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공존 - 숭배에서 학살까지, 역사를 움직인 여덟 동물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김정은 옮김 / 반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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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함께 공존해온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인간과 함께 살면서 전쟁과 사냥의 도구로, 일(농사)의 도구로, 이동의 도구로 살다가 마지막에는 먹이를 제공하는 동물들이 우리와 공존하고 있었다. 평소에 개와 같은 애완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크게 끌리는 책은 아니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애완동물을 수준을 넘어 이들 동물 없이는 생존하기 힘들 정도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공존하며 의존해 왔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동물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개를 비롯하여 염소, 양, 돼지, 소, 당나귀, 말, 낙타 등 여덟가지다. 머리말을 차근차근 읽다보면 각 동물들이 인간에게 어떤 편의를 주었으며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를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자급자족 농민에게 일하는 동물은 사회적 도구인 동시에 오해할 일 없는 친구이자 동료였다. 동물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고 산 자와 존경받는 조상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리였으며, 사람들 사이의 상호 연결과 끈끈한 유대를 상징했다.  - p.10


그러나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가축 사육장과 실험실까지 확장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오늘날에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동물의 권리를 더 넓은 시각에서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p.15


각 동물들이 인간과 함께 해온 특별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아프리카와 서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이동수단의 연결을 담당했던 당나귀는 세계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길들여진 말들이 마차나 전차로 활용되면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동원된 사례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몽골제국은 말에 크게 의존하여 대제국을 이루었다.


현재 대부분의 동물은 노예처럼 착취당하고, 먹힌다. 그리고 한때 동등한 동반자의 위치에서 지구 역사를 변화시켰던 여덟 종류의 동물은 그들의 요구가 아닌 우리의 요구대로 다뤄지고 있다.  - p.374


후반부로 갈수록 동물들을 길들이고 가축화하는 내용과 함께 과학실험 및 노동에 과도하게 사용된 사례를 보다보면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공존'이라기 보다 '지배와 피지배'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책에 소개된 여덟 가지 동물 이외에도 후반부에는 닭, 토끼, 고양이 등의 사례들도 간략히 소개하면서 지배와 피지배와 관계를 넘어 동물학대의 수준까지 활용된 사실을 소개한다. 인간의 주어진 환경 속에서 동물과 공존하는 능력이 필요해 보이는 순간이다.


요즘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언급되면서 '애완동물'의 수준을 넘어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등 평생 함께 할 동반자로 여기는'반려동물'의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 난 솔직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은 없다. 오히려 반대로 동물은 동물과 같이 커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동물학대나 과학실험에의 과도한 활용은 반대한다. 공장식 사육시스템에 대해서도 그리 찬성하기 힘들다. 그것이 비단 인간의 행복과 생존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인간에게 그런 권리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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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인성을 꽃피우는 두뇌 코칭
다니엘 J. 시겔.티나 페인 브라이슨 지음, 김선희.김창기 옮김 / 행복포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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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을 공교육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는 인성이 사라지고 있다. 어렸을 때는 개인적으로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무척 싫어했지만 지금은 차라리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차라리 좋았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개인주의의 전형적인 모습들이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인성교육을 이렇게 강조하게 된 배경에는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개인 중심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남이야 어찌 생각하든 암묵적 사회규범 내에서 나의 일을 올바르게 처리하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포스터모더니즘의 시대인 요즘은 과거의 절대적 기준라는 것이 이미 사라지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적 정의로 표현되고 있다.



