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철 작가님께서 알라딘으로 보내주신 2월의 좋은 어린이 책, <고추의 한살이로 들여다본 고추밭 생태계, 고추>의 추천글입니다.

 

이 책은 쌀, 콩과 더불어 우리의 주요 먹을거리인 '고추'의 한살이를 서정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에 등장하는 농사법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갈지 않은 밭에 고추씨를 직접 뿌립니다. 그 이유는 땅에 씨를 직접 뿌려야 스스로 뿌리를 깊이 내려 튼튼하게 자라고, 농약과 화학비료를 치지 않아야 지렁이, 칠성무당벌레, 사마귀 등 온갖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고추의 성장 과정뿐만 아니라, 밭에 사는 다양한 생명체들과 고추가 서로 돕고, 싸워가며 만들어내는 고추밭 생태계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씨앗에서 씨앗으로! 생명의 순환을 이야기하는 책
이 책은 주인공 고추씨 '꼬돌이'의 시선으로 고추의 성장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늦은 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린 꼬돌이는 산초에 의해 밭에 심어집니다. 누렇고 작은 코딱지 같던 꼬돌이의 꽁지에서 뿌리가 나는 것을 시작으로 꼬돌이와 고추씨 친구들은 고추 나무로 무럭무럭 자라며 차츰차츰 자신들이 누구인지 깨닫습니다.

 

끈질긴 천적들의 공격과 매서운 태풍을 이겨내고 어엿한 어른 나무로 자란 고추씨들은 여름내 열매를 맺습니다. 그리고 늦가을이 되어 서리가 내리면 자신들의 한살이를 마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은 아닙니다. 꼬돌이의 열매 중 일부는 이듬해 다시 밭에 뿌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고추의 한살이가 끝난 밭은 시금치와 양파들의 차지가 됩니다.

 

이 책은 사실 '생명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추씨에서 시작해 한살이를 마친 고추들은 다시 씨앗으로 이듬해 밭에 돌아오고, 땅 또한 고추밭에서 양파밭으로 다시 고추밭으로 돌고 돕니다. 그리고 고추밭에 기대어 사는 수많은 생명체들도 살고 지고 새 생명이 태어나며 삶을 이어갑니다.

 

이 책은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생명의 순환'을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잘 나타내어 어린이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주제에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고추 외에도, 시골에서 자라는 산초와 고양이가 친구로 등장해 좀 더 흥미진진하게 고추밭 생태계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생태 정보 그림책에는 <쌀>과 <콩>도 있어, 우리의 3대 먹을거리인 쌀, 콩, 고추의 성장 과정과 논밭 생태계를 아울러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위기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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