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éline Dion - A New Day Has Come


오랜만에 셀린의 노래를 올려본다.
이 노래의 가사처럼 좋은 느낌의 노래를 올리고 싶어서.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 모두가 좋은 기운을 받길 원하는 마음으로.


1. 어제 친정에 갔었다.
남편은 너무 바빠서 함께 갈 수 없어서 아들들만 데리고 갔었다.
해든 이는 며칠 전부터 할머니 집 노래를 불렀던 터라 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침 일찍 갔다가 저녁 7시 기차를 타고 내려와야 하여서 많이 아쉬웠다.

아침 일찍 이라 늘 머리에 새집을 짓는 해든 이의 머리가 역시 단정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어제는 새집은 안 지었다는. ㅎㅎㅎ
운전해서 가고 싶었으나 소중한 아들들을 데리고 가니까 혼자 운전하는 거 싫다고 남편이 반대해서
기차 타고 갔다. 덕분에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더구나 차비는 아버지가 주셔서 공짜로 다녀온 기분. 히히(용돈을 드리고 오지 못할망정, ㅠㅠ)
우리는 행신까지 가야 해서 용산역에 정차했을 때 창밖을 바라보는 해든 이.
어떤 아가씨가 내려가면서 창밖을 보는 해든 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는데 캡처 못한 게 아쉬웠다.



2. 우리 부모님은 컴퓨터 세대가 아니라 이메일 계정도 없으시고 컴퓨터도 안 하시면서 못 하시고 문자도 못 보내신다.
너무 겁이 나시는 거다. 어떤 버튼을 잘 못 눌러서 실수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을 나도 이해한다.
내가 처음 스마트폰을 샀을 때 느꼈던 두려움과 별반 다르지 않은 두려움일 것이다.
아니 그보다 조금 더 큰 두려움일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부모님 두 분은 문자를 받기만 하시고 보내는 두려움을 갖고 계셔서
한 번도 문자를 보내보신 적이 없다. 뭔가를 새로 배우기에는 연세도 많다(거의 80세)는 생각으로 자포자기도 하셨고, 등등
그런데 어제 가족약속이 2시로 미뤄져서 기다리는 동안 나는 굳은 마음을 먹고 부모님께 문자 보내는 방법을 알려 드렸다.
부모님의 휴대전화기는 몇 개의 자음과 모음이 나와 있고 획추가와 쌍자음을 다른 버튼으로 하는 거라서 그랬는지
처음엔 너무 헷갈리셨지만 몇 번의 노력으로 드디어 성공하셨다!!
어렵다, 안 배워도 살아갈 수 있다, 이러시면서 좀 당황하셨는데
내가 끈질기게 배우면 할 수 있다고 잡고 놓아주지 않으며 학생을 가르칠 때처럼 칭찬도 해 드리며 했더니
결국엔 성공하셨다.

치매 예방에도 좋을 것 같다며 앞으로 문자 자주 보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말씀은 안 하셨지만, 굉장히 뿌듯해하시는 게 느껴졌다.

나도 많이 기뻤다.


우리가 어떤 것을 못 할 때 느끼는 두려움은 어떤 것을 하느냐에 상관없이 비슷한 무게의 두려움을 느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어느 순간 이해가 되면서 깨우치는 단계에 오르게 된다.
나는 그런 경험을 많이 해보진 못했지만 몇 번 해봐서 알고 있다.
그 환희의 순간을.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런 것들이 자신감으로 쌓이며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는 것을!!



3. N군의 입학식이 2시라 아침에 해든 이 어린이집 보내고 N군 아침 먹이고 오늘 입힐 교복을 꺼내는데
보니까 이름표가 잘못 새겨져 있는 거다. ㅠㅠ
감색 바탕에 노란색 글씨인데 아저씨가 반대로 해놨다. ㅠㅠ
그래서 부랴부랴 명찰 집에 가서 다시 이름표 새기고 집에 오면서 모든 새로 시작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을 했다.
중학생이었던 자식이 2명이지만 입학식은 처음이라 그런지 나도 설레고
벌써 중학생인 아들이 있다는 것에 대한 묵직한 마음마저 더불어 느끼며 묘한 두근거림을 안고서 집에 오는데
아마도 그 순간 듣고 있던 [가정음악실]에서 들려주던 청취자들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사연들이
그런 느낌을 더욱 부풀렸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알라딘에 이 느낌을 간단하게 적으려고 했는데 문자 하나가 날라왔다!!

아버지가 보내신 거다!!


3월 1일에 "저녁 먹자"라는 건 내가 아버지께 가르쳐 드리면서 처음으로 내 전화기로 보냈던 문자다.
그리고 아버지가 좀 전에 보내신 문자는 "연락 바랍니다."이다.
전송이 두 번이나 온 건 큰 손가락으로 작은 버튼을 누르시다 두 번 연거푸 눌러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문자를 보내고 캡처를 해봤다.
그리고 전화를 드렸더니 여동생 큰딸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와 계신단다.


모든 새로운 시작은 축복받아 마땅하다.


초등학생이 되는 야무진 내 조카 윤*이.

중학생이 되는 N군.

동생 반에서 이제는 형님 반으로 올라간 해든 이.
오늘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1년 동안 계약을 하고 가르칠 나.
친한 친구들과 한 반이 안 됐다며 슬퍼하지만 그래도 2학년이 되는 H양.
개학 첫날 아침 8시 50분부터 수업이 있다며 서둘러 나간 남편에게 있을 한국에서의 세 번째 개인전.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 문자 보내는 것을 배우셔서 가끔 전화보다 문자도 날려주실 내 부모님.


