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매우 피곤하여 자고 있는데 (그 날은 남편이 큰 아이들을 아침 6시 45분에 데려다줬다) 7시 30분쯤 되어 남편이 해든이를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그런데 깨워도 해든이가 안 일어나자 갑자기 남편이, "엄마 방에 있는데 엄마보고 너 깨우라고 할까?"라고 하니까 아이가 대뜸, "그런 말 하지 마요!"라며 발딱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니까 나는,,,옛날 얘기가 떠오른 거다. 우는 아이에게 할머니가 호랑이 온다고 해도 울던 아이가 곶감을 준다고 하니 뚝 그친다는 그 얘기. 암튼 암튼,,,나는 해든이에게 곶감 엄마인 것인 것이다.
해든이가 학교에서 태도(?)에 문제가 있어서 리포트 카드를 매일 받아오는데 지난주에는 우는 얼굴을 한 개 받아왔다. 그 전에 해든이와 우는 얼굴을 받아오면 하나당 5대를 때리겠다고 했었다. 해든이도 동의한 일이지만, 아이는 설마 엄마가 자기를 때릴까? 라는 생각을 했던 듯. 늘 설마가 사람을 잡듯, 나는 그날 몽둥이(1미터짜리 자)를 잡고서(다른 때릴 만한 것이 안 보였다는 코미디 같은 이야기는 깨알 같다.ㅋ) 아이를 때리려고 하는데 아이가 어떻게나 난리를 치는지 4대를 때리는 데 성공했다.ㅠㅠ 그 일이 있었던 이후로 우는 표정을 받아오지는 않지만, 아이는 나를 조금 더 무서워하게 된 것 같다는.ㅠㅠ
다른 일로 아이와 거래를 하는데 나는 이런저런 것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거래가 성사가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편이 당연히 나에게 동의해 줄 줄 알고 아빠에게 물어보자고 했더니 아빠는,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어때? 라는 답변을 줬기 때문에 거래는 해든이에게 이로운 것으로 결정되었다는. 저렇게 물러터진 아빠와 호랑이 같은 엄마 사이에서 아빠 곁으로 더 붙게 되는 아이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나는 이대로 호랑이 엄마가 되어야 하는지...
아무튼, 그런 녀석이 이번 주 금요일 스타상을 받는다는 편지를 어제 학교에서 받아왔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전체 학생들을 강당에 모이게 해서 상을 수여하는데, 해든이가 받게 되었다는 소식. 아무래도 리포트 카드를 보내시는 선생님께서 해든이를 격려하기 위해 결정하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상을 받는 아이들을 부러워했던 해든이가 자기도 받게 되어 매우 기뻐하는 듯. 그런 걸 보면 호랑이 엄마 때문에 아이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배려하는 선생님과 아빠 덕분이라는 생각에 또 흔들.^^:::;
우왕좌왕하는 글이지만 결론은 곶감을 물고 있는 호랑이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나는,,,,고령의 호랑이 엄마. 이제 곶감을 찾을 일이다.ㅋ
호랑이와 곶감은 김환영씨의 그림의 그림책이 젤이라는 개인적인 평가.
아참참참!!! 문예출판사에서 북플 친구 신청을 했다. 나,,,출판사에서 친구 신청하는 여자,,,뭐 이렇게 떠벌려야 할 듯;;;;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