한계도 구별못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는 것이 있다면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이다.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기를 다시 한번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