모든 새로운 시작에 기쁨과 희망이 함께하길 바란다.


4. 3월을 맞이하며 2월에 주문했던 책이 꽤 된다.









































[입학 전 100일, 입학 후 100일], [1학년 책가방이 왔다]라는 조카에게
사준 책이고 나머지는 다 나에게 사준 책이다. ㅜㅜ
대부분이 중고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모아 놓으니까 꽤 많구나!! 헐~~
저 중에 다 읽은 책은 [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뿐이구나!! ㅠㅠ
『better English』 는 거의 다 읽어가고,
앞으로 소득세를 내는 근로자가 될 것이라
책 읽을 시간이 아주 적을 것 같지만
지금 마음 같아서는 책도 열심히 읽고 일도 열심히 할 것 만 같다!!

화이팅!!



닷) 이 페이퍼의 제목은 Paul Weller의 노래 'Brand New Start'에서 빌려 왔다.




 
 
moonnight 2012-03-02 18:07   댓글달기 | URL
해든이의 미모로움은 옆모습에서도 막강합니다. ㅠ_ㅠ 저 동그란 뺨하며 조그만 손가락하며 우악. 귀여워. ㅠ_ㅠ (머리를 쥐어뜯으며 감동 ㅠ_ㅠ)

해든이가 형님반이 되었군요. 중학생이 되고 진급을 하는 아드님, 따님도 그렇고... 남편분과 나비님의 좋은 일들. 나비님 페이퍼를 읽으면 늘 성장과 발전을 느끼게 돼요. 봄이구나. 새학기구나. 하는 활기도 느껴지고. ^^ (그에 비하면 한없이 정체되어있는 듯한 저. -_-;;;;)

저는 엄마가 문자 필요없다. 안 배울란다. 하시기에 네. -_- 했는데 불효녀에요. 흑. ㅠ_ㅠ 나비님처럼, 오늘 퇴근하고 나서 붙들고 가르쳐드려야겠어요. 효녀 나비님. ^^

프레이야 2012-03-02 19:53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출발은 늘 설레기도 두렵기도 하지요.
N군과 조카 그리고 나비님의 새로운 출발에 행운이 가득하길 마음 깊이 빌어요.
바쁜 중에도 건강 잘 챙기고 마음의 여유도 지금처럼 잊지 않으시길 바래요.
부모님 문자메시지는 왠지 찡해요. 저는 부모님이랑 문자 주고받고 못해봤는데.. 무심한 큰딸 같으니라구..
N군 입학 축하해요~~~ 잘 할 거라 믿어요. 너무 염려마시구요.
해든이 저 오통통한 손 좀 봐요. 너무 귀여워~~ 아들을 둘이나 데리고 다니시는 나비님이 부러워요~~

만치 2012-03-02 21:19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새출발 축하드려요. 새로운 직장서 일도 시작하시는군요. 멋진 나비언니~

ㅋㅋ 저도 해든이의 손과 머리카락에 반해버리고 말았어요. 저도 오늘 입학식 다녀왔어요. 중간에 괜시리 눈물이 핑..

소이진 2012-03-03 01:22   댓글달기 | URL
꺄붕~~ 해든이 정말정말 귀엽고 잘생겼는걸요!!
셀린디온의 음악도 좋고 아, 해든이 정말 귀여운걸요!

중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진다고 많이 들었어요.
일단 중학교를 가게되면 챙겨야할것도 많고 돈도 훨씬 더 많이 드니까 말이어요ㅠ
N군이 중학교 생활을 무사히 잘 마칠수 있도록 같이 응원하겠습니다 *?*

순오기 2012-03-04 07:32   댓글달기 | URL
오~ 해든이가 많이 컷네요.
친정부모님께 문자 가르쳐드린 착한 딸~ 나비님 멋져!!

2012-03-04 10:41   댓글달기 | URL
흠 저랑 정반대시군요. 전 3월 2일부터 소득세를 안 내는 (무급)휴직자가 되었답니다. 6개월간. 그래서 저도 Brand New Start! 입니다. 모든 시작들에 축배를~! ^^
그리고 저 위의 "연락 바랍니다." 문자는 그냥 아무 것도 안 누르고 보내면 뜨는 메시지가 아닌지, 의심이 되옵니다...후후.

세실 2012-03-04 11:52   댓글달기 | URL
오홋 출근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뒷 이야기 궁금해~~ ㅎㅎ
해든이 부쩍 큰 느낌 드네요. 옆모습이 멋져요!
멋진 출발 화이팅해요. 이럴땐 파티해야 하는데....


2012-03-05 19:02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2-03-06 02:29   댓글달기 | URL
해든이 옆모습이 이젠 소년같아요.^^
저도 예전에 친정엄마께 문자보내고 확인하는거 가르쳐 드렸었는데...
신기해하면서 몇 번 하시더니 잘 안하시더라구요.
그러더니 다시 잊어버리셨데요.ㅜ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보아요~~~

가연 2012-03-13 12:53   댓글달기 | URL
잘 지내고 계세요? 요즘 갑자가 다시 추워져서ㅎㅎ 감기조심하세요~

순오기 2012-03-25 02:14   댓글달기 | URL
안녕? 나비님~~~ ^^
3월도 벌서 끝자락인데... 이젠 소식을 전해줘야죠!