인성이라는 제목에 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실 기대만큼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질적인 기법들을 소개하고 있지는 못하다. 다만 우리가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흔히 실수할 수 있는 것들을 개선하고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들을 제공하는 선에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서문의 핵심용어 정리 코너에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몇가지 용어들에 대해 설명하고 본문으로 들어가지만 마음에 확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시간에 자녀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들이 제공되었다. 인성교육을 다루면서 이 책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책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바로 '두뇌'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여러 차례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던 뇌과학과 자녀교육을 연결시켰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고 거기에 코칭과 인성교육의 내용을 담았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사례들처럼 좀더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무조건 한계와 규정을 정해 버리고 훈육하는 방식이 아닌 공감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좋은 분위기의 가정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자녀교육에 관심있는 부모들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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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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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두 아이와 살고 있는 민속학 연구원인 울리카가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조가비 해변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해변에서 아이가 해골을 발견하게 되고 경찰 조사 결과 1972년에 실종된 크리스티나 린뎅의 유골이라고 밝혀진다. 웬지 으시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릴을 느끼면서도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아련한 추억속의 이야기로 빠져들게 된다.


이야기는 울리카와 크리스티나의 이야기가 오가며 진행된다. 둘 사이의 연결고리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다소 속도감이 떨어지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그녀의 친구 안네와의 추억과 함께 그 주변을 멤돌던 크리스티나의 이야기는 웬지 모를 미스터리를 느끼게 한다.



성장소설로 분류해도 될 정도로 크리스티나와 울리카의 이야기를 오가며 사랑하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룬다. 그들이 거닐던 북유럽의 해변을 상상하게 된다. 뭔가 큰 반전이나 예상치 못했던 사건보다는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져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마리 헤르만손은 스웨덴 작가라고 하는데 사실 처음 듣는 작가였지만 이 책을 출간한 '밝은세상' 출판사의 안목을 믿어 선택하게 되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큰 울림과 감동으로 책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해변의 추억은 아니더라도 과거의 추억을 더듬어 보며, 저물어가는 겨울의 마지막 미스터리를 체험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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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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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목은 ≪The Heat of Betrayal≫이다. 영어실력이 일천한 나는 비트레이얼이라는 제목이 뜻하는 의미를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야 궁금하게 생각되어 찾아보았다. '배신', '배반'이라는 의미의 단어였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소설로는 두번째이다. ≪빅 픽처≫, ≪템테이션≫ 등 유명한 작품이 많았지만 처음 읽은 그의 소설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었고, 그 이후 에세이집인 빅 퀘스천≫을 읽었다. 들이켜보니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을 관통하는 주제도 역시 배신이 아니었나 생각되었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서와 같이 이 책의 주인공은 상처받은 여인이다. 그리고 역시나 그 상처를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 물론 누군가의 도움은 있었지만 희망을 품고 자신의 삶을 역동적으로 헤쳐나가는 강한 여인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모든 선택이 완벽하게 선을 추구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살아남았다.



기자 생활을 하다가 회계사로 직업을 바꾼 로빈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자신의 사무실로 찾아온 화가이자 대학 교수였던 폴을 만나 결혼한다. 자유분방하게 살았던 남편에게 실망하기도 했지만 모로코로 여행하자는 그의 권유를 받아들여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모로코의 한 호텔에 묵으면서 카페와 호텔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던 폴은 갑자기 사라진다.


로빈은 폴의 아이를 갖고 싶어했지만 폴이 정관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로빈이 뒤늦게 알게 되었고, 폴은 자해 소동 끝에 모습을 감춘다. 경찰은 로빈은 유력 살인범으로 오해하게 되고 로빈은 폴의 행방을 찾아 떠난다. 여러 소동들이 겪는 과정에서 독자의 관심은 과연 로빈은 폴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된다. 그리고 주인공인 로빈의 마음과 같이 폴을 다시 만나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의 덫을 내던지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갔으면 하는 기대도 해보게 된다. 하지만 결말은 끝내 폴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는다.


