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상률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1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갈색 아침>의 추천글입니다.

 

독일의 독재 정권인 나치 치하에 살았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시가 떠오르는군요.

 

나치가 유대인을 잡아갈 때/ 나는 유대인이 아니어서 모른 체했고

나치가 가톨릭을 박해할 때/ 나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서 모른 체했고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가둘 때/ 나는 당원이 아니어서 모른 체했고

나치가 노동조합원을 잡아갈 때/ 나는 조합원이 아니어서 모른 체했지

그들이 막상 내 집 문앞에 들이닥쳤을 때/ 나를 위해 말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남이 박해를 당할 때 모르는 체하고 침묵하면 결국은 나도 박해를 당하게 된다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사람이 이미 아무도 없겠지요. 그러니까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독재자가 못살게 굴면 침묵하지 않고 저항합니다. 독재자에게 그런 사람들은 눈엣가시 같은 아주 성가신 존재입니다. 그래서 독재자는 자신의 손발처럼 부릴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나치의 학살 주범이었던 칼 아돌프 아이히만도 그런 사람이었지요. 아이히만은 아주 평범하고 성실하기 짝이 없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무지막지한 학살의 주범이 되었을까요?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조직의 명령에만 따랐습니다. 그가 한 번이라도 스스로 판단하고 "이건 아니야."라고 말했다면 나치의 손발이 되지는 않았겠지요.

 

<갈색 아침>에 등장하는 일화는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일상이 깨지는 것은 곧 평화가 깨지는 일이라는 의미를 새기게 합니다. 나라끼리 벌이는 전쟁만이 평화를 깨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독재 정부도 세상의 평화를 깨뜨립니다. 지키기 어려운, 아니 지킬 필요가 없는 악법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그것을 따르도록 강요합니다.

 

독재 정부는 일상을 못 누리게 합니다. 평화를 깨뜨리는 것이지요. 그럼 일상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재자는 자기가 다스리기 편하도록 모든 사람이 똑같아지기를 원합니다. 개성 있게 살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갈색 아침>을 읽고 나면 누구든 독재 정부가 왜 나쁜지 알게 될 것입니다. - 박상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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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gg 2014-08-26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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