2012-03-31 00:20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2-04-17 14:10   댓글달기 | URL
나비님은 언제쯤 오실까요? 나비님, 따스하고 아기자기한 글 올려주세요.

moonnight 2012-04-23 14:04   댓글달기 | URL
나비님 그리워요. 훌쩍. ㅠ_ㅠ

건강하시죠? 혹시 저 모르는 새에 글 올리셨나 싶어서 들러봅니다.
봄이에요.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나비님의 따사로운 글을 다시 만나고 싶어요. ^^

2012-05-09 00:43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Jason Mraz - Prettiest Friend


(긴 글이라 이번엔 나도 마고님 흉내 내어 음악을 먼저 올려본다.)



1. 오늘 새벽에 주문한 책인 『better English』(<---감사를 표하기 위해 귀찮아도 정성들여『』표시 사용함,^^;)

당일 배송을 신청할 책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새벽에 주문했는데
택배기사님들과 알라딘 직원분들께는 좀 미안하지만
당일로 받으니 정말 좋긴 하구나,^^;
저녁 차려주고 요즘 해든 이가 푹 빠져있는 파워레인저에 닌자니 사무라이 같은 이야기를 역어
티브이 시리즈가 있어서 그거 보여주는 동안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완전 대박!!
뭐 이렇게 좋은 문법에 대한 책이 다 있는 거야!!! 꺄울~~~


이런 고백을 하면 좀 창피하지만 나는 영어 문법에 자신이 없다.
내가 유학파이면서 지금까지 영어를 가르치는 일로 밥을 먹고 있지만
문법을 가르칠 때면 늘 어딘가가 오그라드는 기분이 든다.
다 인과응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유학을 가기 위해서 토플시험을 봤을 때(모의고사 한 번 보고 실전을 본 배짱에도)
하늘이 나의 간절함을 아셨는지 운이 좋아서 실전 토플의 문법분야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끔 시험 운이 좋다. 고등학교 3학년 처음 본 모의고사에도 너무 점수가 잘 나와서

다들 내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 줄 알았지만 그다음부터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아무튼, 영어 문법책 한 권을 제대로 떼어보지 않고 문법에서 100점을 받고 시작한 유학생활은 문법 때문에 힘들지
않아서 그랬는지 문법공부는 뒷전이고 완전히 감으로 영어를 했다.
그게 지금까지 먹혀왔지만 그래도 문법을 잡아야 지란 생각으로 다양한 문법책을 봐왔는데
이 『better English』처럼 쉽고 재미있어 이해가 쏙쏙 되는 책은 처음인 듯,
영어 문법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낄낄거리기는 또 처음.
저자의 글빨(번역이라도 느껴진다.)이 왜 이리 좋은 거야!!!
<뉴욕타임즈>편집장이라 그런가??? 남편까지 글 쓰는 사람인 것 같은데 아주 부럽다.
내가 문법책을 뒤적이면서 늘 It의 소유격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마다 생각했던 것을 작가가 그대로 글로 썼을 때
나는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마음을 읽고 있다는 말이니까!!!


바로 이 문장이다.


소유격이라면 당연히 아포스트로피(')가 들어가기라 생각하지만, Its라는 단어를 보면 그것도 아니어서 골치가 아프다.


패트리샤 T. 오코너지음, 이지예 옮김, better English,p.63


이것 말고도 얼마나 많은지, 이제 겨우 68쪽을 읽을 차례인데 책에 대한 어떤 글이라도 올리고 싶어서, (고백인가?^^;)
참지 못하고 쓸데없는 줄 알지만, 나처럼 문법에 대한 겁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희망적인 소식을 주려고 이러고 있다.
물론 이 책은 전문 문법책이 아니라서 모든 영문법에 대해 나와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자주 헷갈리는 것에 대하여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도움을 준다.
단, 여기에 나와 있는 대부분 예문에 대한 번역이 없어서 너무 초보인 분들은 좀 답답할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사전을 늘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니까 사전 찾는 노력을 할 수 있는 분이라면 괜찮을 듯.


딴 얘기이지만 사전에 대해서 말하자 면 나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사전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 아이들(N군 빼고)은 사전을 지금도 동화책처럼 들춰보기 좋아한다.
내 스마트폰에도 사전이 10개 정도 저장되어 있는데 내가 그 사전을 다 보냐 하면 건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사전을 좋아하고 가끔 사전을 사용한다.
67페이지까지 읽으면서 밑줄을 그은 게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중에 아주 귀여운 시(저자가 만든)를 읽으며
힘들더라도 페이퍼에 꼭 인용하고 싶었다.
바로 이 페이퍼의 제목으로도 사용한 Words To The Whys


Words To The Whys (역주:The Why는 발음을 따라 the wise, '지혜로운 자들'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왜'라는 물음에 고함


Ups and downs and ins and outs,

인생은좋았다 나빴다, 이랬다 저랬다 하며,


Forevers and nevers and whys.

평생을 약속하다가도 절대 약속하지 않는다 하고, 질문이 넘치곤 하며,


Befores and afters, dos and don'ts.

전과 후가 다르고, 해야 하라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으며,


Farewells and hellos and good-byes.

헤어짐이 있으면 만남이 있고, 또 다른 헤어짐이 있다.


Life is string of perhapapses,

인생은 '만약'의 연속이며


A medley of whens and so whats.

'언제'와 '그러면 어때서?'의 뒤섞임이다.


We rise on our yeses and maybes,

우리는 승낙과 혹하는 마음에서 일어서지만,


Then fall on our noes and buts.

결국 거절과 망설이는 마음 때문에 넘어진다.

(역주: 'fall on our noes and butts'로 들릴 수 있으므로 '코와 엉덩이가 납작해지도록 넘어진다.'라고도 볼 수 있다.)