폴의 행방이 궁금했지만 작가는 올바른 결말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만약 폴의 행방을 알려주었다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로빈이 아닌 폴이 될 뻔 했기 때문이다. 폴을 향한 로빈의 마음은 시시각각 바뀐다. 폴의 로빈에게 했던 '배신'이라는 하나의 행위를 로빈은 다방면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느낀다. 폴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도 단지 폴의 생사만 확인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배신을 밥먹듯이 한 폴을 찾으러 다니는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폴과 다시 재회하여 제2의 결혼생활을 꿈꾸는 마음까지 극과 극을 오간다. 하지만 죽음의 근처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그녀는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세상 끝으로 달아다녀로 해도 세상은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사하라사막 같은 엄숙하고 장엄한 대자연을 마주하고도 우리 안의 악마는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 p.281


이처럼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쉽게 의심을 품고 또 선과 악을 오가는 배신의 삶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만든다. 그 선택을 하는 과정에 어떤 이들은 폭력과 강간 등으로 잘못된 선택을 부추기지만 또 어떤 이들은 성격 속의 사마리아인처럼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는 은혜를 베푼다.


실종 이후 유명 화가가 되려고 하는 폴의 부인으로서 로빈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모로코에서의 신체적, 정신적 상처는 거의 회복되었고, 그녀의 배속에는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가 자라나고 있다. 그녀 앞에 폴이 나타날지, 또다른 폴이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녀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로빈과 로빈을 둘러싼 환경은 폴의 '배신'이 낳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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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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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준 하면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나온 사진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상투를 튼 채 눈을 부릅뜨고 정면을 보고 있는 사진인데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 표정의 강렬함때문일 것 같다. 하긴 혁명이라고 이름붙여진 운동을 이끌었던 분이 그정도의 표정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동학의 접주이자 동학농민군의 대장으로서 동학농민운동을 이끌었던 전봉준이 농민운동을 준비하고 이끌었던 과정을 풀어 쓴 소설이다. 사실 전봉준에 대해 개인적 관심이 없는 사람은 뭐 얼마나 재미가 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는데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시 구한말 나라가 무너져가는 모습과 지금 오늘날의 정치적 이슈가 교차되면서 '나라없는 나라'라는 제목을 곱씹어보게 되었다.



소설의 시작은 대원군과 전봉준이 대화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전봉준은 농민운동의 지원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대원군을 찾아간 장면인데 둘의 대화에서 전봉준은 시작부터 엄청난 주장을 한다. 상이 반이 되고 반이 상이 되는 것이 소원이냐는 대원군의 질문에 모두가 주인인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한다.


반도 없고 상도 없이 두루 공평한 세상은 모두가 주인인 까닭에 망하지 않을 것이며, 모두에게 소중하여 누구도 손대지 못하게 할 것인지 이것이 강병한 나라 아니옵니까?  - p.11


때는 갑신정변도 실패하고 대원군도 실각하여 민씨일가가 정권을 잡고 있었던 시절이다. 청과 일본이 지속적으로 조선을 간섭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세력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전봉준은 청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순수한 우리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하였다. 그 와중에 청과 일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도 부국강병의 과정을 모두 외국의 힘을 의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서인지 지역별로 많은 농민들이 전봉준을 도와 농민운동을 일으키고 일을 도모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다만 결국 마지막 장면이야 역사에서 알려진 대로 끝나게 되는 결말이 예측되기에 결말에 대한 궁금증은 없었다. 그래도 읽다보면 역사적 사실을 뒤집고 과연 전봉준이 이 운동을 성사시켰다면 어찌되었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중간중간에 이철래와 호정, 을개와 갑례의 가슴아픈 러브라인이 이어지기도 한다. 가족들도 다 버리고 애국의 길로 나선 농민운동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비록 실패한 운동이라 하더라도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혼불문학상의 수상작이다. 수상장 답게 스토리의 잔재미만 추구하지 않고 문장 하나하나에 엄청난 노력의 결과가 느껴진다. 상당히 예스러운 문체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읽혀진다. 처음 듣는 단어들도 많아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읽었지만 가독성에 문제는 없었다. 일전에 사두고 아직 읽지 못했던 <홍도>도 혼불문학상 수상작이었다니 읽어봐야겠다. 아울러 수상작이 이정도의 수준이라면 향후 혼불문학상의 수상작들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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