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on Mraz - Prettiest Friend
(긴 글이라 이번엔 나도 마고님 흉내 내어 음악을 먼저 올려본다.)
1. 오늘 새벽에 주문한 책인 『better English』(<---감사를 표하기 위해 귀찮아도 정성들여『』표시 사용함,^^;)
당일 배송을 신청할 책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주문했는데
택배기사님들과 알라딘 직원분들께는 좀 미안하지만
당일로 받으니 정말 좋긴 하구나,^^;
저녁 차려주고 요즘 해든 이가 푹 빠져있는 파워레인저에 닌자니 사무라이 같은 이야기를 역어 논
티브이 시리즈가 있어서 그거 보여주는 동안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완전 대박!!
뭐 이렇게 좋은 문법에 대한 책이 다 있는 거야!!! 꺄울~~~
이런 고백을 하면 좀 창피하지만 나는 영어 문법에 자신이 없다.
내가 유학파이면서 지금까지 영어를 가르치는 일로 밥을 먹고 있지만
문법을 가르칠 때면 늘 어딘가가 오그라드는 기분이 든다.
다 인과응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유학을 가기 위해서 토플시험을 봤을 때(모의고사 한 번 보고 실전을 본 배짱에도)
하늘이 나의 간절함을 아셨는지 운이 좋아서 실전 토플의 문법분야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끔 시험 운이 좋다. 고등학교 3학년 처음 본 모의고사에도 너무 점수가 잘 나와서
다들 내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 줄 알았지만 그다음부터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아무튼, 영어 문법책 한 권을 제대로 떼어보지 않고 문법에서 100점을 받고 시작한 유학생활은 문법 때문에 힘들지
않아서 그랬는지 문법공부는 뒷전이고 완전히 감으로 영어를 했다.
그게 지금까지 먹혀왔지만 그래도 문법을 잡아야 지란 생각으로 다양한 문법책을 봐왔는데
이 『better English』처럼 쉽고 재미있어 이해가 쏙쏙 되는 책은 처음인 듯,
영어 문법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낄낄거리기는 또 처음.
저자의 글빨(번역이라도 느껴진다.)이 왜 이리 좋은 거야!!!
<뉴욕타임즈>편집장이라 그런가??? 남편까지 글 쓰는 사람인 것 같은데 아주 부럽다.
내가 문법책을 뒤적이면서 늘 It의 소유격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마다 생각했던 것을 작가가 그대로 글로 썼을 때
나는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마음을 읽고 있다는 말이니까!!!
바로 이 문장이다.
소유격이라면 당연히 아포스트로피(')가 들어가기라 생각하지만, Its라는 단어를 보면 그것도 아니어서 골치가 아프다.
패트리샤 T. 오코너지음, 이지예 옮김, better English,p.63
이것 말고도 얼마나 많은지, 이제 겨우 68쪽을 읽을 차례인데 책에 대한 어떤 글이라도 올리고 싶어서, (고백인가?^^;)
참지 못하고 쓸데없는 줄 알지만, 나처럼 문법에 대한 겁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희망적인 소식을 주려고 이러고 있다.
물론 이 책은 전문 문법책이 아니라서 모든 영문법에 대해 나와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자주 헷갈리는 것에 대하여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도움을 준다.
단, 여기에 나와 있는 대부분 예문에 대한 번역이 없어서 너무 초보인 분들은 좀 답답할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사전을 늘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니까 사전 찾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분이라면 괜찮을 듯.
딴 얘기이지만 사전에 대해서 말하자 면 나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사전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 아이들(N군 빼고)은 사전을 지금도 동화책처럼 들춰보기 좋아한다.
내 스마트폰에도 사전이 10개 정도 저장되어 있는데 내가 그 사전을 다 보냐 하면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사전을 좋아하고 가끔 사전을 사용한다.
67페이지까지 읽으면서 밑줄을 그은 게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중에 아주 귀여운 시(저자가 만든)를 읽으며
힘들더라도 페이퍼에 꼭 인용하고 싶었다.
바로 이 페이퍼의 제목으로도 사용한 Words To The Whys
Words To The Whys (역주:The Why는 발음을 따라 the wise, '지혜로운 자들'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왜'라는 물음에 고함
Ups and downs and ins and outs,
인생은좋았다 나빴다, 이랬다 저랬다 하며,
Forevers and nevers and whys.
평생을 약속하다가도 절대 약속하지 않는다 하고, 질문이 넘치곤 하며,
Befores and afters, dos and don'ts.
전과 후가 다르고, 해야 하라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으며,
Farewells and hellos and good-byes.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고, 또 다른 헤어짐이 있다.
Life is string of perhapapses,
인생은 '만약'의 연속이며
A medley of whens and so whats.
'언제'와 '그러면 어때서?'의 뒤섞임이다.
We rise on our yeses and maybes,
우리는 승낙과 혹하는 마음에서 일어서지만,
Then fall on our noes and buts.
결국 거절과 망설이는 마음 때문에 넘어진다.
(역주: 'fall on our noes and butts'로 들릴 수 있으므로 '코와 엉덩이가 납작해지도록 넘어진다.'라고도 볼 수 있다.)