패트리샤 T. 오코너지음, 이지예 옮김, better English,p.50~p.51


여기 나온 번역은 역자인 이지예씨가 한 것이다.

대부분의 예문이 번역이 안 되었지만 이렇게 시같은 글은 친절하게 다 번역을 해놨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인생의 심오함까지 생각하며 지나간다.
이만한 영문법 책 있으면 나와보라고 소리치고 싶다. 내가 쓴 책도 아니면서.
쉽고 재미있게 쓰인 이 책의 미덕을 보면서 어째서 다른 문법책들은 다 딱딱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 슬프다.
아니다. 어쩌면 나는 구세대라서 딱딱한 문법책만 봐 왔을 수 있다.
책을 들춰보진 않았지만 [시원스쿨 기초영문법]인가? 광고만 봤지만 그 책은
작가의 얼굴이 동글동글해서 그런지 왠지 안 딱딱할 것 같은 느낌. 하하하
아무튼 광고 얘기 나오니까 또 생각나는 한 구절.


Their는 죽기 살기로 구분하자. 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다.
그 글 바로 밑에는 예문이 나오는데


His newest book, Monster Truck, is written especially for the child with machinery on their mind. 뭐....their라고?

그 동화책이 이 광고보다 잘 쓰였기를 바라자.


패트리샤 T. 오코너지음, 이지예 옮김, better English,p.67


아무튼, 이 책에는 저런 구절이 수두룩하다. 다시 한 번 더 말하지만, 영어 문법에 대한 책을 읽으며 이렇게 깔깔거리긴 처음.
아무튼, 위로가 되는 영문법 책이라니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2. 그리고 [책은 도끼다]

세실 님은 쿨하게 읽던 책도 잘 던져주시는 분인데
이 책은 소장하시겠다고 했을 때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그러면서 나는 책에 대한 세실 님의 애정보다도 내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이 책의 작가인 박웅현에 대한 삐뚤어진 질투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ㅎㅎㅎㅎ
하지만 세실 님은 일명 애국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잡지에 간간이 등장하는 박웅현을 나는 질투한 거다.
하지만 순오기님께 장거리 대여를 하여 가져온

(그를 질투하니 그의 책은 사고 싶지 않았고, 세실님께 넘겨받을 수도 없을 테고 해서) 책을 읽고 있다.

그런데 이 책 아직 몇 장 읽지 않았지만, 은근히 내 감성을 건드린다.
1강 들어가는 표지 밑에 쓰여 있는 아주 조그만 글자를 돋보기 없이 눈을 찡그리며 읽다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아니, "이 싸람 박웅현!", 이러면서. ㅎㅎㅎ


그런 면에서 저는 행복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11시에 고양이가 내 무릎에 앉아 잠자고 있고,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이 들리고,

책 한 권 읽는, 그런 순간이 잊히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 몇 개가 각인되어 있느냐가

내 삶의 풍요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드렸듯이 그것들은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다행이 기준을 잡아주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 대부분이 책을 씁니다.

그래서 그 책들을 읽으면서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박웅현, 책은 도끼다, p.11, 북하우스


나는 이 조그맣고 짧은 글을 읽으면서 10개가 넘는 생각을 했다.
제이슨 므라즈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이 가던 그 순간, 그의 음악 비디오를 보며 들었던 느낌 하며,
더구나 어느 날 ㅍ 님께 전화를 했는데 들리던 컬러링이 제임스 므라즈의 노래.
한참을 넋을 잃고 컬러링을 들으며 제발 ㅍ 님이 늦게 전화를 받기를 바라던 순간,
나중에 그녀에게 물어보니 내가 전화를 걸 때만 그 음악이 내게 들리도록 설정을 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그녀를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랑하고 옆에 있어 줄 거라 생각했던 작은 결심….
아무튼, 열개가 훨씬 넘는 그 많은 생각이 저 짧은 글에서 나왔으며
그의 말대로 "그런 순간이 몇 개가 각인되어 있느냐가 삶의 풍요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세실 님이 좋다고 할 때도 사특한 마음으로 책이 별로였는데(책 제목에 도끼가 들어가서 더 그렇기도, ㅎㅎㅎ)
박웅현의 감성과 내 감성이 비슷함을 느끼며 빌린 책은 돌려 드리고 내 책을 갖고 싶어서 사게 될 것도 같다.
하지만 자제해야 해, 오늘 새벽에 『better English』를 주문하며 산 책이 몇 권인데, 몇 권은 중고책이었지만서도….



3. 내일 아침엔 일찌감치 친정으로 간다.
남편은 3월 5일 하는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 바쁘므로

(지금도 아직 안 들어왔다. 저녁을 집에 와서 먹겠다더니 밥도 안 먹고 열심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 먹으라고 하거나 가져다줄걸, ㅠㅠ)

나는 아들들을 끌고 (딸은 기숙사에 있기도 하지만 내일은 친구 생일 파티가 있어서 룰루랄라 잘 지낼 것이므로)
KTX를 타고서 갈 거다. 해든 이는 벌써 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들떠있다.
내일 아침 8시 28분 기차를 타고 가야 하니까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데도
책 읽어주고 불 끊지 30분이 넘도록 침대서 혼자 종알거리다 지금은 조용한 것 보니 잠이 들었나 보다.
나도 남편이 들어오면 밥 차려주고 자야겠다.




