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주니어 영유아 팀장 서영옥 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6월의 좋은 어린이 책, <엄마가 만들었어>의 추천글입니다.

 

<엄마가 만들었어>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돌아가신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속으로 달래면서도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며 야무지게 말하는 초등 1학년생 아들과, 종일 재봉틀 작업을 하여 생계를 꾸려 가면서도 아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밤을 새서라도 뚝딱 만들어내는 엄마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었던 엄마에게 참관 수업에 올 아빠를 만들어 달라고 조르는 ‘철부지 아들’ 때문만도 아니고,  혹 자기 아들만 아빠가 안 올까 봐 친히 아빠의 옷차림으로 참석한 엄마의 깊은 사랑 때문만도 아니다. “청바지 같은데 청바지가 아닌” 것 같은 옷을 늘 만들어 주는 엄마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서도 엄마가 만들어 준 것이라면 학교에 입고 가는 아들의 순진한 믿음, 엄마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속에서 그나마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랑 표현은 엄마의 재봉 솜씨임을 받아들이는 아들의 ‘철든 마음’ 때문이다. 아니, 아빠를 만들어 달라는 아이의 말에 그런 터무니없는 말이 어디 있냐고, 널 키우기 위해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아냐며 아들을 혼내고 몰아붙이지 않는 엄마의 순전한 사랑 때문이다. 그리고 기꺼이 다른 아빠들 사이에서 양복 차림으로 서 있는 엄마의 강한 용기 때문에 가슴이 먹먹하다. <엄마가 만들었어>는 돈이 있으면 뭐든지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의 시대에 ‘사랑을 생산하는 가정’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 준다.

 

하세가와 요시후미는 자전적 이야기에 작가의 섬세한 손길을 덧붙여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인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청바지, 체육복, 가방 등의 일화들을 “~같은데 ~가 아니네”란 동어반복으로 리드미컬한 느낌을 주는 글은 난감한 상황을 코믹하게 만드는 작가의 재치가 느껴진다. 이 재치는 이야기의 끝으로 갈수록 독자의 마음을 무섭게 감동시키는 강한 펀치가 된다. 이야기의 코믹함은 그림 속에 더 잘 드러나 있다. 아들이 만들어 달라는 것들을 그대로 만들어 내기는커녕 덜 세련된 어설픈, 그야말로 일반적이지 않은 물건으로 만들어 내는 엄마의 물건들에 말이다. 작가는 이 일관성을 끝까지 보여준다. 다른 아빠들 사이에 서 있는 엄마의 체크 양복 그림으로. 유행은커녕 보편적이지 않은, 중년의 남자가 입기엔 조금 이상한 디자인의 양복 말이다. 엄마가 아빠 참관 수업에 양복 차림으로 서 있다는 설정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데, 작가는 요시오 엄마의 성격과 마음을 끝까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 코믹한 옷차림은 책을 보는 우리를 그야말로 웃다가 울게 만든다.

 

부모의 사랑은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그것은 기성품과 같은 물건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요시오에게 세상에서 유일한 엄마만의 물건으로 만들어 주는 요시오 엄마의 사랑이 말해 준다. 내가 만들어 주는 것을 세상의 다른 것과 똑같게 생각하지 말라는 무언의 메시지 아니었을까. <엄마가 만들었어>는 엄마의 깊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단순한 작품이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 가족의 모습, 부모와 자식 간에 있어야 하는 믿음과 신뢰, 그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편모 가정이든 빈곤한 가정이든, 아이들을 진짜 건강하고 강하게 크게 하는 가정이 어떤 건지를 일깨워 주는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하세가와 요시후미가 그려내는 요시오 가정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즐기고 싶다면, <엄마가 만들었어>와 함께 <아빠, 잘 있어요?>(사계절, 2011)도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 서영옥(시공주니어 영유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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