패트리샤 T. 오코너지음, 이지예 옮김, better English,p.50~p.51
여기 나온 번역은 역자인 이지예씨가 한 것이다.
대부분의 예문이 번역이 안 되었지만 이렇게 시같은 글은 친절하게 다 번역을 해놨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인생의 심오함까지 생각하며 지나간다.
이만한 영문법 책 있으면 나와보라고 소리치고 싶다. 내가 쓴 책도 아니면서.
쉽고 재미있게 쓰인 이 책의 미덕을 보면서 어째서 다른 문법책들은 다 딱딱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 슬프다.
아니다. 어쩌면 나는 구세대라서 딱딱한 문법책만 봐 왔을 수 있다.
책을 들춰보진 않았지만 [시원스쿨 기초영문법]인가? 광고만 봤지만 그 책은
작가의 얼굴이 동글동글해서 그런지 왠지 안 딱딱할 것 같은 느낌. 하하하
아무튼 광고 얘기 나오니까 또 생각나는 한 구절.
Their는 죽기 살기로 구분하자. 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다.
그 글 바로 밑에는 예문이 나오는데
His newest book, Monster Truck, is written especially for the child with machinery on their mind. 뭐....their라고?
그 동화책이 이 광고보다 잘 쓰였기를 바라자.
패트리샤 T. 오코너지음, 이지예 옮김, better English,p.67
아무튼, 이 책에는 저런 구절이 수두룩하다.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영어 문법에 대한 책을 읽으며 이렇게 깔깔거리긴 처음.
아무튼, 위로가 되는 영문법 책이라니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2. 그리고 [책은 도끼다]
세실 님은 쿨하게 읽던 책도 잘 던져주시는 분인데
이 책은 소장하시겠다고 했을 때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러면서 나는 책에 대한 세실 님의 애정보다도 내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이 책의 작가인 박웅현에 대한 삐뚤어진 질투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ㅎㅎㅎㅎ
하지만 세실 님은 일명 애국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잡지에 간간이 등장하는 박웅현을 나는 질투한 거다.
하지만 순오기님께 장거리 대여를 하여 가져온(그를 질투하니 그의 책은 사고 싶지 않았고, 세실님께 넘겨받을 수도 없을 테고 해서) 책을 읽고 있다.
그런데 이 책 아직 몇 장 읽지 않았지만, 은근히 내 감성을 건드린다.
1강 들어가는 표지 밑에 쓰여 있는 아주 조그만 글자를 돋보기 없이 눈을 찡그리며 읽다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아니, "이 싸람 박웅현!", 이러면서. ㅎㅎㅎ
그런 면에서 저는 행복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11시에 고양이가 내 무릎에 앉아 잠자고 있고,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이 들리고,
책 한 권 읽는, 그런 순간이 잊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 몇 개가 각인되어 있느냐가
내 삶의 풍요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드렸듯이 그것들은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다행이 기준을 잡아주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 대부분이 책을 씁니다.
그래서 그 책들을 읽으면서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박웅현, 책은 도끼다, p.11, 북하우스
나는 이 조그맣고 짧은 글을 읽으면서 10개가 넘는 생각을 했다.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이 가던 그 순간, 그의 음악 비디오를 보며 들었던 느낌 하며,
더구나 어느 날 ㅍ 님께 전화를 했는데 들리던 컬러링이 제임스 므라즈의 노래.
한참을 넋을 잃고 컬러링을 들으며 제발 ㅍ 님이 늦게 전화를 받기를 바라던 순간,
나중에 그녀에게 물어보니 내가 전화를 걸 때만 그 음악이 내게 들리도록 설정을 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녀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랑하고 옆에 있어 줄 거라 생각했던 작은 결심….
아무튼, 열개가 훨씬 넘는 그 많은 생각이 저 짧은 글에서 나왔으며
그의 말대로 "그런 순간이 몇 개가 각인되어 있느냐가 삶의 풍요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세실 님이 좋다고 할 때도 사특한 마음으로 책이 별로였는데(책 제목에 도끼가 들어가서 더 그렇기도, ㅎㅎㅎ)
박웅현의 감성과 내 감성이 비슷함을 느끼며 빌린 책은 돌려 드리고 내 책을 갖고 싶어서 사게 될 것도 같다.
하지만 자제해야 해, 오늘 새벽에 『better English』를 주문하며 산 책이 몇 권인데, 몇 권은 중고책이었지만서도….
3. 내일 아침엔 일찌감치 친정으로 간다.
남편은 3월 5일 하는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바쁘므로(지금도 아직 안 들어왔다. 저녁을 집에 와서 먹겠다더니 밥도 안 먹고 열심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 먹으라고 하거나 가져다줄걸, ㅠㅠ)
나는 아들들을 끌고 (딸은 기숙사에 있기도 하지만 내일은 친구 생일 파티가 있어서 룰루랄라 잘 지낼 것이므로)
KTX를 타고서 갈 거다. 해든 이는 벌써 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들떠있다.
내일 아침 8시 28분 기차를 타고 가야 하니까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데도
책 읽어주고 불 끊지 30분이 넘도록 침대서 혼자 종알거리다 지금은 조용한 것 보니 잠이 들었나 보다.
나도 남편이 들어오면 밥 차려주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