  1. 3월은 개나리색, 진달래색, 새싹색, 빛과 바람
    from ♪새벽비가 주룩주룩 얼굴을 적시네~ 2012-03-01 13:45 
    (이런 리뷰 완전 좋아요^^) 술렁입니다. 삼월이라 술렁~봄이라 술렁~영어문법책 사고 싶어서 술렁~ 개나리색, 진달래색, 새싹색에 better English 표지색을 더하고새 소리 봄바람, 3월 첫날의 햇빛을 비추니술렁 술렁 울렁 울렁~ ♪울렁 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more
 
 
가연 2012-02-29 23:54   댓글달기 | URL
책은 도끼다.. 저는 삐뚤어진 질투심이라기보다 삐뚤어진 책띠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죠... 이상하게 저 띠지가 맘에 안들어서... 그런데 내용은 좋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보았던 책들에 대한 해석이 정말 새로웠었습니다.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07   URL
저도 이상하게 저 책이 맘에 안 들었는데 속을 읽어보니 괜찮더군요,,^^
사서이신 세실님이 강추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님은 띠지가 맘에 안 드셨군요!!ㅎㅎㅎㅎ

순오기 2012-02-29 23:59   댓글달기 | URL
영어 문법을 알아야 될 필요가 없는 나까지 덩달아 문법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페이퍼에요.^^
책은 도끼다~~~~ 그 책에 밑줄 좍좍 그어가며 읽고 반납은 새책으로 해도 돼요.ㅋㅋㅋ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08   URL
아무래도 책은 도끼다 언니 책으로 열심히 읽고 돌려드리게 될것 같아요,,ㅎㅎㅎ
책주문을 자제해야 하는 처지라,,ㅠㅠ
하지만 정말 좋은 책이에요,,^^

치니 2012-03-01 11:09   댓글달기 | URL
Better English, 보관함에 퐁당! :)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09   URL
주소 적어줘~~~~. 슝 보내줄께,,제주로 이사간 기념!! 너무 약소한가??^^;;
하지만 책 정말 괜찮아,,,나처럼 문법이 부실한 사람에게는,,그런데 자기가 읽어봐도 재미있게 읽을듯,,

치니 2012-03-02 00:27   URL
아뇨. ^^ 지금 책이 엄청 많아서 (세 집 책들이 모였으니!) 나중에 사서 보려고요. 언니 마음만 감사히 받겠사와요.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2 11:04   URL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뭔가가 늘 안 맞는듯~~~.ㅎㅎㅎ
마음만이라도 받아 줘서 고마와~~~.^^
자기네 집에 책 정말 엄청 많겠다!!!
제주도에서 도서관 차려도 되겠다??작은 도서관,,ㅎㅎㅎ

프레이야 2012-03-01 15:59   댓글달기 | URL
깔깔 영어문법책 장바구니로 쏘옥~
인용하신 구절이 정말 한 편의 시네요.
박웅현에게까지 질투심을 날린 나비님 귀여버라~~ㅎㅎ
질투는 사랑의 증거, 그걸 극복하고 나면 사랑이 깊어질 거에요. 정말 그래요. ㅍ는 ㄴ을 살랑~~해요~~
제가 오기언니한테 선물로 드린 책이지만 나비님한테 갔으니 읽고 언니 말대로 새 책으로 반납하시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ㅎㅎ 그게 그 책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눙^^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11   URL
저렇게 멋진 문장들이 많아요!!ㅎㅎ
후회 안 하실거에요,,,문법을 공부하는것을 떠나서 말이죵
그러게 말이에요,,제가 박웅현에 대해 뭘 안다고 말이죵,,ㅠㅠ
프님이 선물로 주신거구나!!ㅎㅎㅎㅎ
아무래도 빌린 책으로 읽고 주문은 안 할것 같아요.
책 방출은 못 할망정 주문이라니,,도리도리

moonnight 2012-03-02 00:13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영어문법책을 이렇게 열렬히 보관함으로 던져넣다니 @_@; 내일 출근해서 바로 주문할래요! 저는 말하기 부끄럽지만;; 영어를 참 좋아해서 (잘 하진 못해요 그래서 부끄ㅠㅠ) 여러가지 관련책들을 사곤 하는데 나비님이 이리좋다 하시는 책이니 마구 조바심이 나요>.<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2 11:07   URL
영어 문법에 대해서는 한 1/3 정도만 나와요,,나머진 철자법이나 뭐 그런거에요,,,하지만 그 1/3에서도 전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정말 이 책 좋아요!!!>.<
다른 책은 몰라도 이 책은 정말 자신있게 달밤님께 추천할 수 있어욥!!!^^(마구 행복해 하고 있다는~~~.^^;;)

소이진 2012-03-02 01:14   댓글달기 | URL
오, 저의 구미를 확확확 당기는 책이어요.
항상 저는 공부를 손으로 하지않고 눈으로만, 책으로만 하려고 들지요.
가령 악기같은거도 말이에요... 영어문법도 쓰고 익히고 해야할텐데 ㅠㅠ
영어를 가르치신다니, 언젠가 제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2 11:08   URL
소이진님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 믿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하려구요.
그런데 소이진님 저하고 넘 비슷한 버릇을 갖고 계시네요,,,ㅎㅎㅎㅎ
 















샀다.




 
 
세실 2012-02-29 09:10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그래서 그런거였구나...ㅋㅋ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9 14:09   URL
ㅋㅋㅋ
애국자님~~~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어요~~~.^^

만치 2012-02-29 10:39   댓글달기 | URL
ㅎ 추천할 사람이없으니 추천받는 사람이 되시면 되겠네요. better English는 솔깃하군요. 나중에 정말 재밌는지 얘기해주세요~ 아참 택배는 금욜에 드디어 보내기로 했다는.. 쿨럭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9 14:11   URL
이런 페이퍼는 블라인드처리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ㅎㅎㅎ
better English는 미리보기로 봤는데 괜찮은듯요,,,읽고 알려드리리다,,
이사는 잘 했어요???서울 공기가 다릅니까???ㅎㅎㅎㅎ
귀찮으셨을텐데 감사드려요,,소중히 잘 읽힐께요,,감사합니다,,영어로 땡큐,,ㅎㅎㅎㅎ

2012-02-29 23:57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12   URL
넹~~.ㅎㅎ
 

내가 요즘 좋아하는 Big Deal의 Homework라는 노래를 좋아해 주시는 책읽는 나무님께서

아이들에게 생일 선물로 Big Deal의 앨범을 받고 싶다고 하실 거라셔서

그 앨범에 있는 다른 곡을 하나 더 올려본다.

Big Deal - Seraphine


이 노래의 제목인 Seraphine는 내 세례명이라는.^^;

솔직히 Big Deal의 앨범에 나온 노래가 다 괜찮다. 그야말로 내 취향.









1-1.Distant Neigborhood - 3:44

1-2.Chair - 2:52

1-3.Cool Like Kurt - 3:33

1-4.Swoon - 2:51

1-5.Homework - 2:43

1-6.Talk - 3:19

1-7.With The World At My Feet - 3:22

1-8.Locked Up - 4:19

1-9.Summer Cold - 3:06

1-10.Visions - 2:30

1-11.Seraphine - 4:08

1-12.Pi - 4:32


책읽는 나무님~~~

유튜브에서 빅딜의 노래 찾아서 들어 보시고 아이들에게 사달라고 하세요~~~.

제가 리스트 올렸으니까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되어요~~~.^^



 
 
프레이야 2012-02-28 19:00   댓글달기 | URL
세라핀이 세례명이었군요. 나 이 이름 좋아하는데..ㅎㅎ
여기 닉도 그럼 세라핀 어때요? (그냥 지금 든 생각^^)
딸도 좋아할만한 곡들이네요.
나비님은 여러모로 영감이 번득이는 사람이에요.^^ 아시죠?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23:09   URL
<세라핀>이라는 영화도 있었죠??
닉네임으로 생각은 했었지만 성당도 안 나가고 있는지라,,^^;;
여러모로 영감이 번득이면 좋은거죠???ㅎㅎㅎㅎ

기억의집 2012-02-29 08:24   댓글달기 | URL
이 구룹은 독특하게 두 명다 부르네요. 보통 메인보컬이 한명인 거에 비하면.
베이스가 너무 강해 좀 단조로운데요^^
빅딜같은 스탈 좋아하시는구나~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9 14:12   URL
제가 좋아하는 스탈은 너무 다양해서,,ㅎㅎㅎ
요즘 좋아하며 듣고 있어요,,기억의집님,,레이디가가께서 공연 하실거라는데 가시나요???

기억의집 2012-03-02 09:16   URL
넹, 어제 예약했어요. 27일에는 예약 실패했는데 어젠 스탠딩으로 예약 되었어요.
혼자 가서 뻘줌하긴 한데 가보고 싶어요!딸이가 한살이라도 더 먹었으면 데려갈 수 있었는데~~`
better english는 나비님의 극찬 페이퍼 (이거 리뷰로 쓰시지~) 사고 싶어져요.
일년간 일반회원에서 슬슬 실버회원이 되더니 두달만에 지금은 골드회원, 이러다 플래티늄 회원 될까 겁나 죽겠어요.
요즘 나비님 음악 올리시는 스탈이 달라지신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하면 뭔가 달라졌다는.
저도 한씨님 음악 페이퍼 즐찾해서 듣는데 그분도 요즘은 달라지시고. 두 분다 미묘하게 달라지신 것 같아요.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2 11:10   URL
아웅~~~~. 부러워요!!! 밥 안먹어도 배부르시겠어요!!!ㅎㅎㅎ
better english는 정말 괜찮아요!! 오랫만에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 나왔어요,,ㅎㅎㅎ
그런데 페이퍼로 쓰는거랑 리뷰로 쓰는거랑 뭐가 다르죠????
궁금한 1人.
기억의집님도 한씨님 즐찾하셨구나!!!^^
그런데 우리가 뭐가 달라졌을까요????ㅎㅎㅎㅎ뭐지???갸우뚱

그나저나 그분 서재에도 댓글좀 달아주세요!!
꾸준히 음악 올려주시는데 댓글다는 사람 거의 저 혼자라는~~~~.ㅠㅠ
 

[굴라쉬 브런치]를 읽다보면 이런 글이 있다.



수 많은 통속 드라마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백은 자신의 결백적인 자아를 주체하지 못하고

타인을 고문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진실이 발설된 순간부터 내면의 고통은 고백한 자의 것이 아니라

고백을 들은 자의 것이 되니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고백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쓸데없는 격량에 휘말리는가.

모든 드라마가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허약한 토대는 고백의 남발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인물들은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일생일대의 비밀을

카페에서, 호텔방에서, 마천루 옥상에서 아무렇게나 툭툭 터뜨린다.


- 윤미나, 굴라쉬 브런치, 북노마드, p.193



이 글을 읽고
어느 정도 정말 맞는 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고백을 한 적도 있고(이성이든 동성이든)
내가 받은 고백은 정확하게 몇 번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두 번의 고백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데
고백에 잘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이 좀 안타깝게 느껴진다.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작가의 말처럼 고백을 받는 순간 내면의 고통이 고백한 자가 아닌 고백을 들은 나의 것이 되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나는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크면서 행동도 큰 사람이어서 여성스러운 아이들이 좀 좋아해 주었는데
S라는 아이가 어느 날 나에게 초록색 편지지에 초록색 펜으로 쓴 편지를 주었다. 거기엔
나를 무척 좋아하고 초록색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라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쓸 때 사용하고, 등등 그런 내용이 있었다.
너무나 개인적이고 은밀하지만 좀 유치하기도 한 고백이었다.
문제는 그 편지를 받은 내가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또한, 평상시 행동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는 거.
그 이후로 나는 내 행동에 대해서 엄청나게 신경을 쓰면서 매사에 마음을 졸였던 것 같다.
잘 보이고 싶어서, 아마도, ㅎㅎㅎ
아무튼 나는 그 아이가 나에게 그런 고백을 한 것이 나중엔 기분이 나빠졌다.
그 아이의 행동 때문이었다.
그 아이는 어쩌면 그런 고백을 즐기는 아이였는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아이의 고백을 받으며 뭔가를 기대했었던 것 같다.
나에게 고백을 했으니 끝까지 그 고백을 간직해주길 바라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같은, ㅋㅋ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 그 아이와 비슷하게 조용한 아이에게 또 고백을 받았다.
그 아이는 편지를 주지 않고 술 먹으면서 말로 했는데
내가 겉보기와는 달리 소심해서 그런지 그 아이의 고백을 받은 이후로 사이가 서먹해졌다는, ㅠㅠ


그런데 사실은 나도 고백 증후군을 앓는 사람이란 거다.
그런 경험을 했으면서도 나 역시 좋아한다는 고백을 서슴없이 한다.
다른 사람이 고백을 듣고 불편할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
나는 나에게 고백을 했던 그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착각을 하면서,
누구 말대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같은.
그냥 그 말이 하고 싶었는데 말이 더 꼬인다. 쩝




 
 
프레이야 2012-02-27 23:47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14:25   URL
프레이야님의 고백??^^

프레이야 2012-02-28 19:01   URL
네^^ 말줄임표 ㅎㅎ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23:10   URL
말줄임표 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말들이 들어 있지요,,^^

굿바이 2012-02-28 09:24   댓글달기 | URL
인류의 평화를 위해, 저는 더는 고백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_______^ (이것도 고백입니다 ㅜㅜ)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14:26   URL
정녕 고귀하신 성품의 굿바이님은 인류의 평화를 먼저 생각하시는 군요,,^^
윗트있는 댓글 정말 짱이에요,,,저 이런 댓글 좋아해요.(이것도 고백이군요,,ㅎㅎ)

하늘바람 2012-02-28 11:04   댓글달기 | URL
저도 고백증후군이 있나봐요 고백하면 좀 나아지는 느낌이랄까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14:27   URL
그러니까요,,윤미나 작가의 말처람 고백하는 이기심인가봐요,,^^
태은이나 님이나 잘 지내시지요?^^

책읽는나무 2012-02-28 11:18   댓글달기 | URL
고백을 한 자 입장에선 그동안 끙끙 앓았던 속앓이를 풀 수 있어 시원하지만,
고백을 받은 입장에선 참~ 난감 그자체이지요.그러면서 서먹서먹,좌불안석..ㅋㅋ
타인을 고문하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라는 것을 고백을 받아보고 고통받은후
이제 고백 남발(?)행동 자제했더랬습니다.ㅎㅎ
저도 여러사람 고통을 안겨주었군요.
참 공감가는 글이며 순간 고통을 준 사람들 여럿 떠오르면서 갑자기 심란해지네요.ㅜ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14:29   URL
그러니까요, 고백 받는건 정말 난감하더군요,,
그러니 제가 난감하게 한 사람들에게 사과를 하고 싶은 마음이,,ㅜㅜ
그런데 저는 제가 편해지는 것도 그렇지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제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더라구요,,
너는 혼자가 아니야,,,내가 널 무지 좋아하니까,,뭐 이런,,,그러니까 로맨스,,ㅋㅋㅋ
책읽는 나무님의 여럿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moonnight 2012-02-28 14:15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무척 공감해요. 끄덕끄덕.
그리고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거나 하는 고백이 아니더라도, 입밖에 내지 말고 가슴에 묻어두는 것이 모두를 상처주지 않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묻어두고는 내가 못 참겠어서 뱉어버리는 고백도 참 이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더글라스 케네디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왔던 것 같은데 역시나 기억은 불확실 -_- (읽으나 마나예요. 흑흑. ㅠ_ㅠ)

그나저나, 나비님의 인기는 한두해 내공이 아니시군요!!! 저 학교 다닐때도 키크고 약간 보이쉬하게 멋진 여학생은 선망의 대상이었죠. ^^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14:35   URL
더글러스 케네디 책은 어때요???
책 많이 읽으시는 달밤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저는 어쩌라구, ㅠㅠ
우리 달밤님 정말 책 많이 읽으시는데 책 얘기는 잘 안 하셔, ㅠㅠ

저는 키 크고 약간 많이 사내아이 같았지만 덩치가 컸어요, ㅎㅎ
그 덩치 지금 그대로이니(지금도 나이가 이렇게 많은데도 큰 키라는 소리를 종종 들어요, ㅠㅠ)
그 당시 얼마나 컸겠어요, 훌쩍

moonnight 2012-02-29 10:20   URL
오, 더글러스 케네디. 빅 픽쳐랑 위험한 관계. 두 권은 다 좋았어요. +_+;
모멘트는 사놓고 아직 안 읽었고(늘 그렇듯-_-) 파리 5구의 여인.은 아직 안 샀는데 사게 될 거 같아요. 호호 ^^
책 이야긴 말주변이 없기도 하고 사실 많이 읽지도 않아서 잘 못 하겠어요. 나비님이나 다락방님 같은, 글 잘 쓰시는 분들 얘기를 듣는 게 훨씬 더 재미있어요. 가끔은 제가 읽은 책들인데도 나비님 글 읽으면 아주 새로운 느낌을 받거든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그나저나, 나비님의 큰 키! 너무나 부럽습니다. 저는 땅바닥과 친해요. (수줍은 목소리;;)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9 14:27   URL
저는 빅 픽쳐만 읽었어요!! 좋더군요,,다른책도 달밤님 댓글을 읽으니까
마구 읽어보고 싶어지네요,,빅 픽쳐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ㅎㅎㅎ
저를 다락방님과 같은 수준에 올려놓고 봐 주시다니 영광이에요!!^^;;
저야말로 늘 잘부탁드려요,,,달밤님처럼 순수하고 선한 사람은 드물거든요,,전 정말 복이 많아요!!^_____^

신지 2012-02-29 16:12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대책없는 사랑 고백은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겠군요.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권력자(김영철)는 하수인에게(이병헌) "내가 널 좋아하는 거 알지?" 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는 아마 용인술의 일종이겠지요 사람을 조종하는
어디까지나 보답을 바라고 하는 말...

그런게 아니라면,
저는 오히려 뭐든 '표현'은 좋은거라고 봐요 '말하지 못하는 것'들이 더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봐서요
특히 온라인은 표현을 안 하면 하느님도 알 수가 없는 동네여서..

'팬심'을 고백하는 거 정도야.. 빠가 아니라면 말이죠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는 '팬심'도 있으니까요
전 나비님의 고백은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항상 우호적인 시선으로, 많이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

(수정 : 나비님의 고백증후군은 ㅡ> 나비님의 고백은)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8 23:44   URL
팬심에 대해 들킨 것 같아요~~~.^^;
신지님 어떻게 아셨지???와!~~~~정말 자리를 깔아드려야 할까봐요~~~.후후

<달콤한 인생>에서 말씀하신 그 장면이 생각이 나네요,,좀 야비하지요,,그런 상황,,
그런데 저도 그런 사람이었더랬어요,,ㅠㅠ

온라인은 정말 표현을 안 하면 하느님도 알수 없는 동네라는 말 공감가네요,,
그래서 제가 더 많이 표현하려고 하는 걸까요???ㅎㅎㅎ
예리하신 신지님께서 절 좋게 봐주셔서 몸둘봐를 모르겠어요~.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moonnight 2012-02-29 10:14   URL
우와. 역시 신지님의 따스한 예리함 ^^
감동하여, 참지 못하고 댓글을 쓰고 말았어요. ;;;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2-29 14:16   URL
사랑스러운 달밤님~~~.쪽~~(저도 참지 못하고 해든이에게 날리듯 뽀뽀를 보내고 말았어요,,,ㅎㅎㅎㅎㅎ)

신지 2012-02-29 20:23   URL

에구;; 저는 댓글을 하다가 부연설명을 자꾸 해서 죄송하고 그런데요
"예리하게 넘겨짚기(= 다른 사람에 대해서 함부로 아는척 하기)"는 평소 제가 비판하는 것이어서요
전에는 복채라고 하셔서 한 번 장난으로 점쟁이 흉내를 내본 것이지
나비님에 대해서 잘 안다는 뜻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만약에 제 말중에 맞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나비님이나 달밤님이나 저나 그 부분에서 서로 상식이 통한 것뿐이지요.
저는 그게 좋네요^^ 두분과 상식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는 게

보통 내가 상식이라고 생각해도,그게 언제나 다른 사람의 상식과 같지는 않아서
자기가 자기식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면 맞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15   URL
댓글 잘 읽었고요,,그럼에도 달밤님이 보신
신지님의 따스한 예리함 분명 갖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지님은 요즘 어떤 책을 읽고 계실까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바쁘시더라도 시간 되시면 읽고 계시는 책 얘기도 해주세요.^^

가연 2012-02-29 23:39   댓글달기 | URL
사실 폰으로 이 글을 봤는데 댓글을 폰으로 남기는 게 어색해서 지금 이렇게 남깁니다. 정말.. 고백이라는 것은 들은 사람을 괴롭게 하는.. 그런 것인거 같네요. 마치 자신의 마음의 짐을 크게 한 숟가락 떠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떠넘겨 주는 느낌...ㅠㅠㅠ 나비님 덕분에 저 책이 궁금해지네요. 서점에 가서 한 번 살펴보아야겠네요.

인디언소년과나비 2012-03-01 22:17   URL
가연님 요즘 많이 바쁘신가봐요?
직장이 생기셨나요???
잘 된거죠???알라딘에서 자주 못 뵈니 좀 섭섭하지만,,^^
저도 폰으로는 댓글을 달게 안 되더라구요,,이미 읽으신 글인데도 댓글 달아주셔서 정말 감동이에요~~.^^

같은하늘 2012-03-06 02:33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보니 학창시절 여러 남자들을 마음 상하게 한 일들이 기억나네요.ㅋㅋ
눈치 없는 저는 그저 친구이기를 바랬었는데...
그 후로도 저는 쭉 친구였는데, 그들은 저를 외면하더군요.
이 밤에 뭔 소린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